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삼성전자가 단일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수출 1천100억 달러(약 130조원)를 달성하는 금자탑을 세웠다. 이는 올해 한국 수출 전망치인 약 6천362억 달러(757조원)의 6분의1에 달하는 규모다.
한국무역협회는 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제58회 무역의 날' 기념식을 개최하고 수출의 탑 시상식을 진행했다. 이날 시상식에서 삼성전자는 '1천100억불탑'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삼성전자의 수출 규모는 지난 1979년 1억 달러를 시작으로 1995년 100억 달러, 2008년 500억 달러를 달성한 데 이어 반도체 장기호황(슈퍼사이클)에 들어간 2018년 900억 달러를 돌파하며 기록 행진을 벌여 왔다.
이번에 삼성전자가 수출 1천100억 달러를 돌파한 건 주력인 메모리반도체 사업 외에도 스마트폰, 가전 등 주요 사업 대부분이 호실적을 내면서 반도체 실적을 뒷받침 했기 때문이다.
무협 측은 "삼성은 D램, 낸드플래시, TV, 냉장고, 스마트폰 등이 세계 1위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며 "2006년 이후 TV 전체 세계 1위, 2011년 이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상황에서도 위기의식을 늦추지 않고 있다. 코로나19로 산업계가 인공지능(AI), 5G 등으로 전환되면서 삼성도 메모리반도체, 스마트폰 등 외에도 세계 정상의 위치에서 캐시카우가 돼 줄 사업군을 빨리 육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달 미국 출장 후 귀국길에서 "투자도 투자지만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직접 봤다"며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의 돌파구는 시스템반도체다. 이 부회장은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1위 목표를 내걸었고, 삼성전자는 여기에 171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인공지능 등이 진화하며 데이터 연산이 복잡해지고 5G 이상으로 통신 속도가 빨라질수록 반도체 수요는 많아질 수 밖에 없다. 반도체 수요가 많아지면 이를 생산하는 파운드리 몸값도 뛸 수 밖에 없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국내 반도체 생산기지인 경기 기흥·화성·평택과 미국 오스틴·테일러를 잇는 글로벌 생산 체계를 강화해 생산능력을 향후 약 2배 확대할 전망이다. 최근 삼성전자는 약 20조원 규모의 미국 제2 파운드리 공장을 테일러시로 결정하기도 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2019년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하면서 "메모리에 이어서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확실히 1등을 하겠다"며 "굳은 의지와 열정, 그리고 끈기를 갖고 도전해서 꼭 해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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