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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체제 3년] ㊤ "혁신에 또 혁신"…실용주의式 '뉴 LG'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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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LG 가치 키워…전장·AI 등 미래 먹거리 준비 가속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LG그룹]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LG그룹]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변화가 필요한 부분을 개선해 가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장 기반을 구축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난 2018년 6월 29일. 만 40세의 나이로 총수 자리에 올랐던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부친인 고(故) 구본무 회장의 별세로 갑작스럽게 LG의 수장이 됐다. 4세 경영의 포문을 연 구 회장은 취임 당시 이사회를 통해 밝혔던 자신의 공약을 이루기 위해 지난 3년간 '선택과 집중' 전략을 앞세워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속도감 있게 진행했다.

그 결과 구 회장의 취임 3년 만인 29일 LG그룹의 외형은 상당히 급성장한 모습이다. LG그룹의 3대 핵심 계열사인 전자·화학·통신의 빠른 성장세에 힘입어 구 회장의 재임 기간인 3년간 LG그룹 시가총액은 65조원가량 늘어 이달 중순 기준 158조원대를 기록했다. 특히 LG전자·디스플레이·화학·이노텍 등 4개 주력 계열사 매출은 전년 대비 6조원 증가했다.

재계 관계자는 "구 회장은 보수적이었던 LG를 뿌리부터 바꾼 인물로, 재임 기간 동안 그룹 내 혁신은 더 과감해졌고 결단은 더 빨라진 듯한 움직임을 보여줬다"며 "구 회장이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나선 덕분에 그룹 계열사들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커지면서 주가도 빠르게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 체질 개선 덕에 계열사 가치 ↑…구광모도 '방긋'

실제로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LG그룹 계열사 주가는 3년 전보다 평균 47.3%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라 전기차 배터리 1위 경쟁력을 갖춘 LG화학의 주가는 3년 전 33만3천500원에서 지난 18일 기준 146.5%나 증가한 82만2천원의 종가를 기록했다. 올 초에는 한 때 100만원대까지 올랐다.

모바일 사업 재편과 전장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LG전자 역시 3년 전 8만3천원에서 지난 25일 종가 기준 16만3천500원으로, 상승폭이 97%에 달했다. LG생활건강 역시 3년 전 139만6천원에서 176만3천원으로 26.3%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LG 트윈타워 전경 [사진=아이뉴스24 DB]
LG 트윈타워 전경 [사진=아이뉴스24 DB]

이처럼 계열사들의 잇단 성장으로 지주사인 LG의 주가도 꾸준히 올랐다. 3년 전 7만2천100원이던 주가는 지난 25일 3년 전보다 47.7% 오른 10만6천500원을 기록했다. 덕분에 LG 최대 주주인 구 회장의 지분 가치도 3년 사이 1조원 이상 늘었다. 구 회장은 현재 2천75만771주를 보유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LG 계열사들이 안정적인 실적을 가져가고 있는 것도 호재지만 올 하반기에 LG에너지솔루션의 IPO(기업공개)가 진행되면 구 회장의 지분 가치는 더 불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다음달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의 출범 역시 구 회장의 자산가치 상승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LG家 4세 경영 포문 연 구광모…'실용주의 리더십' 입증

시장에서는 그 동안 40대 초반의 구 회장이 이끄는 LG그룹에 대한 불안한 시선도 있었다. 4대 그룹 총수 가운데 가장 나이가 어린 데다 상대적으로 경영 수업이 덜 됐다는 평가 때문이었다.

이에 주가도 주춤했다. 취임 직후 90조원을 넘어섰던 그룹 시가총액은 지난해 초 83조4천802억원까지 감소했다. 코로나19 사태까지 터지면서 일각에선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왔다.

재계 관계자는 "위기를 넘게 해준 것은 고(故) 구본무 회장 시절부터 공을 들인 LG화학의 배터리 사업이었다"며 "골칫거리였던 LG디스플레이도 업황이 살아나면서 시장의 좋은 평가를 받기 시작했고, LG전자가 새 먹거리로 주목 받고 있는 데다 지주사 LG, LG생활건강, LG이노텍 등도 견조한 상승세를 보이면서 구 회장의 리더십에 대한 의구심이 점차 해소됐다"고 말했다.

 [그래픽=조은수 기자]
[그래픽=조은수 기자]

이 같은 시장의 평가는 구 회장이 실용주의 노선에 기반해 과감한 결단력을 바탕으로 주력 사업들을 재편하며 미래 먹거리 발굴에 적극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구 회장은 지난 3년간 부진에 빠진 사업들을 과감히 정리하고 미래 신성장 동력 사업은 적극 육성하는 과감한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쳐왔다.

실제로 구 회장이 취임한 후 LG가 매각하거나 철수한 사업만 10개에 달한다. 이 중 장기적으로 과도한 적자를 내던 스마트폰 사업을 접은 것은 가장 대표적인 예로 꼽힌다. 스마트폰 사업을 펼치던 LG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MC)사업본부는 지난 2015년 2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24분기 연속 적자를 지속하다 결국 다음달 말 사업을 완전 접기로 했다.

또 구 회장은 ▲지난 2019년 2월 LG전자의 연료전지 사업을 정리했고 ▲같은 해 9월 수처리 사업도 매각했다. ▲2019년 4월 LG디스플레이 조명용 OLED 사업 ▲2019년 12월 LG유플러스 전자결제 사업 ▲2020년 LG화학 편광판 사업 등도 정리하거나 매각했다.

