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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지주, '캐시카우' NS쇼핑 합병 논란…'토사구팽'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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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 도시첨단물류단지 개발 지원은 NS쇼핑이, 수혜는 지주사가…주주 반발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하림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며 주요 사업에 자금 지원을 해왔던 NS쇼핑이 결국 쪼개져 하림지주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된다.

특히 그룹의 알짜 개발 사업으로 꼽히는 양재 도시첨단물류단지 사업이 하림지주에 고스란히 넘어가게 돼 기존 NS쇼핑 주주들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하림그룹의 NS쇼핑 인수합병을 두고 김홍국 하림 회장의 2세 챙기기란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김홍국 회장. [사진=하림그룹]
하림그룹의 NS쇼핑 인수합병을 두고 김홍국 하림 회장의 2세 챙기기란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김홍국 회장. [사진=하림그룹]

◆ NS쇼핑, NS홀딩스(투자회사) 분할해 하림지주에 흡수합병…"사업 효율화 목적"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하림지주와 NS쇼핑은 지난 19일 이사회를 열어 양사의 주식 교환을 통해 NS쇼핑을 하림지주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결정했다. 하림지주는 신주를 발행해 NS쇼핑 주주들에게 1주당 하림지주 주식 1.41347204주를 교부하는 방식으로 주식 교환을 추진한다.

하림지주는 주식교환을 통해 NS쇼핑(현재 지분율 47.96%)의 주식 100%를 확보하고 완전 자회사로 편입, 이후 NS쇼핑을 상장폐지키로 했다. 또한 NS쇼핑을 투자회사인 NS홀딩스(가칭)와 홈쇼핑 사업법인인 NS쇼핑으로 분할하고, NS홀딩스를 하림지주와 합병할 계획이다.

하림지주는 오랜 기간 적자에 시달려온 NS쇼핑의 사업 효율화를 통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NS쇼핑이 장기간 자금 수혈을 하며 재무구조에 부담으로 작용해 왔던 물류사업 부문을 흡수해 NS쇼핑의 재정적 부담을 줄이고,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 NS쇼핑, 그룹 주요 사업의 자금 줄 역할 해 와…"주가 저평가 배경"

하지만 NS쇼핑 주주들의 생각은 달랐다. 하림지주의 이 같은 결정의 주요 배경엔 NS쇼핑의 자회사인 하림산업이 추진 중인 양재 도시첨단물류단지 조성사업이 있다는 판단이다.

양재 도시첨단물류단지 사업은 NS쇼핑의 100% 자회사인 하림산업이 지난 2016년 양재동 옛 화물터미널 부지 9만1천82제곱미터(㎡)를 4천525억원에 매입해 개발하는 사업으로, 용적률, 건물 층수 등을 놓고 서울시와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첫 삽도 뜨지 못한 채 표류해 왔다.

이에 하림산업은 2019년 289억원 순손실을 낸 데 이어 지난해에도 299억원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적자만 쌓이는 상황에서 모회사인 NS쇼핑이 지속적인 자금 수혈을 해 왔다. NS쇼핑은 코스피시장에 상장한 2015년까지만 해도 차입금이 없었지만, 양재동 도시첨단물류단지 부지 인수 당시 비용 마련을 위해 1천8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나머지는 보유 현금과 은행 차입을 통해 조달한 바 있다.

이후에도 NS쇼핑은 지난해 500억원, 올해 300억원을 추가로 하림산업에 출자하는 등 자회사에 대한 대규모 자금 지원을 하며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지적도 나왔다. 특히 하림지주가 계열사의 성장동력으로 추진하는 사업에 현금창출력이 높은 NS쇼핑을 동원한다는 비판도 있었다. 실제로 증권가에서는 자회사에 대한 자금 지원에 따른 재무적 부담이 NS쇼핑의 주가 저평가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NS쇼핑은 홈쇼핑업에서 연간 500~7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창출하는 안정적인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며 "다만 양재 도시첨단물류단지 개발 시기가 늦춰지면서 실적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자회사의 신사업 확대로 인한 적자 부담까지 안고 있어 주가 흐름이 부진했다"고 지적했다.

