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LG전자 주식 들어가는 거 어때?", "요즘 LG가 많이 보이더라."
주변에 '개미(개인투자자)'가 늘어나면서 과거와 달리 기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때가 많아졌다. 예전엔 필자와 같이 업무적으로나 경제 관련 이슈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면 기업 얘기를 할 기회가 없었지만, 주식 투자를 하는 이들이 늘다보니 기업에 대한 관심도 커진 듯하다.
특히 대화를 하다 보면 LG에 대한 관심이 확대된 것은 물론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는 게 피부로 와닿는다. 사실 LG는 주식 시장에서 크게 주목받는 종목은 아니었지만, 지금은 달라져도 확실히 달라진 느낌이다.
그동안 LG의 대표적인 이미지로는 '인화'가 꼽혔다. '사람을 아끼고 서로 화합한다'는 LG그룹의 창업 정신으로, 인간적이고 바른 이미지가 있는 반면 다소 보수적이고 변화에 둔감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LG의 이미지가 바뀌기 시작한 건 얼마 되지 않았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취임한 2018년부터다. 구 회장은 잘되는 사업엔 투자를 아끼지 않고, 안 되는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치며 그룹 전반적으로 많은 변화를 이끌고 있다.
대표적인 게 LG전자의 모바일 사업이다. LG전자는 초콜릿폰, 프라다폰, 샤인폰 등을 내세우며 한때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3위에 올라서기도 했다. 하지만 피처폰 시대가 저물고 스마트폰 시대를 맞이하면서 모바일 사업도 내리막길을 걸었다. 뒤늦게 스마트폰 시장에 진입한 탓이다.
수차례 분위기 전환을 시도했지만 역부족이었고, 결국 2015년 2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24분기 연속 적자를 지속했다. 누적 영업손실은 5조원을 넘어섰다.
6년간 적자가 이어지는 동안 시장에선 "모바일 사업을 언제까지 끌고 갈 것이냐"는 지적이 숱하게 나왔지만, LG전자는 모바일 사업을 계속 끌고가는 듯했다. 그러다 구 회장 체제에 접어들어서야 모바일 사업은 결국 철수 수순을 밟게 됐다.
재계에선 구 회장의 과감한 결단이 아니었다면 지지부진한 상황이 이어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26년간 모바일 사업을 이어온 만큼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지만, 잘하는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뼈를 깎는 아픔을 감수해야 한다는 평가가 줄을 이었다.
실제 스마트폰 정리에 따른 성과는 벌써부터 가시화되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2분기에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12년 만에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가전 사업에서 실적 호조를 거둔 것은 물론 매분기 손실을 내던 모바일 사업부의 리스크를 덜어낸 덕이다.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행보는 보다 빨라지고 있다. 전장 등 신사업 육성에는 투자를 아끼지 않는 모습이다. 실제 구 회장은 취임 이후 올해 1분기까지 32건의 인수합병(M&A)과 18건의 지분투자, 4건의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특히 전장 사업에서 인포테인먼트, 램프, 파워트레인에 이르는 '삼각 편대'를 완성함으로써 도약의 발판을 마련해놓은 상태다.
어느새 LG는 '인화'를 넘어 '변화'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성장보다는 안정적인, 공격적이기보다는 소극적인 기업에서 미래와 혁신이 떠오르는 기업으로 바뀌었으니 말이다. 미래를 위한 준비를 차근차근 해놓은 만큼 앞으로의 변화를 더욱 기대해본다.
/서민지 기자(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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