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중국 게임 시장 진입을 학수고대하던 국내 업체들에게 또 다른 복병이 등장했다. 판호 문제에 이어 현지 셧다운제 규제가 한층 강화된 탓이다. 게임사들은 중국 정책 변화를 예의주시하며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중국 국가신문출판서는 지난달 30일 미성년자 게임 이용에 대한 새로운 고시를 발표했다. 해당 고시에 따르면 중국의 모든 온라인 게임사는 만 18세 미만의 미성년자들에게 금요일, 토요일, 일요일 및 법정 공휴일 중 20시부터 21시까지 하루 1시간의 온라인 게임만 서비스해야 한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게임을 제공할 수 없다는 얘기다.
아울러 중국 내 모든 온라인 게임은 9월 1일부터 정부의 중독방지 실명인증 시스템을 이용해야 한다. 만 16세 미만 청소년의 심야시간대 게임 접속을 차단하는 한국의 강제적 셧다운제와는 차원을 달리하는 고강도 규제인 셈이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중앙대 교수)은 SNS를 통해 "게임도 하나의 SNS이기 때문에 중국 공산당은 사상통제의 일환으로 통제를 시도하고 있다"며 "향후 중국의 청소년 대상 게임은 청소년 정서와 교육에 도움이 되는 내용을 넣으라는 요구를 받을 것이며 성인용 게임도 규제의 대상에서 피해갈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러한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 게임업계도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다. 특히 '던전앤파이터', '크로스파이어'와 같이 중국서 장기간 인기를 끈 게임들이 현지 현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관련 업체들은 "해당 정책에 대한 향후 동향을 면밀히 살펴보겠다", "예측이 불가하다" 등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일각에선 청소년 이용자 비중이 그리 많지 않아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없지 없다.
'도깨비'에 대한 기대감으로 연일 주가가 오르던 펄어비스는 중국 규제 소식이 전해진 지난달 31일을 기점으로 하락세로 돌어섰다. 올해 6월 판호를 발급받아 하반기 중국 진출을 준비하던 '검은사막 모바일'에 셧다운제라는 악재와 맞닥뜨린 까닭이다. 이에따라 국내에서는 12세 이용가로 제공되는 검은사막 모바일이 중국의 경우 청소년 이용불가 버전으로 출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중국은 세계 최대 규모의 게임 시장이지만 연이은 규제와 제약으로 인해 점차 매력도를 잃고 있다. 한국 게임의 진입 자체를 틀어막았던 판호 발급 문제는 여전히 굼뜬데다 이번 셧다운제 강화 조치로 인해 더더욱 진입하기 힘든 시장으로 변모하고 있다. 이에 국내 게임사들은 중국에 대한 끈은 놓지 않으면서 북미·유럽 및 동남아시아를 비롯해 인도, 중동, 북아프리카 등 신규 시장에까지 눈을 돌리는 분위기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불확실성이 높은 중국 시장에 대한 기대나 의존도를 낮춰야 하지만 워낙 큰 시장이기 때문에 마냥 포기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 답답하다"며 "타 산업에서 무역불균형이 발생할 경우 정부에서 적극 나서는데, 게임 관련해서는 미온적인 상황 또한 힘이 빠진다. 진입 장벽의 고저를 떠나 명확한 가이드라인이라도 생기길 바랄 뿐이다"이라며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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