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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과학] 전자현미경 ‘에너지 분석기’ 국산화…기술 자립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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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연, 국내 장비산업 생태계 지원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그동안 기술 자립도가 낮았던 국내 전자현미경 성능이 ‘레벨업’됐다. 국내 연구팀이 전자현미경에서 가장 중요한 ‘에너지 분석기’를 국산화하는데 성공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원장 박현민)이 전자현미경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장비인 고성능 에너지 분석기를 개발했다. 국내 장비회사 대상 시험서비스를 제공해 첨단 현미경 산업 생태계 육성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자현미경의 성능은 전자빔을 만들어내는 전자원의 특성에 달려 있다. 전자원에서 생성되는 전자빔으로 렌즈에 초점을 맞춰 대상을 관찰하기 때문이다. 아주 작은 대상에도 정밀하게 초점을 맞추려면 전자빔을 구성하는 전자 입자들의 에너지 분포가 균일해야 한다.

분석기로 입사된 전자빔은 렌즈(Lens) 전압에 의해 지연(Retarding) 전극 앞에 초점이 형성된다. 이때 지연전위 보다 낮은 에너지의 입사된 전자빔(Incident electron)은 지연 전극에서 충돌이 일어나지 않고 들어온 방향의 반대 방향으로 되돌아 나간다(Repelled electron). 입사된 전자빔의 에너지가 지연전위 보다 높은 경우 수집기(Collector) 전극에 도달한다. 지연전위에 따른 수집기의 전류값 측정으로 에너지 폭을 측정할 수 있다. [사진=표준연]
분석기로 입사된 전자빔은 렌즈(Lens) 전압에 의해 지연(Retarding) 전극 앞에 초점이 형성된다. 이때 지연전위 보다 낮은 에너지의 입사된 전자빔(Incident electron)은 지연 전극에서 충돌이 일어나지 않고 들어온 방향의 반대 방향으로 되돌아 나간다(Repelled electron). 입사된 전자빔의 에너지가 지연전위 보다 높은 경우 수집기(Collector) 전극에 도달한다. 지연전위에 따른 수집기의 전류값 측정으로 에너지 폭을 측정할 수 있다. [사진=표준연]

고성능의 전자현미경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전자빔의 에너지 분포가 얼마나 균일한지 보여주는 에너지 폭을 정확히 측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동안 국내 많은 기업들이 전자현미경 개발에 성공했는데 에너지 폭 측정에 사용할 정밀 에너지 분석기가 없어 실측값 대신 문헌상의 수치를 참고했다. 이 방식으로는 개별 현미경 간의 미세한 성능 차이를 확인하기 어려워 제품의 성능 검증에 한계가 있다.

현재 국산화된 텅스텐 필라멘트 범용 전자현미경을 넘어, 고성능‧고부가 전자현미경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폭 측정 기술이 반드시 필요하다.

KRISS 연구팀은 2019년 자체 시뮬레이션을 기반으로 설계기술을 확보해 2022년 렌즈방식 지연전위 에너지 분석기의 실물 개발에 성공했다. 제작비용이 수백만 원 정도로 저렴하면서도 13.8 meV(밀리전자볼트) 수준의 미세한 에너지 차이를 구분할 수 있는 측정 분해능을 갖췄다.

고가의 주사전자현미경 등 최첨단 연구 장비의 성능평가에 활용할 수 있는 수준이다. 크기가 60mm로 작아, 독립적 분석기로 사용할 뿐만 아니라 현미경 안에 부착해 전자원 성능평가가 가능한 일체형 현미경을 개발하는 데도 사용할 수 있다.

지금까지 개발된 에너지 분석기는 크게 두 가지다. 반구형 에너지 분석기는 측정 분해능이 우수한데 가격이 수억 원에 달하고 크기도 약 700mm로 간편하게 활용하기 어렵다. 그리드 전극 방식 지연전위 에너지 분석기는 크기가 작고 가격도 저렴하지만 분해능이 300meV 이상으로 측정성능이 낮아 성능평가에 부적합하다.

KRISS는 이번 성과로 기존에 운영하던 전자원의 각전류밀도 측정 시험에 더해, 전자원의 에너지 폭 측정 플랫폼을 구축해 8월부터 국내 기업체를 대상으로 시험서비스를 시작했다. 올해 안에 자기장, 소음, 진동 등의 영향에 따른 전자현미경의 영상 분해능 성능평가 플랫폼도 추가로 구축해 종합적인 시험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박인용 KRISS 연구장비성능평가팀장은 “고성능 전자현미경은 소재, 부품, 바이오 등 다방면에서 필수적인 장비임에도 기술 자립도가 낮았던 게 현실”이라며 “이번 성과를 계기로 전자현미경의 부품부터 전체 시스템까지 아우르는 종합성능평가 플랫폼을 마련해 국내 기업의 고성능 현미경 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성과(논문명: High-Performance Compact Pre-Lens Retarding Field Energy Analyzer for Energy Distribution Measurements of an Electron Gun)는 마이크로스코피 앤 마이크로애널리시스(Microscopy and Microanalysis)에 9월 5일 온라인으로 실렸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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