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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또 삼송지구 주차장 방치…고양시"지자체에 떠넘기기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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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고성철 기자] 3년차를 맞은 경기도 고양시 삼송택지개발지구가 여전히 주차난으로 시끄러운 가운데 원흥역 환승주차장도 조성에 난항을 겪고 있다. 사업시행자인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환승시설 조성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며 주민불편을 가중시키고 있다.

경기도 고양시(시장 이재준)는 LH가 원흥역 환승주차장을 책임지고 조성하도록 강경 대응할 계획이라고 24일 밝혔다.

고양시 원흥역 환승주차장 부지 [사진=고양시]
고양시 원흥역 환승주차장 부지 [사진=고양시]

◆ 원흥역 환승주차장 불투명 조짐…고양시, LH에 강경대응 방침

고양시에서 사업시행자가 신규 택지개발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개발면적의 0.6%를 노외주차장 용지로 확보해야한다. 삼송택지개발지구의 경우 총 11개, 대지면적 3만5천224㎡의 용지가 확보됐다. 그러나 11개의 주차장 용지 중 9개는 민간에 매각되고, 남은 건 삼송역과 원흥역 환승주차장, 단 두 곳이다.

문제가 되고 있는 원흥역 환승주차장은 면적 1만1천79㎡, 주차면수 230면의 ‘광역교통 개선대책’상의 환승시설로, LH가 시행주체이자 모든 재원부담의 주체로서 조성해야한다. 시는 이 주차장을 LH가 직접 건설·운영하는 공공지원건축사업으로 시행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나섰다.

LH에서는 지난해 6월부터 고양삼송 공공주차장 사업타당성 조사용역을 일방적으로 시행, 고양시와 용역에 관련된 사전 협의는 전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해당 용역 결과 사업타당성이 낮을 시 사업이 장기화되거나 민간매각으로 전환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삼송지구뿐만 아니라 지축공공주택지구도 아직 준공 전임에도 불구하고 벌써 주차부족 민원이 상당하다”며, “계속해서 문제가 재발할 여지가 있는 만큼 이번 사안에 대해 강경하게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H는 이미 지축공공주택지구에 확보된 6개의 노외주차장 용지 중 4개를 민간에 매각한 상황이다. 시는 이에 대한 대응으로 노상주차장 확보, 지축역 하부 주차장 설치 등을 제시했으나 LH에서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재준 고양시장은 “LH는 광역교통 개선대책의 시행주체임에도 불구하고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며, “기반시설 설치를 계속 외면한다면 앞으로 고양시에서 추진 될 LH와의 공공사업에 협조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고양시 삼송역 환승주차장에서 지난 2020년 이재준 고양시장(왼쪽에서 두번째)이 현장 집무실에서 시민들로 부터 의견 청취하고 있다[사진=고양시]
경기도 고양시 삼송역 환승주차장에서 지난 2020년 이재준 고양시장(왼쪽에서 두번째)이 현장 집무실에서 시민들로 부터 의견 청취하고 있다[사진=고양시]

◆삼송역 환승주차장 도돌이표…‘공공’외면하는‘공공택지개발’

LH의 기반시설 설치 외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LH는 2014년 삼송역 환승주차장을 조성, 무료 개방했다. 삼송역 환승주차장 또한 LH가 시행주체로서 모든 재원을 부담해야하는 광역교통 개선대책 대상 사업임에도 불구, 개방 4년만인 2018년 사업비 회수를 위해 유상공급계획을 내세워 주차장을 폐쇄하고 민간매각을 추진한 바 있다.

이로 인한 불편은 고스란히 주민에게 전가됐다. 주차장이 폐쇄된 2년간 삼송역 인근은 불법주차로 골머리를 앓았으며, 출퇴근하는 시민들의 불편도 이어졌다. LH는 주민불편에도 불구, 매각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매매가격으로 157억 원을 제시했다.

당시 이 시장은 주차장을 되찾기 위해 집무실을 주차장 앞으로 옮겨 시에 주차장을 무상임대하고, 장기적으로는 시로 돌려줄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주차장 앞 집무실이 생긴 지 한 달여 만에 삼송역 환승주차장이 고양시로 돌아왔다. 시에 1년간 무상 임대하는 방식으로 다시 문을 열었으며, 이후 협상을 통해 기존 157억 원의 40%수준인 63억 원에 시가 매입, 주민에게 돌려줬다.

당시 상생협약을 통해 앞으로 LH가 주민 편의시설 조성에 적극 협력하고, 삼송·지축·원흥역 환승시설 설치 등 광역교통 개선 대책 사항을 준수해 이행에 협조하기로 협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흥역 환승주차장은 삼송역 환승주차장의 전철을 밟고 있는 실정이다.

◆ 개발이익은 LH로, 재정부담은 지자체가…주민불편 볼모로 이익 챙겨

고양시에는 삼송, 원흥 등 LH가 주도하는 6개의 택지개발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데, 택지지구 내 복지관, 체육관, 도서관 등 50여개의 기반시설은 고양시 몫으로 미뤄졌다. 개발이익은 하나도 나눠받지 못했는데 시설을 지을 땅까지 LH로부터 매입해야해 시에는 약 1조원에 가까운 부담만 안겨진 셈이다.

이 시장은 “LH는 주민불편은 모르쇠로 일관하며 기반시설 설치를 지자체에 미루고 있다”며, “지자체 입장에서는 울며 겨자 먹기로 빚내서 시설을 설치할 수밖에 없는 횡포에 가까운 개발방식”이라고 지적했다.

감사원에서도 공공기관으로서 LH의 책임을 일부 인정한 바 있다. 2019년 감사에서 LH의 개발방식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 택지개발로 인한 각종 공공시설은 지자체에 조성원가 이하로 공급하고, 개발 시 지자체의 의견을 사전에 최대한 수렴·수용하도록 방침을 내렸다.

택지개발지구 내 주차문제가 지속적으로 불거지면서 시는 불합리한 제도를 개선할 것을 도와 중앙정부에 지속 건의, 2019년 7월 토지주택공사법이 개정돼 LH가 주차장을 직접 건설·운영하는 ‘공공지원건축사업’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실제로는 활발하게 추진되지 않고 있다.

LH에서는 관련법에 의무 규정이 없다는 것을 내세워 계속해서 지자체에 부담을 전가하고 있다. 시는 앞으로도 LH의 개발방식 개선을 위해 관련법 개정 등 제도개선을 중앙에 적극 건의할 계획이다.

시는 LH가 택지개발로 막대한 이익을 얻고 있는 만큼, 공공사업 시행자로서 도의적으로라도 개발이익을 주민에 환원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 시장은 “주민을 외면하는 LH의 개발방식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 될 수 없다”며 “고양시는 관련법 개정 등 개발방식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 주민불편을 최소화하고 시민들의 권리를 지켜내겠다”고 말했다.

/고양=고성철 기자(imnews65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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