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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기업' 선언한 카카오…'새로운 땅' 어떤 모습일까 [메타버스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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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엔터 등서 관련 사업 지속…블록체인 기반 경제 생태계 구축도 '착착'

[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남궁훈 신임 카카오 대표 내정자가 '메타버스'를 카카오의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점찍었다. 카카오가 메타버스 관련 사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카카오식 메타버스가 어떤 방식으로 구현될 것인지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카카오는 단순히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의 기술을 활용한 3D 바탕의 가상 공간을 넘어 이용자 간 다양한 상호작용이 가능한 가상 세계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도 각 공동체(자회사)에서 관련 사업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이들 사업이 시너지 효과를 낼 경우 카카오가 추구하는 메타버스도 본격적으로 모습을 나타낼 전망이다.

[사진=카카오]
[사진=카카오]

◆핵심은 'B2C2C'…가상 세계 속 경제 체계 구축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남궁 대표 내정자는 지난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메타버스를 통해 새로운 땅을 발견하는 데 집중해 세계 시장으로 확장하고, 국민께 사랑받으며 성장하는 카카오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언급했다. 카카오가 지난 2014년 카카오톡 플랫폼을 활용한 for kakao 모델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한 것처럼, 앞으로는 '새로운 땅'인 메타버스를 통해 신규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글로벌 시장을 보다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카카오는 아직 직접적인 메타버스 관련 서비스를 하고 있지 않다. 네이버가 지난 2018년부터 '제페토'를 서비스하고 있고, 이후 여러 업체들이 메타버스를 표방하는 플랫폼을 내놓으며 관련 시장에 뛰어들겠다고 선언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다만 메타버스와 연결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자회사·계열사를 통해 진행하고 있다. 남궁 대표 내정자도 이전 카카오게임즈 공동대표 때부터 페이스북에서 메타버스 관련 언급을 수차례 해 왔다. 최근 페이스북에서도 "우리 시대의 화성, 무궁무진한 땅 메타버스를 개척하는 메타포밍 시대를 열겠다"고 언급했다.

남궁 대표는 메타버스가 'B2C2C(사업자-개인간 거래와 개인-개인간 거래 모델의 결합)' 속성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그는 "PC 시대의 B2C는 모바일 시대에 B2B2C로 부흥했고, 메타버스 시대를 만나 이제서야 B2C2C가 흥행하고 있다"며 "디지털 세상에서 일반 대중의 디지털 경제 활동이 가능해진 것"이라고 언급했다. 메타버스가 그저 VR·AR 등 첨단 기술로 이뤄진 가상 공간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안에서 이용자 간 상호 작용, 경제 활동 등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가상 세계라는 뜻이다. 블록체인, NFT(대체불가능한토큰) 등의 역할이 중요해지는 이유다.

카카오의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은 최근 메타버스와 게임파이를 위한 블록체인 서비스가 되겠다고 공표했다. [사진=클레이튼 미디엄]
카카오의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은 최근 메타버스와 게임파이를 위한 블록체인 서비스가 되겠다고 공표했다. [사진=클레이튼 미디엄]

'B2C2C'는 카카오의 메타버스 사업을 이해하는 키워드가 될 전망이다. 카카오는 카카오게임즈,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크러스트 등 자회사를 통해 블록체인·NFT 생태계를 구축하고 다양한 콘텐츠와의 접목을 시도 중이다.

일례로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 프렌즈게임즈는 현재 게임·메타버스에 특화된 NFT 거래소를 개발하고 있다. 게임 아이템, 아이돌 팬아트 등이 가상자산화돼 거래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최근 인기 웹툰·웹소설 '나 혼자만 레벨업(나혼렙)'의 명장면을 NFT화해 카카오 계열사인 '그라운드X'가 운영하는 디지털 작품 유통 플랫폼 '클립 드롭스'에서 실제 판매했다. 작품 유통에는 카카오의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Klaytn)' 기반의 코인 '클레이'가 활용됐다.

내부 블록체인 사업도 빠르게 재편 중이다. 최근 카카오 '클레이튼' 사업을 전담하게 된 크러스트는 클레이튼을 통해 메타버스와 게임파이(GameFi·게임의 금융화)를 위한 인프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발표했다. 게임·메타버스 관련 개발자뿐만 아니라 가상 세계에서 활동할 창작자들을 위한 블록체인 플랫폼이 되겠다는 뜻을 나타내기도 했다.

