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잘 만든 흥행작에 힘입어 단숨에 업계 시가총액 1위 자리를 예고한 게임사가 나와 주목된다.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크래프톤 얘기다.
1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대표 김창한)이 상장할 총 주식수는 5천30만4천70주다. 희망 공모가액 최상단이 55만7천원인 점을 감안할 때 크래프톤의 예상 시가총액은 28조원에 이른다. 하단 밴드인 45만8천원을 적용해도 23조원 규모를 형성하게 된다. 이는 넥슨(약 22조 7천억원), 엔씨소프트(약 18조원), 넷마블(약 11조원)을 뛰어넘는 액수다. 새로운 게임 '대장주' 출현이 예고된 셈이다.
창업자인 장병규 의장을 비롯해 주요 임원진도 돈방석에 앉게 됐다. 특히 크래프톤 주식 702만7천965주(16.24%)를 보유하고 있는 장 의장의 지분 가치는 공모 희망가 최하단으로 따져봐도 3조2천억원대에 이른다. 크래프톤이 만약 앞서 상장한 카카오게임즈 등 주요 종목처럼 '따상'에 성공할 경우 자산 가치 역시 오르게 된다.
크래프톤은 2007년 설립된 블루홀을 전신으로 하는 게임사로 2011년 첫 게임 '테라'를 흥행시키며 주목받은 바 있다. 이후 이렇다 할 흥행작을 내지 못하며 부진을 이어오다 2017년말 출시한 '배틀그라운드'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회사 운명이 180도 바뀌었다. 배틀그라운드는 PC와 콘솔을 포함해 지금까지 7천500만장이 넘게 팔렸으며 모바일 버전으로도 개발돼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10억건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 회사는 2018년 이후 연평균 매출 성장률 22.1%, 영업이익 성장률 60.5%를 달성했다. 특히 2020년 연결 기준 실적은 매출 1조6천704억원, 영업이익 7천739억원, 당기순이익 5천563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3.6% 증가하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15.4%, 99.5% 증가했다.
크래프톤은 '원 히트 원더'를 탈피하기 위한 지식재산권(IP) 다각화도 시도하고 있다. 먼저 배틀그라운드를 기반으로 한 신작 '배틀그라운드: 뉴 스테이트'를 필두로 '더 칼리스토 프로토콜', '프로젝트 카우보이' 등 신규 IP 창출에도 노력하고 있다. '드래곤라자'로 유명한 이영도 작가의 '눈물을 마시는 새'를 활용한 '프로젝트 윈드리스'와 같이 게임 및 출판, 영상물 등으로 콘텐츠 다각화가 가능한 IP도 지속 확보할 계획이다.
매출원 쏠림 현상도 향후 크래프톤이 풀어야 할 숙제다. 회사 측이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올해 1분기 주요 매출처 중 퍼블리셔인 A사 매출 비중이 71.8%에 이른다고 밝혔다. A사가 어디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화평정영'을 중국에 서비스 중인 텐센트로 본다.
실제 크래프톤은 화평정영에 대해 기술적 서비스를 제공하고 수수료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이번에 알린 바 있다. 화평정영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중국 판호 발급이 안돼 서비스가 중단되자 중국군이 등장하는 등 현지화를 거쳐 내놓은 버전이다.
크래프톤은 "당사는 현재 개발 중인 신작 게임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퍼블리셔 없이 직접 서비스할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이에 특정 매출처에 대한 집중도는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주요 매출처와의 계약이 중단되거나, 계약 조건은 악화될 수 있으며 주요 매출처의 성장이 둔화되거나 수익성이 악화될 경우 당사 사업에 직간접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크래프톤은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해 유가증권시장(KOSPI) 상장을 위한 공모 절차에 착수한 상태다. 투자기관 대상 수요예측은 6월 28일부터 7월 9일까지 2주간 진행된다. 이를 통해 확정된 최종 공모가를 기준으로 다음 달 14일과 15일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청약을 진행하며 7월 중 상장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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