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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후판價 인상 여파로 '어닝쇼크' 행렬 동참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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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손실충당금 선반영 가능성…협상 따라 희비 갈릴듯

[아이뉴스24 오유진 기자]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중간 지주사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올해 2분기 각각 8천억원, 4천억원 대 영업손실을 보이며 '어닝쇼크(실적 충격)'를 기록했다.

이는 후판(주로 선박용으로 쓰이는 두께 6㎜ 이상의 두꺼운 철판) 등 강재 가격 인상 전망으로 인해 공사손실충당금을 선반영 한데 따른 것이다.

올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역시 공사손실충당금을 선반영할 것으로 예상돼 시장 컨센서스(예상치)보다 손실 폭이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이 그리스 마란가스사로부터 수주해 건조한 LNG운반선. [사진=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이 그리스 마란가스사로부터 수주해 건조한 LNG운반선. [사진=대우조선해양]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은 올 2분기 컨센서스보다 7천600억원 많은 8천97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는 급격한 후판 공급가 인상 전망으로 인해 8천960억원의 공사손실충당금을 선반영해서다.

같은 기간 삼성중공업도 컨센서스 대비 3천억원이나 많은 4천37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 역시 하반기 강재 가격 인상 요인에 따른 원가 증가 예상분 3천720억원을 공사손실충당금으로 보수적으로 반영한데 따른 결과다.

이로 인해 대우조선해양도 컨센서스보다 많은 적자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당초 대우조선해양 2분기 영업손실 컨센서스는 583억원이었다. 그러나 투자업계(IB)에서는 공사손실충당금을 반영할 시 최소 1천억원에서 최대 3천억원대까지 손실 폭이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처럼 국내 조선 3사가 공사손실충당금을 회계 장부에 선제적으로 반영하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공사손실충당금이란 미래에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손실을 미리 잡아놓은 것으로, 공사손실충당금을 회계에 반영하면 잠재 부실을 일시에 제거하는 효과가 있어서다.

또한 당장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지만 향후 손실이 발생하지 않거나 예상보다 손실 규모가 작을 경우 충당금을 영업이익으로 환입해 이후 실적 견조세를 이끌어 낼 수도 있다. 나아가 철강사와의 후판 공급가를 놓고 벌이는 협상에서 하나의 협상 카드로도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조선업계가 현재 철강사와 진행 중인 하반기 후판 공급가 협상 결과가 향후 실적을 결정지을 변곡점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수주가 실적에 반영되기까지는 2년가량 시간이 걸리는 반면 후판 등 원가는 선박 건조 비용의 20%에 달하고 실적에 즉시 반영되기 때문이다.

현재 조선·철강업계는 올 하반기 후판 공급가를 두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포스코는 조선사들에 하반기 후판 공급가를 톤당 115만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철강사들이 조선 3사와 합의했던 상반기 후판 공급가 대비 40만원 이상 인상하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포스코가 후판 가격을 인상하면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등 다른 철강사들도 가격 인상에 동참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조선업계는 본격적인 턴어라운드(실적 반전)를 가속화시키기 위해서라도 철강사와의 협상을 통해 후판 공급가를 최대한 낮춰 충당금이 영업이익으로 최대한 환입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 3사가 연이은 수주 랠리로 슈퍼사이클(장기호황)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웃을 수 없는 이유가 이번 실적에 나타난다"며 "후판 가격은 조선·철강업계 실적과 직결되는 만큼 협상의 난항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오유진 기자(ou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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