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파나소닉이 최근 원자재 가격이 치솟자 일본에서 가전제품 가격을 인상하고 나선 가운데 국내에서도 인상 행렬에 나설 지 주목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파나소닉은 이달부터 일본에서 냉장고 등 가전제품을 중심으로 80여 개 제품에 대해 3~23%가량 가격을 인상했다. 또 9월 이후에도 환율 변동에 따라 세탁기, 청소기 등 다른 제품 가격을 인상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시나다 마사히로 파나소닉 사장은 "자재 가격 인상을 흡수할 수 없다면 출하 가격을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파나소닉은 원자재 급등 여파로 일본 가전업계의 오랜 관행으로 여겨지던 가전양판점 판매 장려금 지급도 최근 축소했다. 그동안 장려금을 기반으로 가전양판점이 제품 가격을 낮추면 신제품이 나오기 전 구형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해 재고를 줄였으나, 이번 일로 구형 제품 판매 기간을 더 길게 잡는 것으로 방향을 틀었다. 기존 제품 판매 기간은 1년가량이었으나, 이번 일로 2~3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파나소닉 외에 다른 일본 가전 업체들도 제품 가격을 일제히 올리는 분위기다. 앞서 히타치글로벌 라이프솔루션즈는 지난 4월부터 냉장고, 세탁기 도매가를 단계적으로 인상했다. 에어컨 제조업체로 유명한 다이킨도 내년 3월 결산 회계연도까지 전 세계에서 가격을 점진적으로 4~5% 인상할 계획이다.
일본 가전 업체들이 이처럼 나선 것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여파로 철, 구리 등 가전에 쓰이는 원자재 가격이 치솟고 있어서다. 실제로 런던금속거래소의 3개월 선물은 3월 초 기준으로 구리, 알루미늄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엔화 가치가 크게 떨어진 것도 한 몫 했다. 국제 환시세에서 엔화 값이 타국 화폐에 비해 낮아지면서 일본 기업들이 부담하는 수입 원가가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분위기 탓에 파나소닉이 국내에서도 제품 가격을 인상할 지를 두고 관심이 쏠린다. 파나소닉은 카메라, 렌즈, 헤드셋, 드라이어, 전기 면도기, 전동칫솔은 물론 안마의자 등을 국내에서 판매하고 있다.
파나소닉코리아 관계자는 "한국에선 아직까지 가격 인상 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서도 "향후 환율 추이에 따라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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