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정보통신 전시회인 세빗. 이 곳의 '꽃'이라고 불리는 26번홀(통신관)은 국내 휴대폰 빅3(삼성, LG, 팬택)가 온통 압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또한 이들 3사가 출품한 신기술 만큼이나 이곳을 뜨겁게 누빈 이들 빅3 CEO의 위트와 가시가 담긴 말들도 많은 관심을 끌었다.
○..."계열사 제품이라고 자꾸 써주면 버릇됩니다."
삼성전자 이기태 정보통신총괄 사장은 초일류 부품이 아니면 삼성 계열사 부품도 쓰지 않는다고 설명하면서 이렇게 표현했다. 그는 이어 "치유해 주지 않으면 독약이 됩니다. 이를 통해 그룹의 기술을 초인류급으로 이끌어 주는 것이 통신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통신은 '익사이팅'이지, '필'이 아닙니다."
이기태 사장은 이동통신 기술의 세대교체를 설명하면서 통신은 재미 그 자체라고 거듭 강조했다. 뼈가 담긴 대목은 그 다음에 이어졌다. 이 사장은 "경쟁사(LG전자를 뜻함)가 디지털을 '필'이라고 부르는 것은 잘못 생각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는 삼성전자는 '디지털 익사이팅'이라는 구호를, LG전자는 '필스 굿(또는 룩)' 등을 휴대폰 캐치 프레이즈로 쓰고 있는 것을 빗대어 한 말으로 보인다. 특히 디지털은 '정적(필)'인 것보다는 '역동적(익사이팅)'인 경험임을 강조하기 위해 꺼낸 말로 이해된다.
○..."뇌세포까지 자극하는 휴대폰이 나올 겁니다."
이기태 사장은 휴대폰 컨버전스의 한계는 없다고 강조하면서 이 처럼 뇌세포까지 자극하는 휴대폰의 등장을 예고해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특히 HSDPA 같은 엄청난 속도의 이동통신망에 나노기술, 바이오테크놀로지 등이 결합되면 엄청난 화력을 갖는 컨버전스 제품들이 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니그로폰테가 어떤 회사죠?"
얼마전 국내에서 열린 LG전자 단말연구소 준공 기념 포럼에서 "소비자의 다양한 요구에 맞춰 단순한 기능의 휴대폰도 내놔야 한다"고 주장한 니그로폰테(MIT대학 미디어연구소장)에 대한 견해를 묻자, 이기태 사장은 이처럼 대답해 폭소를 자아냈다. 그는 이어 "니그로폰테 교수는 (휴대폰 컨버전스를) 무작정 반대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또 (웃으면서) "그 업체를 방문할 기회가 생기면 꼭 좀 물어봐달라"고 덧붙였다. 니그로폰테 교수는 '디지털이다(Being Digital)'라는 책을 통해 디지털 시대의 미래를 처음으로 제시, '디지털 전도사'라는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인물이다.
○..."상상력의 부재, 아이디어의 부재"
LG전자 박문화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사업본부 사장은 이번 세빗 전시회를 둘러 본 후 "지금껏 생각했던 카메라, MP3, DMB, 게임, 네비게이션 등 대부분의 기능들이 이미 휴대폰에 컨버전스됐다"며"그 다음 컨버전스가 뭔가인지를 보여 줄 수 있는 상상력이 부재하다"고 꼬집었다. 지난 2월 프랑스 깐느에서 열린 '3GSM 세계회의'나 이번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세빗 2005'에 출품된 제품들이 별반 다를바가 없다고 언급하면서 전시회 관전 소감을 한마디로 압축한 것이다.
○..."모토로라, LG 등이 뭔가를 숨기는 것 같다"
이성규 팬택 사장은 통신관을 둘러 본 후 "소니에릭슨 휴대폰 중 디자인이 좋은 게 많이 나왔다"며 "그런데, 모토로라, LG전자 등은 뭔가를 숨기는 것 같다"고 표현해 주위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들 두 회사가 이미 외부에 공개한 모델 외에는 개발중인 신모델을 이번 전시회에 공개하기를 꺼려, 비밀병기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을 빗대어 말한 것으로 보인다.
○..."휴대폰은 타이밍의 싸움"
또 이성규 사장은 바로 앞에 부스를 연 삼성전자가 700만화소폰, HSDPA폰 등을 개발한 것과 관련, 자사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 "5메가픽셀 카메라, 7메가픽셀 카메라, HSDPA 모듈 등은 필요에 따라 휴대폰에 탑재하면 되는 것"이라며 "거래선에서 요구하는 단말기를 만들어 공급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시장 상항에 맞춰 필요로 하는 것을 개발하면 된다"고 말했다. '월드 베스트, 월드 퍼스트'를 중시하는 삼성전자와 자사와는 휴대폰 사업 전략이 다르다는 뜻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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