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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쇼크] 좋은 시절 끝났나…추락하는 증시에 CB 리픽싱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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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들어 CB 리픽싱 사례 42건…전년대비 68%↑

[아이뉴스24 고정삼 기자] 국내 증시가 연일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긴축 강도를 높일 것이란 우려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이에 코스피지수도 2430선까지 밀리며 1년 반 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상황이 이렇자 전환사채(CB)의 리픽싱 사례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리픽싱은 해당 기업의 주가가 떨어질 경우 CB의 전환가격을 기존에 정했던 가격보다 낮게 조정하는 계약이다. 이에 따라 잠재적 매도 물량의 증가로 추가적인 주가 하락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증시의 추가 하락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리픽싱 사례가 추가적으로 증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내 증시가 하락세를 이어오면서 기업들이 발행한 CB의 리픽싱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국내 증시가 하락세를 이어오면서 기업들이 발행한 CB의 리픽싱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4일까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기업 가운데 시가 하락으로 CB 전환가액을 하향 조정한 사례는 총 42건이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68% 증가한 수준이다.

CB는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붙은 채권이다. CB 투자자들은 만기일이 되면 원리금과 약정한 이자를 받을 수 있다. 투자기간 동안 기업의 주가가 오르면 만기일 전 주식으로 전환해 차익을 기대할 수도 있다.

반대로 기업의 주가가 하락하면 CB의 전환가액을 하향 조정하는 일종의 안전장치도 마련돼 있다. 최근 국내 증시가 미 연준의 강도 높은 긴축, 공급망 차질, 러시아와 우크리아나 간의 전쟁 장기화 등에 영향을 받아 낙폭을 확대하자, CB 전환가액 하향 조정 사례도 늘어난 것이다.

지난 14일 코스피지수는 2020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2500선이 붕괴됐다. 코스피는 이달 들어 지난 14일까지 6.24% 빠졌으며, 올해 들어서는 16.59% 하락한 상태다.

문제는 국내 증시 침체에 따라 기업의 주가 하락으로 CB 전환가액이 하향 조정되면, 그만큼 잠재 매도 물량이 증가한다는 점이다. 주식시장에 풀릴 수 있는 주식이 늘어나게 되면서 주가의 추가 하락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뿐만 아니라 기존 주주들은 보유하고 있던 주식의 가치가 희석되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코스닥 상장사 초록뱀미디어는 시가 하락에 따라 300억원 규모의 제10회차 CB를 하향 조정한다고 지난 10일 발표했다. 기존 전환가액 2만5천41원에서 2만337원으로 18.63% 하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전환가능 주식수는 147만5천143주로 조정 전보다 약 23% 증가했다. 이는 초록뱀미디어 총발행주식수의 약 6.8% 수준이다.

인공지능(AI) 토탈 솔루션 기업인 가온미디어도 시가 하락에 따라 150억원 규모의 제12회차 CB 전환가액을 하향한다고 지난 7일 발표했다. 기존 전환가액 1만2천84원에서 1만1천388원으로 5.76% 감소했다. 전환가능 주식수는 총 92만2천23주가 되면서 이전보다 6.11% 증가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리픽싱은 금액자체는 동일하지만, 전환가액이 낮아지는 것이기 때문에 더 많은 주식이 발행된다는 의미"라며 "수급상 부담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증시의 반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 연준이 공격적인 긴축 행보를 보일 경우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추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어 CB의 리픽싱 사례가 증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미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미 연준이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기존 40.3%에서 91.7%로 높아졌다. 6월과 7월 모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도 76.5%에 달했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는 예상보다 강한 물가에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 우려도 일부 반영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높은 물가가 지속되면 빠른 긴축과 더불어 수요 위축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가가 상승하면서 한국 수입금액 중 연료 비중도 올라왔는데, 이는 무역수지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기업의 원가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고유가는 밸류에이션과 이익 양쪽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에 유가 하락을 확인하기 전까지 증시의 지지부진한 흐름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부연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인플레이션의 원인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전쟁, 중국의 도시 봉쇄 조치 장기화 등"이라며 "이 같은 요인들이 장기화할 경우 인플레이션도 길어질 수밖에 없고, 경기침체를 유발하는 '스태그플레이션'까지 갈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고정삼 기자(js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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