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회담] 시작은 '이재용'·마지막은 '정의선'…바이든 '경제 협력'에 방점

[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재계 총수들과 잇따라 만남을 갖는다. 한국과 미국의 긴밀한 경제 관계를 유지하며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일 방한 첫 일정으로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을 찾았다. 미국 대통령이 한국 반도체 공장을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평택 공장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첫 만남을 가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직접 안내하며, 두 정상의 공장 시찰 일정을 함께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생산기지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한미 반도체 협력 강화를 통해 경제안보의 핵심인 글로벌 공급망 문제에 함께 대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은 "한미 정상이 평택공장을 방문한 것은 반도체를 통한 '한미 경제안보 동맹 강화'로 글로벌 공급망 문제 등을 함께 해결해 나가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삼성 평택공장 방문은 방한 일정에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며 "삼성과 같은 기업을 가진 한국에서 기술 혁신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또 양국이 기술 동맹을 통한 경제안보 분야의 협력을 위해 노력한다면 더 많은 발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도 "바이든 대통령의 평택 캠퍼스 방문은 반도체가 갖는 경제·안보적 의미는 물론, 반도체를 통한 한미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오늘 방문을 계기로 한미관계가 첨단기술과 공급망 협력에 기반한 경제 안보 동맹으로 거듭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삼성전자의 미국 투자에 대한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중 테일러시에 170억 달러(약 21조6천억원) 규모의 파운드리 2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한 상태다.

바이든 대통령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5월 170억 달러를 미국에 투자하기로 약속한 것에 다시 한번 감사하다"며 "테일러시에서 세계 최고의 반도체가 생산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박 3일간의 방한 일정을 소화하며 국내 주요 기업 총수들과 만날 계획이다. 방한 이튿날인 이날 오후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바이든 대통령 환영 만찬에는 10대그룹 총수와 6대 경제단체장이 참석한다.

이 부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이 환영 만찬장을 찾는다. 아울러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구자열 한국무역협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장 등 경제단체장이 자리할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방한 마지막 날인 22일에는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정의선 회장과 만난다. 이 자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현대차그룹의 조지아주 투자에 대해 감사의 뜻을 표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 기간 중 조지아주에 70억 달러(약 8조9천억원) 규모의 전기차 공장 건립을 발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오는 2030년까지 미국 시장에서 친환경차 판매 비중을 최대 50%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2025년까지 미국에 74억 달러(약 9조4천억원)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선 현대차그룹이 미국에서 추진하고 있는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로보틱스, 자율주행 등 미래 먹거리에 대해서도 얘기를 나눌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 관계자는 "미국 정부 당국자와 만나게 되면 현대차그룹의 미국 미래 사업에 대해 잘 설명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