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신지훈 기자] 기계·사료·생활용품·주류·페인트·화장품 업종 대리점들이 공급업자로부터 불공정 행위를 겪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6개 업종을 대상으로 대리점 거래 실태 조사를 실시하고 이를 분석해 그 결과를 9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 대상은 153개 공급업자와 1만1천120개 대리점으로 공급업자 전체와 3천705개 대리점(응답률 33.3%)이 실태조사에 참여했다.
공정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통 구조의 경우 6개 업종의 전체 매출 중 대리점 매출 비중이 40% 이상인 경우(▲기계 54.0% ▲사료 70.8% ▲생활용품 34.2% ▲주류 85.7% ▲페인트 45.5% ▲화장품 43.5%)가 많은 것으로 나타나 전체 유통방식 중 대리점 거래 비중이 큰 편이었다.
특히 6개 업종 모두 위탁판매보다 재판매 비중(▲기계 76.8% ▲사료 50.1% ▲생활용품 91.5% ▲주류 83.3% ▲페인트 98.3% ▲화장품 79.0%)이 높았으며, 화장품은 전속 거래 비중(88.3%)이 높았으나 나머지 5개 업종은 비전속 거래 비중(▲기계 63.6% ▲사료 50.2% ▲생활용품 78.8% ▲주류 97.9% ▲페인트 69.8%)이 높았다.
영업 정책의 경우 대리점 판매 가격은 대리점이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공급업자가 결정한다는 응답수도 상당수(▲기계 29.2% ▲사료 14.5% ▲생활용품 12.4% ▲주류 15.4% ▲페인트 16.5% ▲화장품 40.1%)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주류를 제외한 5개 업종은 온라인 판매를 병행하고 있다는 응답이 상당수(▲기계 14.0% ▲사료 29.2% ▲생활용품 71.1% ▲페인트 9.1% ▲화장품 73.9%)였으며, 온라인 판매가격이 대리점 판매가격보다 낮다는 응답(▲기계 66.3% ▲사료 88.0% ▲생활용품 79.7% ▲페인트 82.9% ▲화장품 89.6%)도 상당히 높았다.
불공정 행위를 경험해본 적이 있느냐고 묻는 질문에 5개 업종(기계·사료·생활용품·주류·화장품)은 '판매목표를 강제당했다'는 답변이, 페인트는 '구입 강제를 경험했다'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업종별 주요 불공정 행위에 대한 유형을 살펴보면 기계는 판매목표 미달성 시 계약 중도해지 등 판매 목표 강제 행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으며, 반품을 수용하지 않는다는 응답도 상대적으로 높았다.
사료는 대리점의 영업지역을 설정하고 이를 위반 시 제재를 가하는 등 경영활동 간섭 행위 가능성이 드러났다. 생활용품은 온라인 판매 활성화 등 대리점 거래 감소에 따라 대리점이 협상에 불리한 위치에 처하는 등의 불공정행위 우려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주류의 경우 판매목표 강제, 구입 강제 외에도 계약 체결 시 계약서 서면을 미제공하는 등의 대리점법 위반행위가 확인됐으며, 페인트는 6개 업종 중 공급업자와 대리점의 사업능력 격차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화장품은 공급업자가 시공업체를 지정하는 등 인테리어 관련 경영활동 간섭과 판매 촉진 행사 시 대리점주에게 비용을 전가하는 행위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공정위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공급업자 및 대리점 단체 등의 의견을 수렴해 12월 중 표준 대리점 계약서를 제정해 공개할 방침이다. 또 실태조사 결과 발견된 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직권조사 등을 실시해 불공정한 거래 관행을 시정해 나갈 계획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대리점에 대한 효과적인 피해 구제 수단을 마련하고 모범 거래기준 근거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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