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지구 평균 온도가 상승하면서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 곳은 바다이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그동안 6차례 평가보고서 등을 통해 바다의 변화는 앞으로 1천년 동안 더 악화할 것이란 전망까지 내놓았다.
바다 온도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는 또 다른 악영향을 끼친다. 태평양, 대서양, 인도양 등에서 발생하는 열대성 저기압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바다 온도가 상승하면 수증기가 많아지고 이 때문에 대양에서 발생하는 열대성 저기압은 이동하면서 강력한 태풍, 허리케인, 사이클론으로 나타난다. 강한 바람은 물론 폭우를 쏟아 붓는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매년 6월부터 11월까지 ‘허리케인 시즌’에 대비해 정기적으로 허리케인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에 대비하고 있다. 가장 주목하는 부분은 허리케인 강도와 이동 경로 분석에 있다. 종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1992년 8월 24일 초강력 허리케인 ‘앤드루’가 미국 플로리다 등을 휩쓴 뒤 NOAA 측은 허리케인 강도와 이동 경로 분석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부었다.
대서양에서 20개가 넘는 열대성 저기압이 만들어지고 높은 바다온도 등으로 미 대륙은 강력한 허리케인 3~4개로 매년 큰 피해를 입고 있다.
우리나라는 앞으로 더 강력한 태풍의 영향권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바다가 다른 지역보다 더 가파르게 온도가 상승하고 있어서다.
기상청은 최근 해양기후변화 전망 중 근미래(2021~2040년)의 한반도 주변해역 해수면 온도와 고도는 현재(1995~2014년)와 비교했을 때 각각 1.0~1.2℃, 10~11cm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먼 미래(2081~2100년)에는 저탄소 시나리오에서 1.8℃와 28cm 상승, 고탄소 시나리오에서 무려 4.5℃와 66cm의 상승폭으로 전망했다.
먼 미래 고탄소 시나리오에서 한반도 주변해역의 해수면 온도 4.5℃ 상승은 전 지구 평균 해수면 온도 3.7℃ 보다 0.8℃ 높은 상승 폭이다. 먼 바다에서 열대성 저기압이 만들어지고 점점 북상하면서 우리나라의 따뜻한 바닷물로 에너지를 더 흡수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최근 불거지고 있는 이상기후 영향까지 보태지면 어떤 것도 예측할 수 없는 ‘이상기후 X’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상황은 이런데 현실적 대비책은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보다 좁은 지역에 대한 각각의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정태성 국립재난안전연구원 박사는 “최근 기후 패턴은 한 공간에 있으면서도 좁은 지역별로 서로 다른 패턴을 보인다는 데 있다”며 “이 같은 기후 현상은 앞으로 더 잦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에 강력한 태풍이 불어 닥칠 때 제주, 부산, 강릉, 인천, 목포 등이 모두 다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부산이라고 하더라도 각 구청별 피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각 지역별(가능한 더 좁은 지역별) 대비책’을 마련하고 여기에 대응할 수 있는 ‘조기경보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주문했다. 현재 부상하고 있는 힌남노(HINNAMNOR)가 앞으로 어떤 경로가 될지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랬어야 했었다’가 아니라 ‘이렇게 해서 극복했다’는 절체절명의 기후대응 시나리오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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