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허재영 기자] 보험사들이 여전히 신용카드를 통한 보험료 납부를 꺼리고 있다.
특히 손해보험사보다 생명보험사에서 이런 경향이 짙게 나타났다. 카드 납부로 발생되는 수수료에 대한 부담 때문에 카드 결제를 기피하는 현상이 계속되는 것이다.
◆ 1분기 생명보험사 카드결제 비중 4.3%…전년 대비 0.3%포인트 하락
3일 생명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생명보험사의 신용카드납 지수는 4.3%로 전년동기 4.6% 보다 0.3%포인트 하락했다.
신용카드납 지수는 전체 수입보험료 중에서 카드 결제 수입보험료가 차지하는 비중을 말한다. 지수가 높을수록 보험료를 신용카드로 납부한 고객이 많다는 의미다.
정부는 신용카드 결제가 보편화되자 소비자 편의 확대를 위해 보험료 카드결제를 독려해왔다. 그 일환으로 금융감독원은 지난 2018년 4월부터 생명·손해보험협회 공시를 통해 보험사별 카드납 지수를 공개하도록 했다.
카드납 지수 공개에도 생보사들의 카드결제 비중은 역성장했다. 한화생명과 교보생명 등 대형 생보사와 오렌지라이프, 푸르덴셜생명, 교보라이프플래닛 등에서는 신용카드로 보험료를 납부할 수 없다.
카드결제를 허용하는 상품도 보장성보험이 대부분이었다. 지난해 보장성보험의 카드결제 비중은 9.2%를 기록했지만 장기보험인 저축성보험과 투자상품인 변액보험은 각각 0.5%, 0.4% 수준에 그쳤다.
라이나생명이 전체 생보사 중에서 카드결제에 가장 관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라이나생명의 카드납 지수는 36.0%를 기록했고, AIA생명과 신한생명이 각각 20.8%, 14.9%로 뒤를 이었다.
◆ 손보사는 16.5%로 0.6%포인트 상승…자동차보험 카드납 지수 70.1%
손보사는 생보사보다는 비교적 사정이 나았다. 생보사의 카드납 지수가 감소한 반면 같은 기간 손보사는 15.9%에서 16.5%로 0.6%포인트 올랐다.
디지털 손보사인 캐롯손해보험은 카드결제 비중이 92.1%로 보험료 대부분이 카드결제를 통해 이뤄졌다. 에이스손해보험은 65.8%를 기록했고, AXA손해보험과 AIG손해보험이 각각 50.7%, 44.4%로 뒤를 이었다.
NH농협손해보험이 8.7%로 카드결제 비중이 가장 낮았고, MG손보와 한화손해보험이 각각 9.0%, 9.5%로 뒤를 이었다. 주요 4개 손보사(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는 12.2~16.8% 수준을 기록했다.
손보사들은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에서 카드납부가 주로 이뤄지면서 상대적으로 카드결제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실제로 자동차보험의 카드납 지수는 70.1%를 기록한 반면 장기보장성보험과 장기저축성보험은 14.8%, 5.3%에 그쳤다.
보험사들은 수수료 부담이라는 현실적인 이유로 인해 보험료 카드 결제를 꺼리고 있다. 저출산과 고령화 등으로 인해 제로성장이 예상되는 상황 속에서 카드 수수료까지 부담할 여력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생보사들은 장기보험 상품이 대부분인 관계로 매월 수수료를 내야 한다. 반면 손보사의 자동차보험은 1년에 한 차례만 보험료를 내면 되기에 상대적으로 수수료에 대한 부담이 덜한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손보업권에 비해서 생보업권은 보험료 부담이 크다"며 "계좌에서 자동 이체되는 적금과 마찬가지로 보험료 역시 신용카드로 굳이 결제가 필요한지는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허재영 기자(hurop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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