더불어 2019년에는 MRO 사업, 지난해에는 지주사 LG가 보유한 LG CNS 지분 35%를 매각하면서 내부거래 이슈도 해소했다. 또 최근에는 작은 아버지인 구본준 LX홀딩스 회장과 결별하며 '구광모 체제'를 강화하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구 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만성 부실사업을 도려내는 작업을 꾸준히 진행해 왔다"며 "빠르게 매각과 인수의 균형을 맞추면서 사업구조를 바꾸고 있다는 점에선 유례를 찾기 힘든 정도"라고 평가했다.

◆전장·인공지능에 힘 쏟는 구광모…곳곳서 '성과'

이처럼 사업 정비를 통해 얻은 자금은 실제로 미래 성장을 위해 적극 투자하고 있다. 구 회장 취임 이후 LG는 32건의 M&A(매각 포함)와 18건의 지분투자를 단행했고, 4건의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지난 3년간 M&A와 지분투자, 합작법인 설립 등에 공개된 금액으로만 4조원 이상이 투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구 회장 취임 이후 LG M&A 역사상 처음으로 조 단위 투자가 이뤄져 눈길을 끌었다.

이 중 구 회장이 가장 공들인 곳은 전장과 인공지능(AI)이다. 회장 취임 후 3년간 ▲LG전자의 산업용 로봇기업 로보스타 지분 33.4% 투자 ▲LG전자와 ㈜LG의 오스트리아 자동차 조명기업 ZKW 인수(1조4천400억원) ▲LG유플러스의 CJ헬로비전 인수(8천억원) ▲마그나인터내셔널과 합작한 LG마그나이파워트레인(LG전자 지분 51%) 설립 등을 추진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LG전자는 인포테인먼트(VS사업부), 파워트레인(마그나 JV), 램프(ZKW)를 3대 축으로 전장 사업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지난 3월에는 스위스 소프트웨어 업체 룩소프트와 손잡고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합작사인 '알루토'도 출범시켰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는 전기차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과 함께 텔레매틱스, 인포테인먼트, 자율주행장치, 엔지니어링, 내비게이션 등 다양한 자동차 부품을 모두 개발하게 됐다"며 "완성차 업체에 모든 부품을 한 번에 공급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가 완성된 셈"이라고 말했다.

LG전자가 다음달 1일 마그나와 합작법인을 설립한다. [사진=LG전자]
LG전자가 다음달 1일 마그나와 합작법인을 설립한다. [사진=LG전자]

전장 분야의 성장도 가시화되고 있다. LG전자의 올 1분기 텔레매틱스와 AVN(오디오, 비디오, 내비게이션)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각각 24.8%와 10.8%로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또 LG전자뿐 아니라 LG이노텍 역시 전장 역량 강화에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LG이노텍은 차량용 통신 및 카메라 모듈, 정밀모터 및 센서, 배터리제어 시스템(BMS) 등 전장 부품 분야 사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상태로, 올 1분기 전장부품 분야에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에 LG전자 VS(전장)사업부와 LG이노텍 전장부품 사업 매출을 합한 LG의 전장 관련 매출은 2018년 5조3천억원에서 지난해 7조원으로 32%가 증가했다.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의 전장 부품 수주 잔고도 지난해 말 기준 7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LG디스플레이 역시 차량용 P(플라스틱)-OLED 패널을 중심으로 전장 사업 확대에 나섰다. 이곳은 이미 지난해 차량용 OLED 패널 시장 점유율 92.3%로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 OLED·배터리로 세계 시장 선도…올해 실적도 '맑음'

LG는 OLED 분야에서도 성과를 드러내고 있다. 패널·TV 제조사인 LG디스플레이는 프리미엄 TV 시장에서의 OLED 대세화를 진전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고, LG전자는 올레드 TV를 통해 최근 세계 TV 평가(컨슈머 리포트)에서 종합 1위를 차지하는 등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특히 LG디스플레이는 중국 광저우 공장과 파주 공장 투트랙 생산 체제를 가동, 생산 수율을 높여 지난해 450만 대 수준이었던 OLED TV 패널 생산량을 올해 800만 대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잡았다. 시장에선 TV용 OLED 사업에서 연내 손익분기점을 달성할 것으로 관측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세계 최대 규모 ESS 프로젝트에 배터리 공급 완료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이 세계 최대 규모 ESS 프로젝트에 배터리 공급 완료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의 또 다른 성장축인 배터리 역시 경쟁력 우위를 선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지난해 말 기준 수주 잔고만 150조원에 달한다. 연간 배터리 생산 가능 규모는 120GWh(전기차 약 165만대) 수준으로, 이미 세계 최대 생산 능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에 배터리 사업의 수익성도 늘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배터리 부문에서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흑자구조를 달성했다. 매출은 2018년 6조5천200억원에서 2020년 12조3천600억원으로 90% 증가했다. 2019년과 2020년에는 각각 4천500억원과 3천9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그룹 게열사들의 올해 실적 전망도 밝다. LG화학, LG전자, LG생활건강, LG이노텍 등 그룹 전체 상장사의 올해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29%가량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재계 관계자는 "구 회장이 예상보다 신속하게 사업을 재편하고 미래기술 투자에 나서고 있어 전체적인 사업 경쟁력 향상이 기대된다"며 "다소 보수적이었다는 LG의 사내 문화를 버리고 미래 성장을 위한 조직 문화 혁신 및 인재 육성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은 더 크다"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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