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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우주] 군(軍)이 쏘아올린 고체 발사체…대략 난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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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이 앞서면 우주 전체 산업, ITAR 간섭으로 어려울 수도

ADD는 지난달 30일 종합시험장에서 고체 추진 우주발사체의 성능 검증을 위한 첫 번째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사진=국방부]
ADD는 지난달 30일 종합시험장에서 고체 추진 우주발사체의 성능 검증을 위한 첫 번째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사진=국방부]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지난달 30일 순수 우리 기술로 개발한 ‘고체 추진 우주발사체(고체 발사체)’가 첫 시험발사에 성공했다는 뉴스가 쏟아져 나왔다.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종합시험장에서 서욱 국방부 장관을 비롯해 군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고체 발사체의 성능 검증을 위한 첫 번째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추켜세웠다.

주어가 ‘군(軍)’이라는 사실을 명확히 했다. 이를 두고 국내 우주산업에 관계하고 있는 전문가들은 ‘대략 난감’이라는 표현을 썼다. 민간 중심의 '뉴스페이스' 시대로 가는 마당에 거꾸로 가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발사체(로켓)는 크게 두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여러 위성을 저궤도 등에 쏘아 올리기 위한 수송수단으로 다가온다. 평화적 의미가 강하다. 두 번째는 강력한 ‘무기’ 개념으로 해석한다. 로켓 앞에 탑재체를 싣는데 관련 위성을 실으면 우주 수송수단이다. 반면 핵탄두 등 폭탄을 탑재하면 강력한 ‘무기’로 탈바꿈한다. 발사체는 우주의 평화적 목적을 위한 수단이면서 강력한 무기 개념, 두 가지를 동시에 갖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군(軍)’이 주어로 등장하면 해당 발사체에 대해 ‘우주의 평화적 목적’이 아닌 강력한 군사력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ADD가 고체 발사체 시험발사를 대놓고 홍보하자 우주전문가들이 비판하고 나섰다.

조광래 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관련 뉴스를 링크하면서 비판을 쏟아냈다.

조 전 원장은 ‘대한민국 국방부의 어리석은 자승자박’이란 제목으로 “국방부는 고체연료 우주발사체의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자랑하며 공개했다”고 지적한 뒤 “정상적 국가에서는 있을 수 없는 대형사고”라고 비판했다.

그 어떤 나라도 국방부가 전면에 나서서 우주발사체를 개발하고 발사하진 않는다는 것이다. 조 전 원장은 “우주발사체는 대표적 이중용도 기술이자 물품”이라며 “우주발사체는 바로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로 전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각국은 ICBM을 만든다는 의구심을 피하기 위해 우주의 평화적 이용을 목적으로 우주발사체를 개발한다고 상투 선전을 하면서 민간에서 담당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심지어 군사용으로 개발된 것이라도 군(軍)이 직접 다루지 않고 민간이 주도하는 모습을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 전 원장은 “이제 전 세계가 우리나라의 우주발사체 개발을 ICBM 개발이라고 의심하고 비난해도 할 말이 없게 됐다”고 강조했다.

군이 중심이 돼 발사체를 개발하면 전체 우주산업에 악영향을 끼친다. 국제무기거래규정(International Traffic in Arms Regulations, ITAR) 때문이다. 군이 중심이 된 발사체 개발을 ‘무기’ 개념으로 받아들이면서 관련 부품의 수출입 제한을 받을 수 있다.

우주관련 부품 가운데는 국내 기술로 설계, 제작이 어려운 품목이 아주 많다. 국산품으로 대체가 불가능한 경우가 수두룩하다. 이때 해외 부품을 도입해 활용해야 하는데 ITAR 규정이 적용되면 도입하는데 큰 어려움이 따르고 개발은 뒤처질 수밖에 없다. 국제적으로 고립될 수밖에 없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몇 년 전부터 스페이스X, 보잉 등 민간업체와 기술개발 등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것도 이런 연장선이다. 실제 NASA가 자본과 기술력을 모두 갖고 있으면서 민간업체가 개발하는 것처럼 포장하는 것도 없지 않다.

최근 정권 교체기에서도 민군 조율 문제가 부상하고 있다. 우리나라 우주관련 거버넌스 개편에서 민군 연구개발을 통합할 것이냐 문제를 두고 민감한 상황에 놓였다.

문홍규 한국천문연구원 박사는 “우주 전담기관에 군 연구개발 기능이 포함되는 경우 관련 부품이 ITAR의 간섭으로 수입에 제한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민군 연구개발 기관들을 통폐합, 운영하는 안은 추후 검토와 재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민간우주(civil space)와 국방우주(military space)는 구별해야 한다”며 “민간우주 부문에서는 ’우주의 평화적 이용’을 공표하는 것이 맞다”고 진단했다.

/세종=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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