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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당헌 개정안' 최종 부결…박용진·비명계 위력 과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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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면 구긴 친명계·강경파…비대위 "'우선 조항' 빼고 재추진"

더불어민주당 중앙위원회 변재일 위원장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제6차 중앙위원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더불어민주당 중앙위원회 변재일 위원장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제6차 중앙위원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더불어민주당 중앙위원회가 24일 '권리당원 전원투표제'와 '80조 수정안' 등의 내용을 담은 당헌 개정안을 부결시켰다. 전체 중앙위원 과반 이상의 찬성을 얻지 못해 최종 부결된 이례적인 사례로, 일각에서는 권리당원 전원투표제 등에 반대했던 박용진 후보와 비이재명계(비명계)가 위력을 과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중앙위원회를 열고 당헌 개정안을 이날 오후 3시까지 온라인 투표에 부쳤다. 재석 566명 중 430명이 투표에 참여했고 268명(47.35%)이 찬성했지만 재적 과반 정족수를 넘지 못해 최종 부결됐다.

'80조 수정안'은 당헌 80조에서 부정부패로 기소된 당직자의 징계처분을 당 윤리심판원이 아닌 당무위원회에서 구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당초 당원 청원 시스템을 통해 당헌 80조 전체에 대한 폐지 요구가 있었으나 민주당은 지난 19일 당무위를 통해 조항을 폐지하는 대신 개정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권리당원 전원투표제'는 당의 합당이나 해산, 특별당규 제정 등을 결정할 때 권리당원 전원 투표를 실시할 수 있게 하는 제도로, 권리당원 100분의 10 이상의 서명과 중앙위원회 3분의 2 이상의 의결로 추진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해당 제도가 기존 최고 의결기구인 전국대의원대회(전당대회)에 우선하도록 명시해 논란이 됐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당대표 후보가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조합 국회농성장을 찾아 단식농성을 하고있는 김형수 전국금속노동조합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당대표 후보가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조합 국회농성장을 찾아 단식농성을 하고있는 김형수 전국금속노동조합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박용진 후보는 이날 중앙위 투표 결과가 알려진 후 기자들과 만나 "부결이 나오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며 "오늘 중앙위 부결 결과가 민주당을 바로 세우는 이정표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헌 개정에 대한 시간을 벌었으니 당원의 직접 민주주의 참여의 확장을 고민하고 제도적 정비를 해나갈 때라고 본다"며 "차기 지도부도 이번 중앙위 투표 결과 숙고해 찬반이 가능한 토론을 열어 숙의 절차를 만들어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 후보와 윤영찬·이원욱·조응천 등 비명계 의원들은 전날(23일) 권리당원 전원투표제를 반대하는 토론회를 열고 비대위에 중앙위 투표 연기를 요청한 바 있으며 또한 박 후보는 이날 중앙위원들에게 문자를 보내 "당의 최고 의결 기관을 변경하는 중대한 문제를 토론과 숙의 없이 진행해서는 안 된다"며 당헌 개정안의 부결을 호소한 바 있다.

민주당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당헌 80조의 수정은 어느 정도 합의가 됐지만, 권리당원 전원투표제는 당내 충분한 합의가 이뤄지지 못한 문제가 있다"며 "그런 점에서 중앙위원들이 박 후보 측의 의견에 힘을 보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중앙위원은 소속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 지방의회의원, 당직자 등으로 구성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이날 당헌 개정안 부결로 인해 당내 친명계(친이재명계)·강경파 인사들은 다소 체면을 구기게 됐다. 대부분이 그간 당헌 80조 수정이나 권리당원 전원투표제를 지지하는 의사를 표시해왔기 때문이다.

앞서 친명계 최고위원 후보인 정청래 의원은 "권리당원 투표가 문제면 국민투표도 문제냐"며 권리당원 전원투표제를 지지한 바 있으며, 역시 친명계로 분류되는 양이원영 의원은 SNS를 통해 권리당원 전원투표제를 비판하는 박용진 후보를 저격하기도 했다. 이재명 의원도 전날(23일) 치렀던 당대표 후보자 토론회에서 "당원투표는 많이 할수록 좋다"며 권리당원 전원투표제를 옹호하는 입장을 취해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권리당원 전원투표제를 추진한 당 비상대책위원회도 난처해졌다. 우상호 비대위원장은 지난 23일에 이어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도 "우려할 만한 사항이 아니다"라고 주장하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신현영 비대위 대변인은 이날 중앙위 표결 후 소집된 비대위 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권리당원 전원투표제에서 논란이 됐던 '대의원대회에 우선한다'는 내용을 제거한 수정안을 중앙위에 올리겠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 중앙위 표결은 찬성 268표, 반대 162표, 투표 미참여가 136명으로 찬성이 반대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결과였다"며 "이번에 논란이 된 만큼 이 부분(대의원대회에 우선한다는 내용)을 제외하고 다시 당무위와 중앙위 부의하는 방식으로 결론냈다"고 설명했다.

우 위원장도 비대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은 살아있는 정당"이라며 반대의견을 존중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오는 25일과 26일 수정된 당헌 개정안을 위한 당무위와 중앙위를 개최할 예정이다.

/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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