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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인적쇄신 '젊은피' 수혈 진행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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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회장 "우수한 인재 오고 싶어해야…도전하는 사람에 좋은 평가"

[아이뉴스24 김태헌 기자] 롯데그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소비 변화와 매출 감소 등을 타개하고자 인적 쇄신을 통한 변화를 시도 중이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최근 그룹 미래 역량 강화를 위한 전방위적 '젊은 전문가' 영입에 집중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그 동안 '순혈주의'가 강한 기업으로 알려졌으며, 그룹 계열사 대표 대다수도 실제 공채 출신으로 채워질 만큼 외부 수혈에 인색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 때문에 최근 롯데그룹 전반은 급격한 시장 변화 상황에서 발 빠른 대처를 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특히 롯데그룹의 '아픈 손가락'으로 불리는 '롯데온'은 브랜드 인지도 측면에서 경쟁사에 뒤쳐졌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역시 이 같은 냉혹한 평가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그룹 내 경영 방향과 인적 쇄신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최근 자신의 경영권 분쟁 등이 마무리 수순에 들어가면서 롯데그룹의 변화에도 속도를 붙이고 있다.

신 회장은 그룹 내 외부 전문가 영입과 롯데의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찾으라고 지시했고, 그 결과 지난 6월 롯데지주 커뮤니케이션실 산하 브랜드경영TF가 신설됐다. TF는 통합브랜드 전략 수립과 관리를 위해 조직을 일원화한 것으로 기존 롯데지주, BU(Business Unit) 등 3개 조직에서 별도로 담당하던 브랜드 관련 업무를 통합 운영한다.

또 브랜드경영TF를 중심으로 BU와 계열사의 브랜드 관련 업무 책임자 등으로 구성된 브랜드 협의체도 조직해 주요 브랜드 정책을 공유하고 통합 브랜드 지표를 개발하는 등 브랜드 전략과 정책 관리를 고도화 해나갈 방침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젊은인재'를 연이어 영입하면서 인적 쇄신을 통한 조직변화를 꾀하고 있다. [사진=롯데그룹]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젊은인재'를 연이어 영입하면서 인적 쇄신을 통한 조직변화를 꾀하고 있다. [사진=롯데그룹]

◆ '신상필벌' 강화…신사업 적극 발굴

지난해 롯데는 경쟁사보다 유독 부진했던 마트, 음료, 푸드 등의 대표를 50대 젊은 임원으로 교체했다. 또 지난 3월에는 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부장에 이베이코리아 전략기획본부장 출신 나영호 부사장을 임명하며 변화의 시동을 걸었다. 나 부사장은 롯데그룹 광고 계열사인 대홍기획에 입사해 이후 현대차그룹, LG텔레콤 등을 거쳐 이베이코리아 전략기획본부장 등을 지내다 친정인 롯데로 돌아온 셈이다.

또 롯데는 지난 8월 롯데지주 내 신사업 추진을 위한 조직을 강화하고, 관련 전문가를 영입한 바 있다. ESG경영혁신실 산하에 헬스케어팀, 바이오팀을 신설하며 40대 상무급 임원들을 팀장으로 임명했다.

헬스케어팀을 이끄는 우웅조 상무는 지난 2014년 11월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헬스 서비스 및 플랫폼 업무를 수행했다. 이전에는 LG전자, SK텔레콤 등에서 웨어러블 기기 제작 및 마케팅을 담당했다. 헬스케어팀은 최근 주목받고 있는 디지털 헬스케어 및 시니어 시장에 집중해 사업 기회를 발굴해간다는 계획이다.

바이오팀장인 이원직 상무는 지난 2010년 삼성전자 사업추진단에 합류, 삼성바이오로직스 품질팀장을 거쳐 DP사업부장을 역임한 바 있다. 이전에는 미국 제약사 BMS에 근무하며 셀트리온 CMO(위탁생산) 프로젝트의 품질부문을 담당했다. 2006년에는 한국으로 파견돼 셀트리온 CMO 시스템의 성공적인 정착과 육성에 기여했다. 바이오팀은 외부 협력을 강화한다는 기조로, 기존 바이오 업체 인수, 제약사와의 조인트벤처 설립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공채·기수제도 폐지로 조직문화 변화

롯데는 지난 14일 또 다시 혁신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디자인경영센터를 신설하고 초대 센터장으로 카이스트 산업디자인학과 교수 출신의 배상민 사장을 선임한 것이다.

배상민 사장은 1971년생으로 세계적 디자인 명문인 뉴욕 파슨스디자인스쿨과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디자인을 전공했다. 27살이 되던 1998년에는 동양인 최초이자 최연소로 파슨스디자인스쿨의 교수가 됐다. 2005년에는 한국에 돌아와 카이스트에 사회공헌디자인연구소를 만들어 디자이너 제자를 양성해왔다. 또 배 사장은 레드닷(독일), iF(독일), IDEA(미국), 굿 디자인(일본) 등 세계 4대 디자인어워드에서 40회 이상 수상한 국내 최고의 디자인 전문가이기도 하다.

앞서 지난해 롯데쇼핑 마트사업부장(롯데마트 대표)으로 발탁된 강성현 대표도 프랑스 유통업체 프로모데스그룹, 한국까르푸,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유통·소비재프로젝트 팀장을 거친 외부 출신이다. 마트 사업이 부진하자 신동빈 회장은 강 대표를 전격 발탁하는 승부수를 뒀다.

또 롯데지주의 경영혁신1팀, 경영혁신2팀 팀장인 김승욱 상무와 서승욱 상무보도 모두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해 미국에서 석사를 받은 해외파 출신으로 공채 출신이 아니다.

롯데그룹은 올해부터는 경직된 조직 문화의 원인으로 지적됐던 공개채용 제도와 기수도 폐지했다. 대신 각 계열사 별로 필요에 따라 인재를 수시채용하고 인적성 진단 시험인 '엘탭'을 객관식에서 과제 해결 중심으로 변경했다.

신 회장은 지난 7월1일 사장단 회의에서 "핵심인재를 확보하고 육성하는 것은 물론 롯데그룹에 우수한 인재가 오고 싶어야 한다"며 "도전하는 사람들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인사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가 변화해야 한다는 인식은 내부 구성원 대부분이 동의하고 있다"며 "최근 영입된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조직과 그룹에서 긍정적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헌 기자(kth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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