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LG전자가 자회사인 LG이노텍에 구미 A3공장 토지 및 건물을 넘긴다. 태양광 패널 사업을 종료하며 유휴 부지가 발생한 상황에서 카메라 모듈 사업 확대에 나선 LG이노텍과 이해 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오는 10일 구미 A3공장의 토지 및 건물을 계열사인 LG이노텍에 2천834억원에 양도(매각)하기로 했다고 9일 공시했다. 유휴자산 매각을 통한 현금 흐름 개선을 위해서다.
LG이노텍도 이날 오후 5시쯤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고 LG전자 구미 A3 공장 인수 건을 의결한 후 곧바로 공시했다. 두 회사가 이번 거래와 관련해 공시한 것은 내부거래 공시 기준에 따른 것이다.
LG이노텍은 "LG전자 구미 A3 공장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며 "기판 소재 및 광학솔루션사업부의 생산지 확보를 위한 공장 매입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 구미 A1·A2·A3 공장 중 A3 공장은 규모가 가장 큰 곳으로, 그동안 태양광 패널을 생산해왔다. 그러나 태양광 패널 사업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지난 수년간 1%대에 그치며 적자를 내자 이달 부로 사업을 종료키로 했다.
LG이노텍은 A3 공장을 지난 2017년부터 17%가량 임대한 C4공장에서 주로 카메라 모듈과 반도체 회로 기판을 생산했다. 그러나 최근 LG이노텍의 아이폰용 카메라 모듈 수주량이 급증하면서 생산라인 증설이 필요해졌다. 이에 양측은 올해 상반기까지 양수도 계약을 체결한다는 목표 아래 그동안 가격 협상을 벌여왔다.
업계에선 그동안 LG이노텍이 A3 공장을 카메라 모듈이나 반도체용 기판 생산공장으로 활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LG이노텍이 최근 수년 간 아이폰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광학솔루션 부문 투자액을 적극 확대했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실제로 LG이노텍의 광학솔루션 부문 투자액은 2020년 4천731억원, 지난해 9천217억원으로 2배 가까이 증가한 데 이어 올해는 1조561억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최근 고성능 반도체의 기판인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 생산설비에 4천130억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구미 A3 공장 일대에 새 공장을 마련할 가능성이 높다.
LG이노텍이 이날 밝힌 입장도 업계의 전망과 일치했다. LG이노텍은 "구미 A3 공장을 향후 FC-BGA 및 카메라 모듈 생산 기지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LG이노텍이 이처럼 나선 것은 애플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탓이다. 카메라 모듈과 반도체 기판 등을 공급하고 있는 상태로, 지난해 매출 14조9천456억원 가운데 애플이 차지하는 매출이 75%에 이른다. 또 LG이노텍이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인 애플 '아이폰14' 시리즈의 전면 카메라 부품을 공급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생산 설비 확충이 시급하다.
LG전자는 이번에 확보한 자금과 관련해 향후 어떻게 활용할 지에 대해 아직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자금과 관련한 사용처는 다음달 말쯤 진행될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밝힐 것으로 관측된다.
LG전자 관계자는 "이번 매각으로 발생한 자금은 회계상으로 영업 외 이익 항목으로, 처분 이익으로 볼 수 있다"며 "LG이노텍에서 자금을 어떻게 지급할 지에 대해선 아직까지 결정된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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