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한샘의 2대주주인 미국 사모펀드 테톤캐피탈파트너스가 정기주주총회에서 감사위원(사외이사) 선임을 시도하며 표 대결을 예고했다. 이사회 독립성을 높이고 주주가치를 높이겠다는 목표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테톤은 오는 23일 열리는 한샘 정기주총에서 이상훈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주주제안으로 올리고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에 나섰다.
이 교수는 13년간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회사법 전문 변호사로 활동했다. KDI 공공투자관리센터 전문위원을 거쳐 2015년부터 경북대 로스콜에서 교수로 재직 중인 기업지배구조 관련 전문가다.
테톤은 한샘의 지분 9.23%를 보유한 2대주주로, 13년간 장기투자를 해 왔다. 그러나 조창걸 전 명예회장 등 한샘 창업주 일가가 지난해 말 보유하고 있는 27.7%의 지분을 사모펀드인 IMM 프라이빗에쿼티(PE)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주주가치가 침해됐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에 테톤은 단순 투자에서 선회해 경영 참여를 선언하기도 했다.
테톤 측은 의결권대리행사 권유를 통해 "지배주주 일가는 시가 100% 상당의 프리미엄을 받고 주당 22만원 이상의 가격으로 지분과 경영권을 매각했지만, 이 과정에서 일반 주주들은 철저히 소외됐고 주가는 크게 하락했다"며 "이상훈 교수는 독립성과 전문성을 갖춘 기업지배구조 전문가로서 이사회와 감사위원회의 일원이 돼 한샘의 주주가치를 증대하고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데 기여할 적임자"라고 주장했다.
테톤은 앞서 지난해 11월 IMM PE로의 매각 결정 이후 열린 임시주총에서도 이 교수를 후보로 올릴 것을 한샘 측에 제안했지만, 당시 이사회가 받아들이지 않으며 무산된 바 있다.
테톤 측은 한샘이 주주가치 제고에 적극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샘이 지난해 4분기 74억5천900만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음에도 임직원에게 300억원 규모의 특별성과급을 지급해 영업이익이 2020년에 비해 26.9%나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해 14만원을 넘어섰던 주가가 지배주주 일가의 주식 매매계약 체결 후 반토막 날 정도로 하락했음에도 한샘이 주주가치 제고에 소극적이라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특히 한샘은 발행주식 총수의 28.04%(659만9천910주)에 달하는 자기주식을 보유하고 있는데, 자사주 소각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가 필요한 상황에서도 이를 요구하는 주주들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테톤은 한샘의 자기주식이 오히려 지배주주의 지배력 강화 목적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이에 테톤은 이 교수를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으로 선임하는 것을 비롯해 ▲이사회의 독립성 증진 ▲28.04% 자사주의 조속한 소각 ▲효율적인 자산분배 ▲모범적 지배구조헌장의 채택 등을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정기주총의 주주명부 기준이 되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IMM PE와 특수관계인 쪽이 확보하고 있는 의결권 지분율은 27.99%이다. 그러나 감사위원 선임에 적용되는 '3%룰'이 적용되면 12%대로 낮아지고, 한샘의 자기주식 보유분을 포함해도 의결권은 15% 수준에 불과하다.
'3%룰'은 상장사가 감사위원을 선출할 때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보유 지분의 최대 3%까지만 인정하는 것을 말한다. 대주주의 지나친 영향력 행사를 막아 경영 투명성을 확보하고, 소액주주들이 보다 쉽게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도입됐다.
한샘 소액주주연대 측도 한샘과 IMM PE 측에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요구하며 단체행동을 예고한 상태다. 지난 3분기 말 기준 소액주주 비중이 21.22% 수준인 만큼, 테톤 측이 의결권 위임장 확보에 성공하면 주총에서 표 대결을 통한 감사위원 진입에 성공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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