하림그룹 입장에서는 이번에 NS쇼핑의 물류사업 부문을 완전히 지주사에 편입해 개발 사업 등을 직접 추진함으로써 그룹의 주요 추진 사업에 ‘캐시카우’인 NS쇼핑 등 계열사를 동원한다는 비판에서는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림지주는 주식교환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통해 "하림산업의 도시첨단물류단지 개발 사업이 진행돼 추가적인 자금이 소요될 경우, 현 지배구조상 NS쇼핑은 하림산업의 모회사이기 때문에 추가적인 자금 유출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영업현금흐름이 충분히 뒷받침되지 못하면 NS쇼핑의 재무안정성이 악화될 위험이 존재해 그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고자 이번 지배구조 개편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NS쇼핑은 홈쇼핑 사업 역량 집중, 신규 사업 기회 모색, 자금 운용 효율화 등 장기적인 성장 전략을 추진할 수 있다"며 "하림산업의 부동산 개발사업부문은 하림지주에 편입돼 양재동 부지 개발 관련한 시장 환경 변화에 탄력적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림지주는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해 NS쇼핑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할 예정이다. 사진은 하림산업이 개발 추진 중인 양재 도시첨단물류단지 부지. [사진=하림]
하림지주는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해 NS쇼핑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할 예정이다. 사진은 하림산업이 개발 추진 중인 양재 도시첨단물류단지 부지. [사진=하림]

◆ 양재 도시첨단물류단지 개발 수혜 지주사 독점…주주 반발에도 통과 무난할 듯

그러나 지금까지 양재 도시첨단물류단지 개발 사업에 대한 자금 수혈은 NS쇼핑이 도맡아 했음에도 실제 개발 후 이익은 하림지주가 가져가는 모양새여서 기존 NS쇼핑 주주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이제서야 본격화 채비에 들어간 양재 도시첨단물류단지 개발 사업이 NS쇼핑의 주가에 반영되지 못한 저평가 상태에서 주식교환이 이뤄지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NS쇼핑 주주들 입장에서는 양재 도시첨단물류단지 개발에 대한 이익도 하림지주 주주들과 나눠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주주가치 희석도 불가피하다.

익명의 NS쇼핑 투자자는 "사업허가가 코앞인데 합병을 내세워 시가 교환을 한다. 사업허가 전하고 (허가 후의) 엔에스쇼핑 기업가치가 같다고 본다 이건데, 말이 되는가"라고 성토했다. 또한 "하림지주는 김홍국 회장(22.95%)과 한국인베스트먼트(20.25%), 올품(4.36%)이 최대주주"라며 "올품은 김홍국 회장의 장남인 김준영씨가 100% 지분을 보유한 회사다. 그러면 누가 엔에스쇼핑의 이익을 가져가는가"라고 비판했다.

양재동 도시첨단물류단지는 지난 8월 감사원이 '서울시가 인허가 과정을 의도적으로 지연시켰다'는 판단을 내린 후 개발 사업에 속도가 붙고 있다. 양재동 부지의 부동산 가치만 해도 매입 당시보다 2배가량 높아지며 NS쇼핑의 시가총액 5천억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NS쇼핑 주주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하림지주와 NS쇼핑의 포괄적 주식교환안은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양사는 내년 1월 11일 각각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해당 안건 승인안을 최종 의결한다. 안건 통과를 위해서는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 3분의 2와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하림지주는 김흥국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51.50%, NS쇼핑은 하림지주 등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61.50%에 달해 포괄적 주식교환 계약 승인 통과는 기정 사실화한 상황이다.

하림그룹의 이번 결정에 반대하는 주주는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NS쇼핑은 주당 1만3천778원, 하림지주는 주당 9천457원을 매수예정가격으로 제시했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기간은 내년 1월 11일부터 2월 3일이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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