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은정 기자] 최근 완성차 업계가 효율적인 자동차 연구개발(R&D) 등을 위해 서비스형 고성능 컴퓨팅(HPC)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그간 보수적인 입장을 보인 완성차 업체들이 잇따라 클라우드 방식을 택하면서 그 배경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클라우드는 서버, 스토리지, 소프트웨어 등의 IT 자원을 인터넷을 통해 빌려쓰는 것을 말한다.
자동차 모델의 설계, 디자인, 시뮬레이션 등 대규모 데이터 연산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온프레미스 등 기존 서버만으로는 감당이 어려워졌기 때문. 특히 최근 고객 수요에 따라 다양한 차량 모델이 짧은 주기로 연이어 출시된다는 점이 주효했다. 또 인공지능(AI),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자율주행차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다만 생산, 구매, 공급망 관리 등 업체의 주요 시스템에서는 여전히 클라우드 활용도가 낮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스포츠카 제조 업체인 페라리(Ferrari S.p.A.)가 공식 클라우드 제공사로 아마존웹서비스(AWS)를 선정했다.
페라리는 HPC에 특화된 '아마존 엘라스틱 컴퓨트 클라우드(EC2)'를 활용해 다수 주행 조건과 레이싱 시나리오로 자동차 성능을 테스트하는 시뮬레이션을 실행하게 된다.
또 차량 프로토타입 조립 단계에서는 AWS 분석뿐 아니라 '아마존 세이지메이커'를 적용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자사 부품과 자동차가 실제 운행 조건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다 심층적으로 테스트한다. 세이지메이커는 머신러닝 모델을 신속하게 구축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다.
아울러 페라리의 포뮬러1(F1) 레이싱 팀인 '스쿠데리아 페라리'는 AWS 클라우드를 통해 디지털 팬 참여 플랫폼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이기로 했다. 팬들은 이 플랫폼을 통해 가상·증강현실(VR·AR) 기술이 활용된 독점 콘텐츠를 볼 수 있다.
르노, 닛산은 오라클의 클라우드 서비스형 HPC를 활용하고 있다. 해당 업체들은 이 인프라에서 자동차 설계를 비롯해 시뮬레이션, 차량 충돌 실험 등 다양한 연구를 진행한다.
최근엔 혼다에서 운영하는 F1 카레이싱팀인 '레드불 레이싱'이 오라클을 공식 클라우드 인프라 파트너로 선정하기도 했다. 이 팀은 오라클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처(OCI)의 머신러닝과 데이터 분석 역량을 기반으로 트랙 활동에서부터 전세계 팬들을 위한 정보 제공까지 사업 영역 전반을 운영하고 있다. 레드불 레이싱 소속 레이싱카의 성능도 개선할 계획이다.
현재는 R&D를 중심으로 클라우드 도입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기영삼 한국오라클 클라우드 사업개발담당 전무는 "최근 자동차 업계에서는 R&D 부문에서 클라우드 방식의 HPC 등 인프라 도입이 확대되고 있다"며 "AI, 머신러닝 등 기술을 활용한 차량 설계, 시뮬레이션 등을 진행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말했다. 생산·실행, 고객 관리, 공급망 관리 등 전통적인 관리 시스템 부문에서의 클라우드 도입율은 아직까지 낮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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