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깔고 있지 말라"…정용진, 이마트 본사 건물 판다

[아이뉴스24 신지훈 기자] 신세계그룹 이마트가 서울 성수동 본사 건물을 내놨다.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통해 신세계는 온·오프라인 거래액 50조원에 육박하는 유통 최강자 지위를 확보하게 됐다. 신세계는 이마트 본사 건물 매각을 통해 마련한 실탄으로 쿠팡에 맞설 배송 인프라 확충에 집중 투자할 것으로 전망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가 성수동 본사 건물 유동화를 위한 자문사로 CBRE를 내정했다. CBRE는 세계 최대 상업용 부동산 투자 회사다. 이마트는 건물을 펀드에 매각한 뒤 재임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최대 1조원 가량을 조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본사 건물 매각은 지난달 30일 서울 성수동 이마트 본사에서 열린 신세계그룹 하반기 전략회의에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날 마무리된 이베이코리아 인수가 매각의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자산전략 재배치를 해오고 있다"며 "본사 건물도 검토대상은 맞지만 확정된 내용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조 단위 인수합병(M&A)을 단행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얼마에 사느냐가 아니라 얼마짜리 회사로 키울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며 신세계가 이커머스 전쟁의 주역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부동산은 깔고 있지 말고 이커머스와 같은 디지털 자산으로 전환해야한다"며 '디지털 자산' 개념을 임원들에게 알려왔다.

이번 매각을 통해 마련한 실탄은 이마트가 이베이코리아 인수 이후 밝힌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결합한 옴니 채널'을 구현하는데 쓰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마트는 전국 각지에 위치한 오프라인 점포 인프라와 이베이코리아의 온라인 규모 사이의 시너지 창출을 노리고 있다. 전국 오프라인 점포의 P.P(피킹 앤 패킹)센터를 배송 거점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를 통해 오픈마켓을 주력으로 해온 이베이코리아의 풀필먼트 역량 확충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서는 배송 인프라 확충을 위한 추가적인 투자가 필수적이다. 신세계는 최첨단 온라인 풀필먼트 센터를 보유하고 있는 SSG닷컴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향후 4년간 1조원 이상을 풀필먼트 센터에 집중 투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업계는 이마트가 성수동 본사 매각을 시작으로 자산 유동화에 적극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세계그룹의 하반기 전략회의에서 오프라인 점포에 대한 매각 후 재임대 전략이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