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의 물류분야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가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와 3년간 2조2천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완성차 해상운송(PCC) 계약을 체결했다.
최근 하향세를 보이는 컨테이너 해운 운임과 달리 PCC 운임이 급등세를 보이는 가운데 체결된 중장기 대형 계약이어서 현대글로비스의 차별화된 물류 경쟁력이 부각되고 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는 최근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와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간 총 2조1천881억원 규모의 PCC 계약을 체결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유럽, 미주, 아시아 등 글로벌 수요처 각지에 해당 업체의 완성차를 운송할 계획이다. 정확한 업체명과 자세한 계약 내용은 상호 협의를 통해 비공개하기로 했다.
이번 계약은 글로벌 PCC 시장에서 선사가 자동차 제조사와 경쟁 입찰로 맺은 단일 계약 중 최대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현대글로비스가 해운사업에 본격 진출한 2010년 이후 비계열 계약 중에서도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연간 달러 기준으로 작년 말 체결한 글로벌 전기차(EV) 업체와의 계약보다 25% 높고, 현대차·기아 물량을 합친 PCC 계열 매출과 맞먹는 수준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 2020년 폭스바겐그룹과 5년 장기 운송 계약을 체결하고 유럽에서 중국으로 가는 물량 전체를 단독 운송하는 등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를 고객사로 확보하며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특히 PCC 사업에서 비계열 매출 비중을 확대하며 시장 경쟁력을 높이는 중이다. 사업 초기였던 2010년 12% 수준이었던 비계열 비중은 2016년 40%, 2018년 44%로 늘렸고, 2019년에는 52%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계열 매출을 넘어섰다. 이어 2020년 55%, 작년 61%로 매년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글로비스의 PCC 사업 경쟁력은 최근 컨테이너선 해상운임이 최근 하향세를 이어가며 국내 해운업체들의 실적 피크아웃(정점 통과 후 하락)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어서 더욱 부각되고 있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컨테이너 운송 15개 항로의 운임을 종합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16일 기준 전주 대비 249.47포인트(p) 내린 2312.65로 집계됐다. 이는 14주 연속 하락한 올해 최저치로, SCFI가 2300선까지 밀린 것은 지난 2020년 12월 11일 이후 처음이다.
해운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치솟던 해상 운임이 정상화되는 과정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해운업 최성수기인 3분기를 맞아서도 해상 운임이 하락세를 멈추지 않고 있어 경기침체의 징후가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컨테이너선 해상운임 하향세와 달리 PCC 운임은 올해 들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PCC 선박 수급 부족 현상으로 용선료가 지난 1월 하루 3만 달러 중후반대에서 8월 8만 달러 수준으로 2배 이상 급등했다.
업계에서는 PCC 운임 강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비계열 물량이 늘어나면서 현대글로비스의 수익성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PCC 계약과 3분기 호실적이 예상되는 점을 보면 현대글로비스는 일반적인 컨테이너·벌크 선사들과 차별화돼 있다"며 "PCC 운임은 여전히 오르고 있고, 현대글로비스의 점유율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것은 그만큼 완성차 물류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독보적인 자동차 해상운송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더 나아가 글로벌 화주들에게 안정적인 공급망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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