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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오비맥주, 노조와 협상타결 속 하이트진로는 '진땀'…맥주시장 기류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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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로 오비맥주 바짝 쫓는 하이트진로 노조 파업에 '발목'

[아이뉴스24 김태헌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하이트진로 본사를 점거하며 파업 강도를 높이고 있다. 반면 경쟁사인 오비맥주 노조는 사측의 임금인상안을 받아들이면서 여름 성수기 두 기업의 표정이 상반된다.

경기도 이천시에 위치한 하이트진로 이천공장 앞에서 도로 하나를 두고 수양물류 노조원들과 경찰이 대치하고 있다. [사진=김태헌 기자]
경기도 이천시에 위치한 하이트진로 이천공장 앞에서 도로 하나를 두고 수양물류 노조원들과 경찰이 대치하고 있다. [사진=김태헌 기자]

◆ 하이트진로, 지난 3월부터 파업 계속…결국 본사점거까지

16일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이날 새벽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하이트진로 본사에는 화물연대 소속 노조원들이 불법으로 건물에 진입해 경찰과 대치를 이어나가고 있다. 이들 노조원들은 인화물질까지 소지하고 있어, 경찰도 강제해산 등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이트진로와 관련된 화물연대의 공세는 지난 3월부터 시작돼 현재까지 5개월 여 간 이어져 오고 있다. 화물연대 측은 하이트진로의 물류 하청업체인 수양물류에 소속된 화물연대 소속 화물차주들의 운송비 등을 현실화하라며 파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하이트진로는 이들 화물차주는 수양물류와 계약한 것이기 때문에 하이트진로가 이번 사태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하이트진로 측은 계약 당사자는 수양물류인데, 노조가 하이트진로를 압박하는 것은 불법이며 사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화물연대 소속 화물차주들과 노조원들은 경기도 이천과 충북 청주 공장 등에서 집회를 이어오면서 소주 등 주류 출하를 막아 하이트진로를 압박해 왔다. 하지만 하이트진로가 화물차주 일부와 계약을 해지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등 더욱 강경한 입장을 보였고, 법원 역시 해당 공장에서의 집회금지 가처분을 받아들이며 파업 동력이 꺾이는 듯 보였다.

노조는 파업 동력을 회복하기 위해 수백여 명의 노조원들을 동원, 이번에는 강원도 홍천의 맥주공장을 찾아 맥주 출하를 방해하는 등 강경한 대응을 폈다. 이천과 청주 공장은 하이트진로 소주의 70%, 홍천 공장은 맥주의 50% 가량을 생산하는 주요 공장이다. 하지만 번번이 노조 측의 물류운송 방해가 경찰과 법원의 가처분 등으로 막히자 이번에는 본사 점검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회물연대가 각 공장에서의 불법시위에 이어 본사 무단 점거 같은 불법행위를 하고 있다"라며 "수양물류쪽에서는 (노조와) 지속적으로 대화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이런 불법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공권력이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화물연대가 이천공장 진·출입로에 누워 차량 통행을 방해하고 있다. [사진=하이트진로]
지난 14일 화물연대가 이천공장 진·출입로에 누워 차량 통행을 방해하고 있다. [사진=하이트진로]

◆ 오비맥주, 협상안 타결로 여름 성수기 훨훨…하이트 '테라' 돌풍 잠재우나

반면 오비맥주는 파업 없이 여름 성수기를 보내고 있다. 노사가 올해 임금협상을 타결하면서다. 파업을 예정했던 오비맥주 광주·이천공장 노조는 조합원 투표를 통해 사측의 임금인상안을 받아들였다. 오비맥주 공장 3곳 가운데 청주공장은 앞서 사측의 제안을 받아 들인 상태여서, 오비맥주 공장은 모두 파업 없이 올해를 넘기게 됐다.

오비맥주가 노조 측과 임금협상을 타결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조건 노조의 입장을 모두 수용해서가 아니다. 당초 광주와 이천 공장 노조는 임금 10%·복지비 14% 인상 등 총24%의 인상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이를 거부했다.

오비맥주는 대신 임금 5%·복지비 2.3% 인상을 제안했고, 전체 노조원 중 약 54%가 사측의 제안을 받아들이는데 찬성하며 임금협상이 타결됐다. 물론 이 과정에서 양측의 양보와 물밑 대화가 큰 역할을 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3곳의 공장에서 모두 임금협상이 마무리 됐다"며 "파업 없이 임금협상을 타결한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오비맥주의 경우 공장에서 근무하는 정직원인 반면, 하이트진로의 경우 직접 계약 당사자가 아닌 하청업체와 계약한 노조원들이라는 차이가 있다. 이 때문에 하이트진로가 현재 파업 중인 화물차주들과 직접 협상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경쟁사인 양사의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자 유통가에서는 하이트진로가 테라를 앞세워 맥주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상황에 큰 악재가 발생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하이트진로가 2019년 출시한 테라는 101일만에 1억병 판매 돌파, 160일만에 2억병 판매 돌파 기록을 세울 만큼 맥주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는 중이다. 실제 지난 6월 기준으로는 29억병 판매를 돌파했다. 또 테라의 올해 7월 유흥시장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0.2% 증가해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하이트진로의 기대가 컸었다. 이번 파업으로 하이트진로가 수년 간 공들여 온 맥주시장 점유율 확대가 악영향을 받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단기적 파업여파가 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파업이 장기화 될 경우 기업은 물론 제품 이미지에 부정적 영향을 줘 소비자들로부터 외면 받을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김태헌 기자(kth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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