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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걸음마 뗐는데, 정부가 다리 걸어 놀랐다" [메타버스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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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제4차 디지털 국정과제 간담회…민관 TF 출범

[아이뉴스24 김혜경 기자] “메타버스는 기술 중심의 진흥 방안을 우선 논의한 후 서비스 관련 규제는 다양한 서비스가 출시되고 생태계 조성이 이뤄진 다음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15일 열린 '제4차 디지털 국정과제 연속 현장 간담회'에서 이승민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혜경 기자]
15일 열린 '제4차 디지털 국정과제 연속 현장 간담회'에서 이승민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혜경 기자]

이승민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난 15일 서울 상암동 한국가상증강현실콤플렉스((KOVAC)에서 열린 '제4차 디지털 국정과제 연속 현장 간담회'에서 선도기업조차 제대로 된 메타버스 컨셉을 구현하려면 4~5년이 걸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메타버스 법제도 정비 방향에 대해 ▲메타버스 성격과 플랫폼‧콘텐츠 정의 ▲제도 정립과 기술발전의 순서 ▲자율규제 개념▲거버넌스 체계 등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현재로서는 기술적 측면에서 메타버스 발전의 장애물을 해소하고 서비스 측면에서는 기존 제도의 보완이 불가피한 부분을 중심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교수의 주장과 달리 메타버스 생태계는 구성 전부터 규제 논의가 선행되고 있다. 산업이 꽃피기 전부터 싹을 잘라내는 셈이다. 국회에서도 ▲가상융합경제 발전‧지원에 관한 법률안(조승래 의원) ▲메타버스산업 진흥법안(김영식 의원) ▲메타버스 콘텐츠 진흥에 관한 법률안(김승우 의원) 등의 메타버스 관련 법안이 계류돼 있다. 현 시점에서 필요하지 않은 법률이라는게 이 교수의 지적이다.

그는 “메타버스 플랫폼 자체가 콘텐츠라거나 내용규제 대상이 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메타버스 플랫폼이 비정상적인 기능을 허용해 발생하는 문제는 내용규제 측면이 아닌 플랫폼 역할에 대한 논의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합리적인 거버넌스 구축을 위해서는 명확한 자율규제 개념 정립을 주장했다. 보여주기식의 규제 완화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자율규제가 적합한 분야에만 자율규제를 적용하고 법으로 규제할 부분은 규제해야 한다며 처음부터 규제가 필요없는 분야는 아예 규제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15일 열린 '제4차 디지털 국정과제 연속 현장 간담회'에서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혜경 기자]
15일 열린 '제4차 디지털 국정과제 연속 현장 간담회'에서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혜경 기자]

◆ 민간·학계 "걸음마 아기에 다리걸기"…정부 특별법 제정

이날 토론회에서 민간과 학계는 대체적으로 정부 규제 논의에 대해 놀랐다는 입장이다. 막 걸음마를 뗀 메타버스에 발을 거는 형국이라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정확한 규제 방향 정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별법 제정 등 아직까지도 진흥보다는 규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유지상 광운대 교수는 ”메타버스 관련 기술이 발전하지 못한 상태에서 규제부터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서는 진흥책이 우선돼야 하고 정부는 기업 니즈를 반영, 재정적인 지원과 시장을 개척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상엽 CJ ENM 센터장은 ”현재 현업에서도 메타버스 정의는 제각각인 상황“이라며 “메타버스 산업은 아직 태동기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는데 벌써부터 메타버스 규제 논의가 제기되는 것을 보고 조금 놀랬다”고 말했다. 진호 롯데홈쇼핑 디지털사업부문장도 “걸음마 단계에서 중요한 것은 옥석 가리기와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고민”이라며 진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전했다.

메타버스는 경제 시스템과 뗄레야 뗄 수 없다는 점도 강조됐다. 박관우 위즈윅스튜디오 대표이사는 “토큰 이코노미 경제 시스템이 메타버스 안으로 들어와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국내에서는 가상자산공개(ICO)가 전면 금지돼 가상자산 활용 방법도 제한적”이라며 “가상자산사업 가이드라인도 포괄적이고 모호해 혼선을 주고 있다"며 ”ICO의 점진적인 허용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박혜진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는 블록체인과 대체불가토큰(NFT), ‘창작자 경제(크리에이터 이코노미)’의 중요성을 전했다. 박 교수는 ”메타버스에서는 윤리적인 문제도 중요하지만 사용자들이 메타버스 공간에서 어떻게 원활한 거래를 할 것인지도 핵심“이라며 ”특히 크리에이터 양성을 위해선 창작 활동에 대한 적절한 수준의 보상이 이뤄져야 하는데 이같은 시스템의 작동을 위해 어떤 환경이 조성돼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산업계와 학계 의견에 대해 박주영 금융위원회 금융혁신과장은 "기본적으로는 인터넷에서 이뤄지는 금융 행위 규제와 유사한 방식을 적용하면 되지 않을까 한다”며 “가상자산에 대한 규제는 해외 규제체계와 방향을 맞추고 블록체인의 경우 소비자 보호와 진흥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아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은 “현재 발의된 법안들은 메타버스 산업 진흥을 위해 불합리한 규제가 있다면 그 부분을 개선하고 철폐한다는 점이 골자”라며 “메타버스는 게임과 동일한 것이 아니라고 문체부와 정리한 적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출범한 ‘민관 메타버스 경제 활성화 TF’는 향후 분기별 정기회의를 개최해 정책 방향과 제도 정비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메타버스 산업진흥을 기본원칙으로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를 도입하는 등 특별법 제정 방향을 제시한다는 방침이다. 메타버스로 유발되는 역기능을 방지하기 위해 윤리원칙을 검토해 기준안도 마련한다.

/김혜경 기자(hkmind900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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