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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시장 침체기 길어지자 다시 고개드는 '깜깜이 분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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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꼼하게 계약조건이나 시장 분위기 살펴 신중하게 결정해야"

[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부동산 시장 침체 분위기가 짙어지면서 분양시장에서도 '깜깜이 분양'이 성행하고 있다. 특히, 미분양 물량이 쌓이고 있는 지방과 집값 하락 기조가 본격화한 서울·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깜깜이 분양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1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깜깜이 분양은 적극적으로 홍보를 하지 않고 있다가 청약 기간을 넘긴 미분양 물건을 선착순으로 분양하는 것을 의미한다. 아파트 미분양이 속출하면서 생긴 일종의 변형된 마케팅 기법이다.

올해는 오피스텔 시장까지 조정 분위기에 들어서자, 공급을 앞둔 일부 대형 건설사 브랜드 오피스텔도 기존 일반 분양에서 깜깜이 분양으로 선회하고 있다. 이달 경기권에 견본주택을 열고 본격 분양에 돌입할 예정인 한 대형사의 브랜드 오피스텔은 모델하우스 오픈 이틀을 앞두고 깜깜이 분양을 결정했다.

부동산 시장 침체기가 길어지면서, 깜깜이 분양 성행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지난해 아파트 대체재로 주목 받은 오피스텔 열기가 올해 잇단 금리 인상 여파로 식어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7월 전국 오피스텔 가격은 전월보다 0.03% 하락했는데, 전국 오피스텔 가격이 내림세로 돌아선 것은 지난 2020년 11월 이후 20개월 만이다.

오피스텔 시장 분위기가 어두워지면서 오히려 과도한 홍보와 견본주택 노출이 예비 청약자들의 반감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깜깜이 분양을 통해 관심이 큰 특정 수요층을 집중적으로 흡수해 계약 확률을 높이고, 단기간 완판을 위한 활로를 모색한다.

공급 과잉과 수요 위축, 경기 침체 장기화로 인한 분양시장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깜깜이 분양을 선택하는 것 이외에도 강남권을 비롯해 일부 지역에 공급되는 '하이엔드(초호화) 주택'의 경우 일부러 깜깜이 분양에 나선다.

최근 강남권에서 공급된 하이엔드 오피스텔은 견본주택 개관 전 청약 일정을 사전에 소화하고, 미리 신청을 통해 모객된 VIP 고객들을 대상으로 모델하우스 투어를 실시했다. 대대적인 홍보에 나서는 일반 분양과 달리 외부 노출을 최소화, 홍보 역시 진행하지 않으면서 수요가 뚜렷한 예비 청약자들을 대상으로 선착순 분양을 진행한다.

분양가 수십에서 수백억원을 웃돌면서 연예인, 기업가 등 유명인들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진 초호화 주택 역시 대부분 깜깜이 분양 방식을 선택, 청약 일정이나 분양 소식이 알려지기도 전에 특정 수요층이 유입돼 빠르게 물량이 소진된다.

주택상품을 공급하는 시행사, 시공사 입장에서도 홍보비를 절감할 수 있으며, 선착순 계약으로 과정이 오히려 단순명료하고, 깔끔하다는 장점도 있다. 또한, 선착순 계약자는 원하는 동과 호수를 지정할 수 있고, 옵션 등 추가 혜택을 받을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하이엔드 주거상품을 제외하고 깜깜이 분양이 이뤄지는 곳은 지방 소도시나, 미분양 우려가 크고 거래가 활성화되지 못한 곳이 대부분"이라며 "단시간에 최대한 조용히 미분양을 만들고, 이후 완화된 조건으로 계약 대상의 폭이 넓어진 상황에서 선착순 분양을 진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충분히 고려해 깜깜이 분양의 경우 수요자들이 꼼꼼하게 계약조건이나 시장 분위기를 살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서온 기자(summ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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