프렌즈게임즈 역시 웨이투빗으로부터 인수한 블록체인 플랫폼 '보라'의 기축통화를 최근 이더리움에서 클레이튼으로 바꿨다. 카카오의 클레이 토큰과 보라의 '보라' 토큰이 한 지붕 아래 있게 됐다. 카카오 공동체가 구축한 NFT 거래소 등을 토대로 보다 활발한 협력이 이뤄질 전망이다. 메타버스 내 원활한 경제 활동을 위한 체계를 갖추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프렌즈게임즈는 오는 2월 8일 '보라 2.0' 전략을 구체적으로 발표할 계획이다.

◆카카오식 메타버스 '착착'…게임·엔터 등 시너지 주목

남궁 대표는 메타버스의 구성 요소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는 "1단계 텍스트, 2단계 소리와 이미지, 3단계 멀티미디어로 디지털 형태소를 분류한다고 할 때 우리는 텍스트 형태소의 카카오톡, 소리 형태소의 멜론, 이미지 형태소의 (카카오)페이지, 멀티미디어 형태소의 게임까지 카카오 공동체에 핵심 요소들을 이미 보유하고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메타버스 세상을 새롭게 구성하는 고민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카카오가 이미 출시한 다양한 서비스들을 융합해 메타버스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아직 구체적인 그림은 나오지 않았지만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가진 다양한 콘텐츠·아티스트 지식재산권(IP)과 카카오게임즈의 여러 게임들이 향후 카카오의 메타버스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전망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이미 '나혼렙', '빈껍데기 공작부인' 등 인기작들과 NFT의 결합을 시도한 바 있다. 향후 카카오웹툰·카카오페이지에서 연재되는 인기 웹툰·웹소설 캐릭터 IP를 메타버스에 구현할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카카오엔터는 또 넷마블의 자회사 넷마블에프앤씨가 설립한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버추얼 아이돌(가상 아이돌) 그룹을 개발하겠다는 뜻도 나타냈다. 버추얼 아이돌이 데뷔할 경우 다수의 연예기획사를 보유하고 있는 카카오엔터의 연예인 매니지먼트 역량을 통한 시너지 효과가 전망된다. 여기에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 멜론을 활용할 수도 있다.

넷마블에프앤씨가 설립한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에서는 버추얼 아이돌을 개발 중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여기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
넷마블에프앤씨가 설립한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에서는 버추얼 아이돌을 개발 중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여기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

카카오게임즈의 경우 P2E 게임(Play to earn·돈 버는 게임)의 본격화를 통한 메타버스로의 확장이 예상된다. 현재 개발 중인 NFT 거래소와 함께, 기존 서비스 중인 게임에 P2E 요소를 접목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올해 글로벌 출시가 예정된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오딘: 발할라 라이징'의 P2E 버전 출시설이 대표적이다. 실제 '오딘' 개발사인 라이온하트스튜디오는 최근 블록체인 관련 개발자 채용공고를 올리기도 했다. 현실화된다면 '오딘'이라는 가상 세계 속에서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B2C2C' 생태계가 구현되는 방식으로 카카오식 메타버스가 꾸려질 수도 있을 전망이다.

이와 함께 카카오브레인 역시 지난해 12월 오픈 미니 컨퍼런스에서 "메타버스에 대해 논의 중"이라며 "카카오 공동체와 디지털 휴먼 등을 통한 협력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현재 카카오브레인은 가상 얼굴을 만드는 '닉페이스 프로젝트'와 딥러닝을 활용한 가상인간 제작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로 편입된 게임사 넵튠도 VR 소프트웨어 개발사, 가상인간 개발사 등을 잇따라 인수하며 메타버스 생태계 구축에 힘을 보태는 모습이다.

이처럼 각 자회사별로 관련 사업을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다 보니 카카오 공동체의 미래 사업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의 역할도 주목된다. 기본적으로 미래이니셔티브 센터가 카카오 전체 미래 사업의 방향성을 정하는 만큼 메타버스 사업도 예외가 아닐 전망이다. 남궁훈 대표 내정자가 카카오게임즈 출신이고, 미래이니셔티브의 신임 부사장 4명 중 3명 역시 카카오게임즈 또는 넵튠에서 근무한 만큼 메타버스 전략에서 게임이 상당한 역할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카카오 측은 "본사와 계열사 간 사업은 별개로 추진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윤선훈 기자(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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