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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잇단 진출 선언…중고차 시장 격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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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렌터카 업체 속속 시장 진출…올 하반기부터 무한경쟁 체제 본격화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완성차 업체 등 대기업의 시장 진출이 가능해지면서 국내 중고차 시장이 무한경쟁 체제에 들어가게 된다.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현대자동차와 기아를 필두로 대기업들이 연이어 시장 진출이 예상되면서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관련 업체들의 생존 전략 마련도 분주해지는 모습이다.

중고차 시장 진출을 공식화한 현대차와 기아를 시작으로 한국GM·르노코리아·쌍용차 등 완성차 업체는 물론 렌터카 계열사를 둔 롯데그룹, SK그룹도 중고차 사업에 뛰어들며 시장 내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픽=조은수 기자]
중고차 시장 진출을 공식화한 현대차와 기아를 시작으로 한국GM·르노코리아·쌍용차 등 완성차 업체는 물론 렌터카 계열사를 둔 롯데그룹, SK그룹도 중고차 사업에 뛰어들며 시장 내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픽=조은수 기자]

5일 업계에 따르면 중고차 시장 진출을 공식화한 현대차와 기아를 시작으로 한국GM·르노코리아·쌍용차 등 완성차 업체는 물론 렌터카 계열사를 둔 롯데그룹, SK그룹도 중고차 사업에 뛰어들며 시장 내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최근 중소벤처기업부가 중고차매매업을 생계형 적합 업종으로 지정하지 않기로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중고차 판매업은 2013년부터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분류돼 대기업 진출이 막혀있었지만, 이번에 빗장이 풀리며 사실상 무한경쟁 체제에 돌입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발표한 중고차 사업 계획을 통해 수입차 브랜드에만 허용됐던 '인증 중고차 사업' 진출을 공식화했다. '인증 중고차 전용 하이테크센트'를 설립해 정밀진단, 정비를 전담할 '상품화 조직'을 꾸리고, 자체 검수를 거쳐 신차 못지않은 중고차를 시장에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중고차 판매 기준은 구입 후 5년, 주행 거리 10만㎞ 미만, 200여개 항목 품질 테스트 통과 차량 등으로 한정했다. '고품질' 중고차만 취급해 기존 매매업자들과 차별화하기 위한 것도 있지만, 시장점유율 자체 제안 등을 통한 상생도 염두에 둔 방안이다.

한국GM과 르노코리아, 쌍용차도 구체적인 중고차 시장 진출 계획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동차가 IT 기기화되면서 소프트웨어의 비중이 커지고 있고, 향후 중고차 매입 후 정비 과정에서도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가 중요해질 것"이라며 "완성차 업체는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적은 비용으로 중고차 가치를 쉽게 높일 수 있어 기존 중고차 매입 업자들에 비해 경쟁력 우위가 있다"고 전망했다.

현대차 중고차 통합정보 포털(가칭 '중고차 연구소) 콘셉트 이미지.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차 중고차 통합정보 포털(가칭 '중고차 연구소) 콘셉트 이미지. [사진=현대자동차]

국내 렌터카 업체들도 중고차 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렌탈은 올 하반기 중고차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자사가 보유한 중고차 경매장 롯데오토옥션의 인프라를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전국 100개의 직영지점을 보유한 롯데오토옥션은 1회 1천500대의 경매가 가능한 단일 규모 최대 자동차 경매장이다. 롯데렌탈은 이를 통해 연간 중고차 5만 대를 판매하고 있다.

특히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한 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해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선다. 온라인으로 중고차 판매, 중개, 렌탈은 물론 중고차 인증과 사후 관리(AS)까지 가능한 비대면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오프라인에서는 쇼룸과 시승, 정비 체험 등이 가능한 멀티플렉스 매장과 연계한다.

롯데렌탈 관계자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중고차 판매업을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함에 따라 중고차 B2C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라며 "판매자와 구매자 간 정보 불균형 해소 등 소비자 편익 확대에 업무 역량을 집중해 올해 하반기 B2C 플랫폼 진출을 시작으로 2025년까지 중고차 전체 시장 점유율 10%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렌터카는 최근 온라인 전용 중고차 장기렌터카 상품을 정식으로 출시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시작한 파일럿 테스트 기간 동안 중고차 장기렌터카가 평균 3일 내 계약이 성사될 정도로 인기를 확인한 데 따른 것이다. SK렌터카는 중고차 장기렌털 상품 외에도 소비자가 믿고 구매할 수 있는 유관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렌터카 사업 특성상 사용 연한이 지난 중고차 매물이 꾸준히 나오고, 과거 SK그룹이 'SK엔카'를 통해 중고차 사업을 한 경험도 있어 SK렌터카의 중고차 시장 진출 가능성이 높다는 게 시장의 관측이다. SK그룹이 중고차 판매업 적합업종 지정 후 매각했던 중고차 사업은 현재 '케이카'와 '엔카'로 중고차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김민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고차 시장 전반에 거래 인증중고차 도입 등 정보비대칭 해소 노력이 커지고, 작년 기준 약 2.5% 수준인 온라인 판매 비중도 확대될 것"이라며 "국내 중고차 시장의 구조적인 성장도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중고차 시장은 레몬마켓(저급품만 유통되는 시장)으로 분류돼 왔는데, 완성차 업체와 같은 대기업이 직접 인증하는 고품질의 중고차가 늘어나면 시장의 신뢰가 회복되고 활성화도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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