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속 프로젝터 시장이 고성장을 이어가자 주도권 대결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집에서 큰 화면으로 영화나 드라마를 즐기기 위한 가정용 수요가 증가한 것은 물론 미디어 아트 시장과 스크린 골프 시장 성장으로 상업용 수요도 함께 늘어나는 추세여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급격하게 커진 프로젝터 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코로나 엔데믹 전환 등으로 인해 전년도에 비해 성장세가 주춤할 수 있지만, 코로나19 이전보다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선 지난해 글로벌 프로젝터 시장 규모가 79억 달러(약 10조4천억원)에 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전년 68억 달러(약 8조9천억원) 대비 16.2% 증가한 수치다.
상업용 프로젝터 시장에서 두드러진 움직임을 보이는 곳은 엡손이다. 시장조사업체 PMA에 따르면 1분기 국내 상업용 프로젝터 시장에서 엡손은 점유율 29.2%로 1위를 이어갔다. 지난해 전 세계 프로젝터 시장에서는 42.4%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엡손은 최근에도 고광량 3LCD 프로젝터 신제품 3종을 선보이며 상업용 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엡손은 미디어 아트, 스크린골프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상업용 시장은 밝기와 색재현도가 중요한 만큼 고성능을 내세워 시장을 지속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엡손은 자사만의 '3LCD' 기술력을 차별점으로 강조하고 있다. 3LCD는 LCD 칩을 사용해 3원색(빨강, 초록, 파랑)으로 분리한 뒤 프리즘을 통해 다시 합하는 방식이다. 대부분의 프로젝터가 사용하고 있는 1칩 DLP는 컬러휠이 회전하면서 순차적으로 RGB를 출력하기 때문에 레인보우(빛 번짐) 현상이 발생한다.
김대연 한국엡손 VP팀 이사는 "프로젝터 시장의 연간 성장률을 7~8%로 공격적으로 잡고 있다"며 "특히 한국 시장은 디지털 미디어 아트 시장이 커지고 있고, 스크린골프 등 엔터테인먼트 쪽도 성장하고 있어 이를 반영한 신제품을 지속해서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전자도 최근 들어 상업용 프로젝터에 보다 힘을 싣는 모습이다. 국내 가정용 프로젝터 시장 1위를 유지하고 있는 LG전자는 상업용에 뒤늦게 뛰어들었음에도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LG전자는 국내 가정용 프로젝터 시장에서 절반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1위에 올라 있다. 상업용 프로젝터 시장의 경우 1분기 처음으로 NEC를 제치고, 엡손·파나소닉에 이은 3위를 기록했다. 일본 브랜드가 독식하고 있는 상업용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LG전자는 지난 2020년 'LG 프로빔'을 내세워 상업용 프로젝터 시장에 진출한 이후 판매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스크린골프 시장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최근에는 골프장 예약 플랫폼 김캐디와 스크린골프 시장 저변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가정용 프로젝터 시장 확대에도 적극적이다. 올 들어서도 지난 2월 '시네빔 레이저 4K' 2종을 출시한 데 이어 지난 5월 화질과 밝기를 업그레이드한 '시네빔 레이저 4K' 신제품을 추가로 선보였다.
삼성전자의 경우 상업용 프로젝터 시장에는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1년 프로젝터 사업을 철수했는데, 지난 2020년 '더 프리미어', 올해 초 '더 프리스타일'을 선보이며 가정용 프로젝터 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더 프리스타일은 흥행에 성공하며 '완판 행진'을 이어간 바 있다. 더 프리스타일은 성능보다 휴대성에 초점을 맞춘 제품이다. 고성능의 프리미엄 제품군에서는 시장 경쟁이 치열한 만큼 어디에서나 편하게 활용할 수 있는 '휴대성'을 차별점으로 내세운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프로젝터 시장은 코로나 이후 급성장한 분야로, 당분간 꾸준한 수요가 이어질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며 "특히 미디어아트, 스크린골프 등으로 상업용 시장이 빠르게 커질 것으로 기대돼 해상도와 광량 등 사양을 높이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민지 기자(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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