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한수연 기자] 코스피가 3250선을 돌파하며 최고점을 경신한 이후 이내 3200 초반대로 물러나는 등 국내 증시에 고점 저항이 강해지는 분위기다. 미국의 조기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가능성에 따른 경계심과 실적 시즌 이후 코스피의 이익 모멘텀이 감소하고 있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그러나 중소형주는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그간 코스피 랠리에서 소외된 기관투자자의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고, 테이퍼링 노이즈에서도 상대적으로 자유롭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10일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0.02%(0.76포인트) 오른 3216.94에서 거래를 시작해 오후 1시40분 현재 3231.95를 기록 중이다. 지난 7일 3252.12에 장을 마감하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이후 다시 3200 초반대로 내려와 횡보하는 흐름이다.
미국이 머지않아 테이퍼링에 나설 것이란 시장의 우려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금리 인상 옹호 발언을 한 데 이어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테이퍼링를 본격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코스피 이익 모멘텀 자체도 약해진 상태다. 실제 실적시즌이 한창이던 20거래일 전 대비 코스피 12개월 선행 영업이익 컨센서스 증가폭은 지난달 정점을 찍은 이후 감소세다.
이 같은 우려 속에 코스피는 전일 반도체 업종 관련 이슈와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을 앞두고 외국인 선물 거래 영향까지 더해지며 1% 가까이 하락했다. 관망 심리가 강해지면서 외국인 수급도 일관되지 못했는데 지난 7일 순매도로 돌아선 외국인은 이날 현재까지 7천700억원어치의 코스피 주식을 내던졌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옐런 미 장관의 금리 인상 발언과 G7 재무장관들의 글로벌 최저 법인세 합의 이슈에 시장에 불안 심리가 확대되고 있다"며 "국내 증시의 수급 변동성이 커지고 있어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중소형주는 사정이 다르다. 지난 4월 금리 변동성이 완화되면서 이들 중소형주의 상대적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기관투자자의 유입세가 매섭다. 연초부터 이달 1일까지 우상향해 온 중소형주 그래프는 기관 누적 순매수 대금과 상당 부분 일치한다.
이는 기술적 지표로도 나타나고 있다. 주가 추세를 나타내는 DMI(방향성지수)와 ADX(평균방향성지수)가 모두 중소형주의 강세를 가리키고 있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마켓 애널리스트는 "코스피 중소형주 지수에서 상승 추세의 강도를 나타내는 +DI가 하락 추세의 강도인 –DI를 상회하고 있다"며 "주된 추세의 강도를 나타내는 ADX 값 역시 상승 추세로 중소형주의 견조한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최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시가총액 상위 업종에 노이즈로 작용하며 지수 방향성이 주춤한 가운데 중소형주는 '알파'를 추구할 수 있는 일종의 대안이 되고 있다"며 "테이퍼링 노이즈를 소화하고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본격화되기 전까지는 중소형주의 상대적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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