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승권 기자] 겔포스와 용각산으로 유명해진 보령이 새로운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최근 제약에서 헬스케어로 사업을 확장하며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으로 도약을 선언했고 사명도 '보령제약'에서 '보령'으로 바꿨다. 특히 매출이 늘고 있는 항암제 사업에 힘을 주고 있는 모습이다.
22일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작년 상반기 보령제약이 판매 중인 항암제와 항암치료보조제 매출 합계는 623억원이다. 2020년 상반기 557억원 대비 12% 증가했다.
국내 제약사 중 항암제 시장점유율 1위인 보령은 올해 항암제 사업을 더욱 확장할 계획이다. 지난해 국내 최초로 혈액암 분야의 전문지식과 경험을 갖춘 조직을 신설한 바 있다. 주요 혈액암 제품인 벨킨(성분명 보르테조밉), 데비킨(성분명 데시타빈), 비자다킨(성분명 아자시티딘), 벤코드(성분명 벤다무스틴), 글리마(성분명 아자시티딘) 등을 중심으로 시장점유율을 늘리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특히 주목을 받는 제품으로는 췌장암‧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젬자(성분명 젬시타빈)'다. 젬자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 7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76억원으로 9% 늘어났다. 보령제약은 지난 2014년부터 젬자 공동판매를 진행하다가 지난해 5월 국내 권리를 인수했다.
보령제약은 높은 브랜드 충성도를 나타내면서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의약품 판권을 인수하는 '레거시 브랜드 인수(LBA)'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LBA는 인수합병(M&A), 연구개발(R&D) 등에 비해 추가 투자비용이 적고 안정된 수입처를 마련할 수 있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젬자는 LBA 전략의 대표 품목 중 하나다.
또 올해 신규 파트너링을 통해 케미컬 위주의 항암제에서 바이오 의약품으로 항암제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지난해 보령은 삼성바이오에피스와 독점 판권 계약을 통해 온베브지(성분명 베바시주맙)와 삼페넷(성분명 트라스투주맙)를 도입하면서 첫 바이오시밀러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바 있다. 올해 항암 혁신신약 연구 개발에도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미국혈액학회(ASH)에서 혈액암 신약후보물질 'BR2002' 1상 결과를 발표하며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ASH에서 보령제약이 발표한 PI3K 감마/델타 및 DNAPK 3중 저해제 BR2002 1상 결과에 따르면 T세포 림프종(PTCL) 환자 9명 중 1명 완전관해(CR), 2명 부분관해(PR), 5명 안정병변(SD), 1명 진행(PD) 등이 나타났다.
ORR(객관적 반응률)은 25%, DCR(질병통제율)은 88.9%, PFS(무진행생존기간)는 중앙값은 11.1개월이었다.
이에 보령제약은 내년 중에 PTCL 환자군 대상 1b/2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2상 용량은 200㎎ QD(1일 1회)로 정해졌다.
BR2002 기전 중 하나인 PI3K 저해제와 DNA-PK 저해제는 각각 글로벌에서 항암제로 개발되고 있지만, 2개 기전에 모두 작용하는 기전은 BR2002가 유일하다. BR2002는 암세포의 주요 성장인자 PI3K 감마, PI3K 델타, DNA-PK 등을 동시에 저해하는 비호치킨성 림프종 치료제로, 글로벌 퍼스트 인 클래스 신약후보물질로 평가된다.
강하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임상 초기 단계에서 등급 4 이상 부작용도 없었던 만큼, T세포 림프종에 대한 우수한 효능과 안전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퍼스트 인 클래스 물질로서 삼중저해를 해낼 기전이라는 데에 관심을 가져볼만하다"고 내다봤다.
/김승권 기자(peac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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