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안세준 기자]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가 배리어프리 콘텐츠 제공에 적극 나서고 있는 데 반해 국내 OTT는 해당 부분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소외계층 미디어 접근성 향상과 보편적 시청권 확보 장기 플랜을 추진해온 방송통신위원회가 국내 OTT 배리어프리 활성화를 위해 바우처 지원 등 대책을 마련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지난 2일 2022년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검사 이슈분석 중 하나로 국내 OTT의 배리어프리 활성화 필요성을 제시했다. 국내 OTT는 글로벌 OTT와 달리 소외계층 미디어 접근성이 미흡해 개선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배리어프리란 고령자나 장애인도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물리적·제도적 장벽을 허물자는 운동이다. 넷플릭스는 배리어프리 일환으로 자사 콘텐츠에 시각장애인용 음성화면 해설, 폐쇄형 자막(Closed Caption, CC) 등을 도입해 제공하고 있다.
2022년 국정감사 이슈 분석에서 입법조사처는 "최근 CC 등과 같은 배리어프리 콘텐츠가 OTT 플랫폼 구독의 기준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며 "배리어프리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넷플릭스다. 국내 OTT는 배리어프리 서비스 제공이나 장애인 접근성이 미흡한 편"이라고 기재했다.
◆국내 OTT업계, 배리어프리 필요성 인지…활성화 지원 정책 필요
국내 OTT 배리어프리 이슈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배리어프리를 탑재한 글로벌 OTT 플랫폼이 국내 시장에 진출하면서 국내 OTT 플랫폼도 보편적 시청권 확보를 위해 배리어프리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됐다.
국내 OTT 플랫폼도 배리어프리에 대한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다. 왓챠(대표 박태훈)는 자체 비용으로 일부 콘텐츠에 CC를 도입했으며, 웨이브(대표 이태현)는 지난해 12월 오리지널 콘텐츠 일부에 한글 자막을 제공했다. 티빙(대표 양지을)도 텍스트 음성변환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국내 OTT업계는 배리어프리 활성화를 위해 정부 차원의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OTT 플랫폼이 자막을 만들어 직접 제공하는 데 한계가 있어서다. 글로벌 서비스를 목적으로 초기부터 자체 시스템을 갖췄던 넷플릭스와는 상황이 다르다는 입장이다.
국내 OTT업계 관계자는 "장애인 등이 컨텐츠 이용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지만, 아직 미숙한 부분이 있다. 플랫폼사가 CC 등 배리어프리를 직접 제공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문을 뗐다.
이어 "OTT는 말그대로 플랫폼이다. OTT가 콘텐츠에 대한 권리를 직접 보유하는 경우도 있지만 콘텐츠 관리자로부터 비용을 대고 서비스만 하는 경우도 있다. 반대로 넷플릭스는 자체적으로 방대한 오리지널 시리즈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플랫폼인 동시에 콘텐츠 홀더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 OTT 배리어프리 활성화를 위해 정부 차원의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CC 등 배리어프리 영역은 콘텐츠 관리자에게 사실상 권한이 있기 때문에 (그들에게) 지원과 의무를 동시에 주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CC 구입시 바우처 지원…장애인단체, 배리어프리 활성화 '환영'
입법조사처는 국내 OTT 배리어프리 활성화 대안으로 정부가 CC 등 구매 비용 일부를 지원할 것을 제시한다. 배리어프리 콘텐츠 확대를 위한 실효성 있는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견해다.
청각장애인은 CC가 제공되지 않는 콘텐츠를 시청할 때 별도의 폐쇄자막 제작업체에 비용을 지불하는 식으로 콘텐츠를 이용하고 있다. 장애인이 별도로 CC를 구입할 경우 바우처 지원 등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입법조사처는 설명한다.
장애인단체는 정부 차원의 OTT 배리어프리 활성화 지원에 대해 기대를 표하면서도 너무 늦은 감이 있었다고 전한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상임대표는 "입법조사처의 2022년 국정감사 이슈 분석에 장애인 차별을 방지하기 위한 내용이 기재된 점이 긍정적이다"면서도 "OTT들의 배리어프리 부재는 그간 지속적으로 제기됐던 문제였다. 방송통신위원회를 비롯한 국회가 보편적 시청권 확보 취지에 맞도록 적극적으로 대책 마련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안세준 기자(nocount-j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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