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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전동킥보드 헬멧 의무화 시행 한 달…노헬멧 ‘쌩쌩’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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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속 현장 동행 취재...“타는 사람도, 막는 사람도 난감”

[아이뉴스24 정종윤 기자] 안전모(헬멧)를 착용하지 않고 전동킥보드를 이용하는 사람이 여전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원동기 면허 이상 운전면허 소지자, 주행 시 안전모 착용, 동승자 탑승 금지 등으로 요약되는 전동킥보드 도로교통법.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면허 없이 전동킥보드를 운전하면 10만원, 헬멧 미착용시 2만원, 2명 이상 같이 타면 4만원의 범칙금을 내야 한다.

만 13세 미만 어린이가 전동킥보드를 운전하면 보호자는 10만원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법 시행 후 한 달 동안 홍보‧계도에 초점을 맞춰온 경찰은 이달 13일부터 본격적인 단속에 나서고 있다.

중학생 3명이 전동킥보드를 타고 도로를 질주하고 있다.[사진=정종윤 기자.]

16일 취재진이 천안동남경찰서 교통관리계의 도움을 받아 노헬멧·동승자 등 법 위반 전동킥보드 단속 현장을 동행한 결과, 2시간 새 9건의 위반 사례를 적발했다.

9건 모두 헬멧 미착용이었으며 이 가운데 4건은 2인 이상 탑승한 승차정원 위반, 2건은 무면허 운전으로 중복 위반 사례다.

경찰청에 따르면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PM)와 관련해 단속을 시작한 지난 13일 전국에서 ▲헬멧 미착용 114건 ▲무면허 운전 11건 ▲2인 이상 탑승한 승차정원 위반 8건 ▲음주운전 2건 ▲보도통행 금지 위반 등 기타 15건이 적발됐다.

계도기간 한 달간 전체 범칙금 부과 건수는 1천522건으로 하루 평균 50건 가량으로 집계됐다.

계도·홍보기간을 거쳤지만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셈이다.

허승훈 천안동남경찰서 교통관리계장은 “그나마 이날 종강한 대학가가 밀집해 있는 일대만 집중 단속을 벌인 수치”라며 “주택단지, 기업이 몰려있는 서북구까지 확대했을 시 더 많은 법 위반 사례가 적발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학생 2명이 헬맷을 쓰지않고 전동킥보드를 타고 있다.[사진=정종윤 기자.]

◆“헬멧 안 쓰면 범칙금 낸다고요?”

이날 전동킥보드 관련 2인 이상 탑승한 승차정원 위반과 헬멧 미착용 단속에 중복 적발된 A씨(21·여)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

A씨는 “오늘 처음 친구 뒤에 따라 탄 것”이라며 “헬멧을 안 쓰거나 둘이 같이 타면 범칙금을 낸다고요?”라고 되물었다.

이어 “주변에 타고 다니는 사람들 중에 헬멧을 쓰는 사람을 한 번도 못봤다”며 “자전거도 둘이 타거나 헬멧을 안써도 안잡지 않느냐”고 따져물었다.

무면허 운전으로 단속 적발된 B(16) 군은 “친구들 모두 면허 없이 타고 다니고 있다”며 “면허가 있어야 하는지 몰랐다”고 말했다.

노헬맷과 무면허 운전으로 단속에 적발된 중학생들.[사진=정종윤 기자.]

◆‘타는 사람도’, ‘막는 사람도’ 난감...현장의 고충

경찰은 단속을 강화했으나 현장에서는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법 개정을 몰랐다’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이용자들이 적지 않고 경찰이 단속하려고 하면 좁은 골목으로 도망치는 상황도 빈번하기 때문이다.

음주운전 단속처럼 차량을 세워가며 하는 단속이 아니기 때문에 더 큰 어려움도 있다.

순찰차는 순찰을 하면서 위반 사례가 보이면 무전으로 정지 명령을 내리던가 차에서 내려 막아설 수 밖에 없다.

그 사이 전동킥보드 이용자는 골목길로 사라진 뒤다.

또 자연스럽게 전동킥보드를 버린 뒤에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이용자도 있었다.

한 경찰은 “순찰차로 전동킥보드를 단속하는 건 쉽지않다”며 “이렇게 단속하는 건 이륜차(오토바이)까지가 적당하다”라고 말했다.

또 “법 위반 이용자를 적발해서 보면 나이가 어린 학생이 많았다”며 “법 개정을 몰랐다고 호소하면 단속하기 힘든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현실에 맞는 대안이 필요해보인다”라고 덧붙였다.

헬맷을 거치한 공유 전동킥보드가 한 대학교 앞에 주차돼있다.[사진=정종윤 기자.]

◆ 헬멧 거치 전동킥보드 업체 “2주만에 30개 헬멧 사라져”

천안에서 전동킥보드를 충전·대여하는 한 점주는 헬맷을 거치해 이용자들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게 했다.

하지만 손해는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점주에 따르면 대여 시작 2주만에 헬맷을 거치한 전동킥보드 150대 중 30대에서 헬맷이 사라졌다.

점주는 “헬맷은 시가로 1만원 정도한다. 30만원 정도 도둑맞은 꼴”이라며 “그래도 어쩔 수 없다”고 털어놨다.

이어 “헬맷이 없으면 이용자 본인들이 헬맷을 들고다니면서 이걸 타야 하는데 그럼 누가 타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어차피 자신들의 안전을 위해 써야하는 것 아닌가, 헬맷 규제를 조금 완화하던가 자율적으로 맡겨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천안=정종윤 기자(jy007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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