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LG전자가 최근 범삼성가인 신세계그룹과의 협업을 강화하며 후광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특히 신세계그룹 수장이자 젊은 층 사이에서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는 정용진 부회장까지 직접 나서 LG전자의 대표 제품들을 적극 알리면서 LG에 대한 'MZ세대'의 호감도도 급상승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이날 서울 청담동 SSG푸드마켓에 오픈한 베이커리 '유니버스 바이 제이릴라' 매장에 올레드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올레드 월'을 선보였다.
이곳에 설치된 '올레드 월'은 매장 벽면에 55형(대각선 길이 약 139㎝) 올레드 사이니지와 55형 올레드 플렉서블 사이니지 등 10여 대를 이어붙여 만든 대형 비디오월이다. 가격은 이곳에 투입된 인테리어 비용보다 훨씬 더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푸드가 LG전자의 '올레드 월'을 택한 것은 올레드만 가능한 압도적인 명암비와 선명한 화질 때문이다. '거대한 우주선'이라는 매장 콘셉트에 최적화된 다양한 미디어 콘텐츠를 구현하기에는 LG전자의 '올레드 사이니지'가 최적화 돼 있다는 판단이다.
이에 대해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매장을 방문한 고객들이 우주선 안에서 환상적인 우주 공간을 감상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올레드 월을 택했다"면서도 "아직까지 매장을 더 오픈할 계획은 갖고 있지 않아 향후 또 다른 '제이릴라' 매장을 통해 올레드 월을 선보일 가능성은 현재로선 없다"고 설명했다.
LG전자 관계자는 "LG 올레드 사이니지는 백라이트 없이 화소 하나하나가 스스로 빛을 내고 이를 자유자재로 조절해 화질을 섬세하게 표현한다"며 "압도적 명암비와 블랙 표현, 완벽에 가까운 시야각 등으로 어두운 우주 공간 속 별빛을 표현하기에 제격"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다음달 19일까지 서울 성수동에 있는 패션 편집숍 '수피'에서 운영하는 '금성오락실'에도 신세계푸드와 손잡고 이색적인 체험 공간을 마련해 눈길을 끌고 있다.
금성오락실은 새로운 경험과 즐거움을 찾는 MZ세대를 위해 올레드 TV로 꾸민 뉴트로(New-tro, New와 Retro의 합성어) 콘셉트의 팝업스토어로, 젊은 층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오픈 21일 만에 방문객 수가 약 1만 명을 넘어섰다.
LG전자 관계자는 "금성오락실은 고객들이 게임뿐만 아니라 과거의 추억과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라며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는 MZ세대와 적극 소통할 수 있는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곳은 ▲올레드 게이밍 존 ▲라이프스타일 체험존 ▲금성오락실 굿즈를 즐길 수 있는 카페 공간 등으로 구성됐다. 특히 신세계푸드와의 협업으로 다양한 분식과 음료를 즐길 수 있도록 한 '신세계 분식'은 MZ세대 사이에서 핫플레이스로 크게 주목 받고 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올반'을 통해 가정간편식 사업을 하고 있는 상태로, 이번에 MZ세대에게 다양한 제품을 시식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이곳에서 제공함으로써 브랜드 인지도도 함께 올라간 느낌"이라며 "금성오락실, 제이릴라 등으로 최근 양사간 관계를 돈독히 하며 윈윈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어 향후에도 다양한 형태의 협업을 진행할 수 있을 듯 하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을 통해서도 후광 효과를 제대로 누렸다. 정 부회장이 지난 8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직접 '스탠바이미' TV를 구입한 인증샷을 올린 덕분에 MZ세대뿐 아니라 중장년층 사이에서도 구입 열풍이 불었기 때문이다. 당시 정 부회장은 "스탠바이미 TV 구입, 묘한 매력이 있어"란 글과 함께 자택에 놓인 스탠바이미 사진을 올린 바 있다.
이후 '스탠바이미'는 품귀 현상이 계속되면서 높은 몸값을 유지하고 있다. 실제로 출고가는 109만원이지만 완판 행렬이 계속되면서 중고거래 시장에선 정가에 웃돈을 얹어 판매되는 경우도 많은 상태다. 이날 한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에 따르면 '스탠바이미'는 지난 9일에도 130만원에 판매됐다.
또 신세계는 지난달 29일 '쓱데이' 기간에 쓱(SSG)닷컴을 통해 '스탠바이미' 50대를 앞세워 적극 홍보를 펼친 후 1분 만에 완판시켜 눈길을 끌었다. 여기에 신세계가 운영하는 '레스케이프' 호텔에서도 '스탠바이미'를 피트니스에 설치한 패키지 상품을 출시해 투숙객들에게 체험 기회를 제공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스탠바이미'는 출시 초기에 배송 기간이 약 5주간 소요될 정도로 물량이 부족했지만, 현재는 경북 구미 공장에서 생산해 그 다음날 바로 배송하는 형태로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며 "다음달부터는 iOS 기기도 화면 공유할 수 있도록 업데이트 할 예정이어서 더 큰 호응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처럼 범삼성가인 신세계가 삼성전자의 라이벌인 LG전자와 협업을 강화하고 나선 것을 두고 업계에선 정 부회장의 역할이 컸다고 분석했다. 정 부회장이 최근 본인의 SNS에 '스탠바이미' 외에도 LG '시그니처 올레드 TV', 애플 '아이폰' 등 삼성전자가 만들지 않은 제품들을 사용하고 있음을 공개적으로 알리면서 신세계 계열사들도 LG전자와 손잡는 것에 대한 부담이 덜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세계는 CJ, 한솔 등과 함께 범삼성가로 분류되는 곳이다.
또 일각에선 MZ세대를 겨냥하고자 하는 LG전자와 신세계 측의 니즈가 잘 맞아 떨어졌기 때문으로 봤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는 하드웨어가 있지만 콘텐츠가 부족하고, 신세계는 콘텐츠를 채울 수 있는 역량은 가지고 있지만 표출할 수 있는 하드웨어가 아쉽다는 평가가 많았다"며 "이종산업에 있는 기업들끼리 시너지가 날 것이란 기대감 속에 콘텐츠가 필요한 LG전자와 하드웨어가 필요한 신세계가 적절한 시기에 협업을 해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만큼, 향후 유통업체와 전자업체들의 협업 움직임도 많아질 듯 하다"고 관측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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