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류한준 기자] '별 중의 별.' 오는 23일 페퍼저축은행(AI 페퍼스)의 홈 코트인 광주 염주체육관(페퍼스타디움)에서는 2021-22시즌 도드람 V리그 올스타전이 열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엄중해져 방역 조건 등이 지금도다 더 강하게 바뀌지 않을 경우 3시즌 만에 올스타전은 다시 열리게 된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지난달(12월) 올 시즌 올스타전에 나설 선수를 선정했는데 남녀부 최다 득표 주인공은 IBK기업은행 김희진이 됐다.
김희진은 또한 남녀 올스타 후보 중 유일하게 팬 투표에서 10만 표 이상을 받은 선수도 됐다. 그는 "정말 단 한 번도 생각하지 못한 결과"라며 "남녀부 통틀어 최다 득표는 더더욱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희진은 "팬들에게 정말 감사하다"며 "이렇게 많은 표와 사랑을 주신만큼 올스타전도 그렇고 남은 시즌 코트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 항상 응원을 보내 줘 감사하고 앞으로 받은 사랑을 좋은 플레이로 보답하는 선수가 되겠다. 올스타전에서 팬들과 만나길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다 득표 선수가 됐지만 김희진의 올 시즌 출발은 그렇지 못했다. 소속팀은 개막 후 7연패에 빠졌고 이 과정에서 팀내 불협화음이 밖으로 드러났다.
서남원 감독이 팀을 떠났고 조완기, 김사니 코치도 마찬가지였다. 서 전 감독에 이어 김 코치와 안태영 코치가 감독대행을 맡아 경기를 치렀다. 외국인선수도 라셈(미국)에서 산타나(푸에르토리코)로 교체됐다.
주전 세터이자 주장을 맡았던 조송화도 구단과 무단 이탈 논란을 두고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면서 결국 자유신분 공시됐다. 지난 11월 중순부터 한달이 안 된 시간 동안 IBK기업은행은 V리그 이슈의 중심이자 논란의 한 가운데 있었다.
구단은 김호철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4일 기준 IBK기업은행은 3승 16패(승점9)로 6위에 머무르고 있다. 5위 흥국생명(7승 13패 승점21)과 격차도 이제 제법 난다. 그러나 김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부터 조금씩 안정을 되찾고 있다.
김희진은 "김 감독이 팀에 온 뒤 훈련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며 "팀 훈련 내내 선수들 스스로 직접 생각하고 집중할수 있는 과정이 늘어나 좋다"고 말했다. 그는 "김 감독이 세세한 부분들을 많이 알려주고 있는데 나도 그렇고 동료 선수들 모두 더 많이 배우려고 한다"고 최근 달라진 선수단 상황도 전했다.
김희진은 인기면에서는 '포스트 김연경' 자리를 확실하게 꽤찼다. IBK기업은행이 팀내 문제로 논란이 됐을 때도 많은 팬들은 화성체육관에서 열리는 홈 경기 뿐 아니라 원정 경기를 직접 찾아 김희진에 응원과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그런데 김희진은 올 시즌 초반 경기력에 대한 지적을 많이 받았다. 이유는 있었다. 그는 도쿄올림픽에서도 무릎 부상으로 제 컨디션이 아니었다.
부상 중인 몸을 이끌고 코트에 나섰다. 휴식을 함께하며 치료를 받았지만 이어진 V리그 일정을 빠질 순 없었다. 그러나 팬들이 원하는 시원한 스파이크와 공격을 코트 안에서 자주 보여주지 못해 김희진도 답답했다.
그래도 김희진은 IBK기업은행에서 공격을 책임지고 있다. 그는 올 시즌 개막 후 4일 기준 17경기(62세트)에 나와 206점을 올리며 팀내 득점 부문 1위에 올라있다. 공격성공률이 36.6%로 조금 떨어지지만 해당 기록을 끌어올리기 위해 매 경기 집중하고 있다.
김희진은 팀 사정상 두 포지션에서 번갈아 나오는 경우가 많다. 미들 블로커(센터)와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다. 이정철 감독(현 SBS 스포츠 배구해설위원)이 창단 사령탑으로 팀을 맡았을 당시부터 김우재, 서남원, 김호철 감독에 이르기까지 김희진의 포지션 문제는 풀어야 할 과제이기도 했다.
김호철 감독은 "외국인선수를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로 둔다면 김희진이 라이트에서 뛰는 게 더 낫다"고 했다. 네트를 사이에 두고 IBK기업은행과 김희진을 상대로 많은 경기를 치른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 역시 같은 의견을 내비쳤다.
여자배구대표팀에서 김희진은 주로 라이트로 뛰었다. 태극 마크를 달고 첫 올림픽 4강을 경험한 2012 런던 대회때도 그랬고 두 번째로 4강 진출에 성공한 도쿄올림픽에서도 김희진은 라이트쪽에서 힘을 보탰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2024 파리올림픽을 준비하기 위해서도 김희진에 대한 지속적인 라이트 기용은 필요 조건이 되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올 시즌 일정이 반환점을 돈 현재 봄 배구 진출이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실망만 하기엔 많은 시간이 남았다. 김희진은 "나도 그렇고 팀 동료들 모두 다시 한 번 성장할수 있는 기회인 것 같다"고 했다. 그의 말처럼 다음 시즌 준비를 위해서라도 올 시즌 남은 일정을 잘 마쳐야한다.
그도 "힘든 일은 다 잊고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며 "김 감독이 팀에 온 뒤 가장 크게 바뀐 건 선수들이 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진 것 같다"고 강조했다.
IBK기업은행은 오는 6일 화성체육관에서 GS칼텍스를 상대로 새해 첫 경기를 갖는다. 김 감독 부임 후아직까지 승수를 올리지 못하고 있지만 김희진을 비롯한 선수들은 다시 도전에 나선다. 호재도 있다.
IBK기업은행은 지난 12월 31일 한국도로공사와 원정 경기를 치른 뒤 오랜만에 닷새라는 휴식 시간을 얻었다. 충분히 쉬며 체력을 보충했다.
/류한준 기자(hantae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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