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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해상운임 담합 칼 들었다…'동남아 항로' 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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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962억 부과…中·日 항로도 조사 진행중

[아이뉴스24 강길홍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해운기업의 공동행위를 담합으로 규정하고 칼을 빼들었다. 동남아 항로에 대한 과징금 부과를 결정했고, 중국·일본 항로에 대해서도 조사를 마치는 대로 전원회의에 상정할 예정이다. 이에 대한 해운업계의 반발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향후 진통이 예상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03년 12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총 541차례의 회합 등을 통해 한-동남아 수출·수입 항로에서 총 120차례 운임을 합의한 12개 국적선사, 11개 외국적선사 등 23개 선사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962억 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18일 밝혔다.

과징금 수준은 부당이득 규모, 재무상황, 시장의 특수성 등을 고려해 결정됐다. 국적 선사 가운데는 고려해운(296억4천500만원)이 가장 많은 과징금을 부과 받았고 이어 흥아라인(180억5천600만원), 장금상선(86억2천300만원), HMM(36억700만원) 순이다. 외국선 선사는 완하이(115억1천만원), TSL(39억9천600만원), 에버그린(33억9천900만원) 등이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공정위에 따르면 고려해운 등 23개 국내외 선사들은 2003년 12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동안 총 541차례의 회합, 기타 의사연락을 통해 한-동남아 항로에서 총 120차례 컨테이너 해상화물운송 서비스 운임에 대해서 합의하고, 이를 실행했다.

또한 자신들의 담합이 공정거래법에 위반된다는 것을 인식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공동행위를 은폐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외적으로는 선사들 간 합의해 운임을 결정한 것이 아니라, 개별선사의 자체 판단으로 운임을 결정했다고 알렸으며, 담합으로 의심을 사지 않도록 운임인상 금액은 천 원, 시행일은 2~3일 정도 차이를 두었다.

공정위는 23개 선사들의 운임 담합은 공정거래법 적용을 배제하는 공정거래법 제58조의 '다른 법령에 따른 정당한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해운법에 따른 공동행위가 되기 위해서는 절차적으로 선사들은 공동행위를 한 후 ▲30일 이내에 해수부장관에게 신고해야 하며(공동행위 내용 변경 시에도 동일) ▲신고 전에 합의된 운송조건에 대해 화주단체와 서로 정보를 충분히 교환하고 협의해야 한다.

그러나 23개 선사들의 운임 담합은 해운법상 신고와 협의 요건을 준수하지 않았다. 해수부장관에 대한 신고 및 화주단체와의 협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것이 공정위 판단이다. 이에 따라 운임 담합은 해운법에 따른 정당한 행위가 아니며 공정거래법 적용 대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운임합의 구조. [사진=공정거래위원회]
운임합의 구조. [사진=공정거래위원회]

이와 함께 이러한 운임 합의를 위한 회의를 소집하고 합의된 운임의 준수를 독려한 '동남아정기선사협의회(동정협)'에 대해서도 사업자단체 금지행위 위반으로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억6천5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가 지난 15년 간 해운시장에서 법이 허용하는 범위를 넘어 불법적으로 이루어진 선사들의 운임 담합 관행을 타파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이에 공정위는 해운 분야에서 불법적으로 이루어지는 운임 담합에 대해서는 엄정한 법집행을 계속해 나갈 계획이다.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인 한-중 항로와 한-일 항로에서의 운임 담합 건에 대해서도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심사보고서를 전원회의에 상정할 예정이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은 "정기 컨테이너 해상화물운송 서비스에 대해서는 오래 전부터 해운동맹이라는 이름으로 예외적으로 공동행위가 허용돼 왔다"며 하지만 공동행위의 경쟁제한적 폐해가 큰 만큼 세계 각국은 정기선사들의 공동행위를 무제한적으로 허용하지 않고 일정한 요건 하에 제한적으로 인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길홍 기자(sliz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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