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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우주] 우주 관광 시대, 우주는 어디서부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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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개발과 관광 두고 경쟁 치열해

지구 대기권과 까만 우주의 경계를 볼 수 있다. 국제우주정거장에서 2014년 6월 8일 촬영했다. 국제우주정거장은 고도 430km에서 지구를 공전하고  있다. [사진=NASA]
지구 대기권과 까만 우주의 경계를 볼 수 있다. 국제우주정거장에서 2014년 6월 8일 촬영했다. 국제우주정거장은 고도 430km에서 지구를 공전하고 있다. [사진=NASA]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엄홍길 대장을 2016년 11월 남극에서 만난 적 있다. 남위 74도 우리나라의 장보고과학기지에서였다. 지구의 최남단 꼭짓점이라고 할 수 있다. 더 넓은 설원이 펼쳐진 남극에 두 사람이 서니 ‘이곳이 우주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우주는 아니다. 엄연히 남극은 지구 대륙의 하나이다. 다만 지구의 최남단 남위 74도, 꼭짓점에서 보는 하늘은 달라 보이기는 했다.

영화 ‘히말라야’에서 한 장면이 떠오른다. 박무택 대원이 무거운 짐을 지고 산을 오르는 모습이다. 박무택 대원 등을 시험하기 위해 엄홍길 대장은 무거운 짐을 메고 등산을 시킨다. 입에는 스노클링 호흡기까지 썼다. 숨이 찰 수밖에 없다. 이때 배낭 하나만 가볍게 멘 등반준비팀장이 박무택 대원에게 말한다.

“숨차지? 그러니 8천m 위에 가면 오죽하겠냐? 산소가 있겠냐? 거기서 조금만 더 가면 우주야! 하늘이 까매!”

8천m 상공이 과연 우주일까. 틀린 말이다. 히말라야의 높은 봉우리가 얼마나 척박하고 위험한지를 알려주기 위한 하나의 경고성 메시지일 뿐이다. 히말라야 또한 지구 대륙의 일부분에 불과하다. 우주는 아니다.

해외로 가는 비행기 고도는 보통 10km 정도이다. 히말라야 봉우리보다 1~2km 더 높게 나는 셈이다. 10km 고도에 있는 비행기 안에서 창문을 통해 바깥을 보면 구름이나 푸른 하늘만 보인다. 우주일까. 이 또한 우주는 아니다.

최근 우주 개발과 관광, 위성선점 등 전 세계적으로 경쟁이 치열하다. 우주 관광에 관한 관심이 크다. 버진 갤럭틱, 블루 오리진, 시에라네바다 등이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실제 비행에 나서고 있는 시점이다.

이런 가운데 헬륨가스를 이용한 ‘풍선 우주여행’이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의 우주 관광기업 스페이스 퍼스펙티브(Space Perspective)는 지난 6월 18일 성층권 여객풍선 시제품 넵튠원(Neptune One)이 고도 약 33km 높이까지 올라갔다가 약 6시간 40분 뒤 미국 플로리다 해안에 착수했다고 발표했다.

고도 33km를 우주로 볼 수 있을까. 이 역시 우주는 아니다. ‘성층권 여행’이라고 표현하는 게 맞다. 조재성 예천천문우주센터 이사장은 “성층권에 오르면 지구가 둥글고 까만 우주를 배경으로 수많은 별을 볼 수 있다”며 “어디서부터 우주라고 하는지 그 경계는 있는데 33km 성층권만 하더라도 우주로 볼 수 있는 환경을 체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 이사장이 운영하고 있는 항공업체 더스카이도 성층권 우주 관광을 준비하고 있다. 조 이사장은 "우리도 성층권 풍선 여행과 관련해 국내에서 개발하고 있다"며 "몽골에 비행장을 하나 만들고 있는데 그곳에서 시험운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구 대기권과 우주의 경계선으로 고도 100km 기준이 설정돼 있다. 시어도어 폰 카르만((Theodore von Karman) 물리학자가 주장했고 국제항공연맹(FAI)은 이른바 ‘카르만 라인’을 넘어야 우주라고 정의하고 있다. 다만 이에 대한 재정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미국의 조너선 맥도웰(Jonathan McDowell) 박사는 카르만 라인으로 고도 80km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20km 낮춰야 한다는 것이다. 맥도웰 교수는 4만3천개 인공위성 궤도 통계를 분석해 인공위성이 궤도를 유지하는 최소 고도가 70~90km라며 근거를 제시했다.

버진 갤럭틱이 추진하고 있는 스페이스십투. 오는 7월 11일 시범 우주여행에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이 직접 최종 탑승한다고 발표했다.  [사진=버진 갤럭틱]
버진 갤럭틱이 추진하고 있는 스페이스십투. 오는 7월 11일 시범 우주여행에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이 직접 최종 탑승한다고 발표했다. [사진=버진 갤럭틱]

영국의 버진 갤럭틱이 ‘우주 공간’으로 나갔느냐 아니냐 논쟁이 붙는 부분이기도 하다. 버진 갤럭틱의 ‘스페이스십투(Spaceshiptwo)’ 우주 비행기는 2018년 시험비행을 통해 고도 82km까지 진출하는 데 성공했다. 지구 대기권과 우주 경계를 80km라고 본다면 버진 갤럭틱은 우주 공간으로 나간 셈이다. 카르만 라인으로 100km를 설정하면 그렇지 않다.

지난 5월 22일 버진 갤럭틱은 모선 항공기에서 스페이스십투 유니티 우주선을 쏘아 올려 비행을 시작했다. 이날 스페이스십투는 고도 89.2km까지 도달했다. 한편 버진 갤럭틱은 오는 11일 시범 우주여행에 리처드 브랜슨(70) 버진그룹 회장이 직접 최종 탑승한다고 발표했다. 스페이스십투는 우주 비행기로 우주 공간으로 나갔다 다시 비행장에 착륙하는 왕복선이다.

이어 7월 20일에는 블루 오리진의 설립자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가 우주 비행에 나선다. 블루 오리진은 우주 비행기가 아니라 캡슐 형태이다. 무중력 상태를 체험할 수 있다.

우주 관광이 최근 눈길을 끌면서 그 가격이 어느 정도인지도 관심이다. 버진 갤럭틱은 2억8천만대에서 가격을 책정하고 있다. 반면 성층권 풍선 여행은 현재 1억원 정도인데 천만원대까지 낮아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반면 블루 오리진은 20일 첫 우주여행 경매 가격으로 312억원에 낙찰된 바 있다.

/세종=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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