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부동산 시장에서 핵심 산업으로 떠오른 글로벌 프롭테크(proptech)업계에서 일부 업체들이 잇달아 백기를 들고 사업 부문을 철수 또는 파산하는 모습을 보인다.
건설·부동산 시장의 비효율성,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결할 것으로 여겨졌던 프롭테크 업체들의 성장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과 함께 사업 구조상 시장의 패러다임을 개선하기까지 많은 난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18일 관련업계와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최근 미국 나스닥 상장사이자 프롭테크 대표 기업 질로우는 매입한 주택을 리모델링한 후 매입가보다 비싸게 파는 '홈 플리핑' 사업을 포기했다.
질로우는 지난 2분기에 3천800채 이상의 집을 인수했으며, 2018년 '질로우 오퍼스' 사업부를 통해 홈 플리핑(home-flipping, 낡은 집을 구매해 리모델링 후 시세차익을 노리고 되파는 일) 사업에 뛰어들었다.
주택 소유자가 자신들의 집에 오퍼를 요청하면 질로우의 알고리즘을 이용해 가격을 책정하고, 소유자가 이를 받아들이면 부동산을 매입해 수리 후 이를 다시 시장에 내놓는 방식이다.
질로우가 플리핑 사업을 포기한데는 금리 인상이나 주택 수급 등 시장 전망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사업성이 떨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질로우는 홈 플리핑 사업 철수와 관련해 "주택 가격을 예측하기엔 불확실성이 너무 컸다"고 밝혔다.
또한, 미국 최대 프롭테크 유망주 중 하나였던 카테라도 파산했다. 카테라는 모듈러 주택 업체로, 소프트뱅크로부터 2조2천억원의 투자금을 받은 바 있다. 기업가치 1조원을 넘는 유니콘으로 평가받고도 무리한 사업확장으로 파산을 면치 못했다.
공유 오피스 시장 선두주자인 위워크(WEWORK)도 두 번째 도전 만에 올해 기업공개(IPO)에 성공했지만, 2019년 470억 달러(55조7천514억원)로 평가받았던 기업가치가 100억 달러(11조8천620억원)로 급락했다. 사무실 공유란 새로운 기회를 발굴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재택근무가 일상화하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국내에서도 부동산 매물 광고 비용이 주 수익원이었던 직방은 디지털 중개로 사업모델을 전환하는 '온택트파트너스' 서비스를 론칭했지만, 기존 업계를 견인하던 공인중개사협회와 갈등으로 신사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 패러다임 전환을 불러일으킨 프롭테크 업체들이 생각보다 많은 난항을 겪고 있다"며 "건설·부동산 시장의 비효율성·비대칭성을 해결할 것으로 여겨졌던 프롭테크 기업들의 성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도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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