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오유진 기자] 국내 배터리 3사 중 가장 늦게 배터리 사업에 뛰어든 '후발주자' SK이노베이션이 안전성을 무기로 앞세우며, 글로벌 배터리 시장 선두로 도약하기 위한 '안전성 마케팅'에 열중하고 있다.
13일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국내 1위 양극재 제조사 에코프로비엠(EcoproBM)으로부터 오는 2024년부터 2026년까지 10조원대 대규모 양극재를 공급받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날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 대표는 "자사 배터리가 원인이 돼 화재가 발생한 전기차가 없었을 만큼 독보적인 안전 기술을 바탕으로, 에코프로비엠과 협력을 통해 2019년 세계 최초로 NCM9 배터리 개발에 성공했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SK이노베이션은 지난 7월 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가진 'SK이노베이션 스토리 데이(Story Day)'에서도 자사 배터리의 안전성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당시 지 대표는 "SK는 가장 안전하고, 가장 빠르게 충전하고, 가장 오래 쓸 수 있는 배터리를 추구하고 있다"며 "특히 안전은 그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이 SK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에서 화재사고가 한 번도 없었던 이유이자, 수주가 급격히 증가한 배경"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SK이노베이션이 공식석상에서 배터리 안전성에 대해 연신 피력하는 배경에는 '근거 있는 자신감'이 깔려있어서다.
최근 글로벌 배터리 선두기업 중국 CATL의 배터리가 탑재된 차량에서도 잇따라 화재가 발생했고, 국내 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도 화재 이슈로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배터리사들이 제조·납품하는 배터리에 대한 '안전성'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SK이노베이션은 화재 리스크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상황이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은 약 2억7천만개에 달하는 배터리셀을 납품했지만 공식적으로 화재 원인으로 판명된 사례는 '0건'이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은 안전성만 입증된다면 글로벌 배터리 업계 판도 변화로 이어질 것으로 판단, 이 같은 마케팅 전략을 내세우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해석한다.
다만 SK이노베이션도 화재 리스크에서 완전히 자유롭진 않다. 이는 SK이노베이션 배터리가 탑재된 것으로 알려진 2020년식 현대자동차 포터2 EV에서 올 7월 화재가 발생해서다. 만약 화재 원인이 배터리로 판명되면 SK이노베이션도 더 이상 '안전성'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칠 수없게 돼 화재 원인 조사 결과는 중요 변수 중 하나다.
업계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은 경쟁사들 대비 화재 리스크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편에 속한다"며 "글로벌 배터리 시장 내 선두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안전성' 마케팅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유진 기자(ou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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