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 데이터기본법 시행에 따라 '국가데이터정책위원회'가 출범한다. 전 산업 분야에서 데이터의 영향력 커짐에 따라 국가데이터정책위원회가 데이터 거버넌스 역할을 할 수 있을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공공·민간의 데이터 정책을 총괄할 수 있는 '국가 차원의 의사결정 기구 설립'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범부처 데이터정책 최고 의사결정기구로서 '국가데이터 정책 위원회'가 신설된다. 데이터기본법에 따라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행정안전부가 공동간사를 맡는다. 위원회는 3년마다 데이터 산업 진흥을 위한 종합 계획을 심의·확정한다.
그간 대통령직속 기관 4차산업혁명위원회에서 데이터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아왔지만, 오늘 8월 운영이 종료된다. 5년간 운영된 한시적 조직인만큼 강력한 실행력을 갖추지 못한 채, 정책 조정 역할에만 그치는 아쉬움이 있었다.
이제는 산업 별로 흩어져 있는 데이터 정책을 통합할 수 있도록, 실효성을 갖춘 거버넌스 체계가 필요한 시기다. 마이데이터 전 분야 확대, 인공지능(AI) 기술의 개발, 사물인터넷(IoT)의 발달 등 데이터 기반 산업이 빠르게 커지고 있는 데다, 데이터산업법, 산업디지털전환법이 오는 4월과 7월 각각 시행됨에 따라 중복 입법 문제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특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도의 데이터산업법은 기본법이고, 산업통상자원부가 주도한 산업디지털전환법은 특별법인데, 전자는 데이터 자체의 경제적 가치에, 후자는 데이터를 활용한 산업의 디지털 전환에 초점을 두고 있다. 더욱이 두 법 모두 개인정보 보호법을 우선 적용함을 명시하고 있어, 데이터의 활용과 보호 측면에서 서로 상충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최근 데이터 법제 이슈를 다룬 웨비나에서 이승민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현재 국내 개인정보보호법이 강해 데이터 활용을 제한하는 부분이 있다"면서, "두 법이 데이터 산업 진흥을 명시하고 있지만, 개보법을 전혀 건드리지 못한 채 활용에만 방점을 두고 있어 아쉽다. 이러한 상황이 데이터를 이미 독점하고 있는 빅테크 기업들에만 유리하게 작용될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데이터 법제도에 대한 논의와 실제 입법은 이제 막 시작한 단계다. 각 부처에서 제정한 법률이 개인정보 보호 체계와 대립하지 않으면서, 업계 혼란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함께 논의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과기부, 산업부는 물론, 행안부, 중소기업벤처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 여러 정부부처와 기관이 얽혀 있기에 이들 간의 긴밀한 협력이 중요하다. 여기서 '국가데이터정책위원회'가 중심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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