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 코로나 봉쇄, 원자재·물류비 상승 등의 여파로 가전 사업에서 위기에 몰린 삼성전자가 기업간거래(B2B) 시장 공략 강화로 돌파구 찾기에 나선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사이니지 브랜드 '삼성 비즈니스 TV'의 상표권 등록을 완료하고 소상공인 대상 온·오프라인 영업에 나섰다.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광고형 디스플레이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만큼 이를 선제 공략해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삼성전자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디스플레이 브랜드를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비즈니스 TV'를 광고형 디스플레이 부문에 집중한 것이 특징이다.
'삼성 비즈니스 TV'는 식당이나 개인 사업장 등에 비치하는 TV와 광고 시스템을 결합한 액정표시장치(LCD) 기반의 UHD 4K 디스플레이로, 사업주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활용해 원하는 시점에 적절한 광고를 TV로 송출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나선 것은 최근 소비자용 TV 수요가 한풀 꺾인 반면, 대기업과 대형 디스플레이 중심이던 사이니지 시장에서 소상공인 중심 디스플레이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국내 사이니지 시장에서 소상공인 대상 광고형 디스플레이 영역은 2020년 25% 수준이었다. 그러나 식당, 카페 등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광고 수요가 점차 확대되면서 올해 1분기에 약 40%까지 늘었다.
그러나 소비자 TV 수요는 하향세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지난달 27일 올해 전 세계 TV 출하량을 종전보다 284만5천 대 하향 조정한 총 2억879만4천 대로 전망했다. 지난해 연간 출하량과 비교하면 474만3천 대가 감소했고, 지난 3월 전망보다는 284만5천 대가 줄어든 수치다. 다른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도 TV 출하량 전망치를 지난 1월 2억1천700만 대에서 올해 4월 2억1천200만 대로 하향 조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엔데믹 전환으로 TV 시장에 활기가 돌 것으로 당초 예상했지만, 곧바로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TV 수요가 위축돼 재고가 쌓이는 위기에 직면했다"며 "고물가로 소비 여력이 적어지면서 소비자들이 전자제품 교체 시기를 뒤로 미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지난달 말 진행된 글로벌 전략회의에서 글로벌 공급망 위기에 대응한 공급망관리(SCM) 혁신, 재고 건전화, 전사적 자원 효율적 운영 방안 등을 의제로 내걸고 심도있게 논의했다. 특히 신제품 판매 확대와 프리미엄 리더십 강화를 통한 수익성 확보 방안, 제조·품질 경쟁력 강화, e스토어 등 온라인 채널 성과 극대화, B2B 판매 강화 등 실적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안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삼성 비즈니스 TV'는 B2B 판매 강화 전략의 일환으로, 삼성전자는 앞으로 온라인을 중심으로 개별 소상공인 대상 영업을 확대해 신규 시장을 개척한다는 방침이다. 또 기존 라인업인 50·55·65·75형에서 43형까지 추가하며 제품군을 다양화하고, 온라인 외 판매 채널도 더 다각화해 고객과의 접점을 넓혀 나갈 계획이다.
또 삼성전자는 럭셔리 빌트인 가전 '데이코'를 통해서도 B2B 사업 확대를 노리고 있다. 데이코는 1948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시작된 유서 깊은 럭셔리 빌트인 가전 브랜드로, 삼성전자는 지난 2016년 데이코를 인수 후 럭셔리 가전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에선 프리미엄 주상복합 아파트와 리조트 등을 중심으로 데이코 사업을 확대해 왔다. 나인원 한남, 용평리조트 아폴리스 콘도, 서울숲 아크로포레스트, 워커힐 포도빌, 판교 더디바인, 래미안 리더스원, 래미안 원베일리, 부산 마리나 펜트하우드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글로벌 경쟁사들을 제치고 부산 협성휴포레 294세대 전체에 공급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향후에는 B2B 사업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이강협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부사장은 "삼성전자가 인수한 뒤 양 브랜드간 시너지로 데이코 매출이 2배 이상 성장했다"며 "앞으로 국내 빌트인 가전 사업을 한층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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