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알츠하이머병을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저주파 자기장 반응성 나노입자가 개발됐다. 기초연구이고 아직 치료제를 개발하기까지는 갈 길은 멀다.
뇌 조직에 손상이 없고 의료적으로 안정성이 검증된 자기장을 이용해 알츠하이머 질환의 원인물질인 ‘베타-아밀로이드 펩타이드’를 산화시켜 응집체 분해, 신경독성 중화에 성공했다. 다만 아직 동물 실험 이전이고 임상 등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한다. 후속 연구에 눈길이 쏠린다.
알츠하이머병은 아직 치료제가 없다. 일찍 발견해 증상을 늦추는 게 지금으로서는 가장 최적의 치료법이다.
연구팀은 베타-아밀로이드 펩타이드와 개발한 나노입자를 혼합했다. 이어 여기에 저주파 자기장을 쏘았을 때 베타-아밀로이드 펩타이드가 산화해 분해되는 것을 확인했다. 나노입자는 세포에 주입해 독성을 확인한 결과 일단 독성은 나타나지 않았다.
카이스트(KAIST, 총장 이광형)는 신소재공학과 박찬범 교수 연구팀이 저주파 자기장 반응성 나노입자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16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이를 이용해 알츠하이머질환을 유발하는 베타-아밀로이드 펩타이드(아미노산 화합물) 응집체를 자기장으로 분해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자기 전기(Magnetoelectric) 소재는 자성과 전기성이 결합한 물성을 가지며 스핀트로닉스(Spintronics) 소자, 트랜스듀서(Transducer) 등 다양한 전자기기를 구성하는 핵심 물질이다. 자기 전기 소재는 원자 내 전자의 회전과 궤도 운동을 방해하는 양성자의 정전기적 상호작용(스핀-오빗 상호작용)으로 성능 향상에 한계를 지닌다.
연구팀은 자기 전기 소재의 일종이며, 반도체와 배터리 분야에 주로 쓰이는 코발트 페라이트(Cobalt ferrite)와 비스무스 페라이트(Bismuth ferrite)를 코어쉘(Core-shell) 구조로 접합시켜 이종(Heterogeneous) 자기 전기 나노입자를 개발했다. 서로 다른 자기 전기 소재의 균일한 접합을 통해 이들의 경계면에서 저주파 자기장에 반응하는 자기-압전효과(Magneto-piezoelectric effect)를 일으킬 수 있었다.
나노입자가 저주파 자기장에 반응해 전하 운반체를 생성할 때 열을 방출하지 않는 현상에 연구팀은 주목했다. 자기장은 뇌 조직을 손상 없이 투과할 수 있으며 자기공명영상(MRI, Magnetic Resonance Imaging) 등에서 활용돼 의료적 안전성이 이미 검증된 바가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나노 입자에 저주파 자기장을 쏘았을 때 베타-아밀로이드 펩타이드(Beta-amyloid peptide)를 산화시킴으로써 그 응집체의 결합력을 약화시켜 분해했고 신경독성도 중화시킬 수 있음을 연구팀은 관찰했다.
아밀로이드 응집체는 알츠하이머병 등 다양한 퇴행성 신경질환들에서 공통적으로 관찰된다. 규칙적 수소 결합을 통해 매우 안정적 단백질 이차구조(Secondary structure)를 가져 분해가 어렵다고 알려져 왔다.
박찬범 교수는 “저주파 자기장 반응성 나노 소재는 독성이 낮으며 자기장과 반응해 아밀로이드 응집체를 효율적으로 분해할 수 있기에 의료분야로 확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ˮ면서 ”이를 검증하기 위해 앞으로 알츠하이머 형질변환 마우스 등을 이용한 동물실험 등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ˮ고 말했다.
박 교수는 “나노입자를 세포수준에서 독성확인을 거쳤고 혼합물에서 베타-아밀로이드 펩타이드가 분해되는 것도 확인했다”며 “문제는 동물 실험과 임상에서 어떤 부작용이 있을지 아직 모르는 상황이어서 조심스럽고 앞으로 후속 연구를 통해 이를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초연구이기 때문에 지나친 확대해석을 박 교수는 경계했다.
KAIST 신소재공학과 장진형 박사과정이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논문명: Magnetoelectric dissociation of Alzheimer's β-amyloid aggregates)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5월 13일 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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