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허재영 기자] 대형 저축은행들이 1분기 일제히 개선된 성적표를 손에 쥐었다. 중금리대출 확대로 인해 이자수익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SBI저축은행은 자산 12조원 돌파를 목전에 뒀고, 페퍼저축은행과 웰컴저축은행은 자산규모 3, 4위로 각각 올라섰다.
◆ SBI저축은행, 총자산 11조8천767억원…순이익 864억원으로 27.0% 증가
31일 SBI저축은행은 지난 1분기 당기순이익이 864억원으로 전년 동기(681억원) 대비 27.0%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958억원, 매출은 3천264억원으로 각각 27.1%, 26.6% 늘었다.
같은 기간 총자산은 11조8천76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저축은행업계 최초로 자산 11조원을 돌파한 SBI저축은행은 2분기에는 역시 업계 최초 12조원 돌파가 기정 사실화됐다.
SBI저축은행의 실적 개선은 대출금이 급증한 덕분으로 풀이된다. 1분기 말 기준 SBI저축은행의 총 대출금은 9조6천831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기업자금대출금은 4조3천605억원, 가계자금대출금은 5조3천215억원으로 각각 45.0%, 55.0%를 차지했다.
그 결과 SBI저축은행은 1분기 이자수익으로 2천652억원을 거둬들였다. 이중 대출채권 이자가 2천624억원으로 전체 이자수익의 98.9%를 차지했다. 전년 동기 이자수익은 2천223억원이었다.
예금도 늘면서 예대율은 더욱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1분기 SBI저축은행의 예수금은 10조2천899억원으로 전년 동기(8조1천343억원)보다 26.% 늘었고, 예대율은 93.68%로 지난해 같은 기간(94.69%) 대비 1.01%포인트 하락했다.
SBI저축은행은 수익성뿐만 아니라 자본적정성과 자산건전성도 개선됐다.
1분기말 SBI저축은행의 BIS(국제결제은행)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3.88%로 전년 동기 대비 0.26% 확대됐다.
이는 위험가중자산 대비 자기자본비율로, 금융사의 리스크 증대에 대처하기 위한 자기자본비율 규제에 관한 국제적 통일기준이다. 대체로 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이 높을수록 재무건전성이 우량하다는 것을 의미하며, 자산이 1조원 이상인 경우에는 8%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같은 기간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93%에서 2.55%로 0.38% 하락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고정, 회수의문 및 추정손실로 분류된 여신의 합계액을 총여신으로 나눈 비율을 의미한다.
◆ OK저축은행, 순익 두배 급증…페퍼·웰컴저축은행, 자산규모 한 단계씩 상승
OK저축은행은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두배 가량 급증했다. 올 1분기 OK저축은행의 순익은 77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94억원)보다 96.6%나 늘었다. 이자수익으로 2천580억원을 거둔 가운데 대출채권이자가 2천550억원을 기록했다.
OK저축은행은 호실적에 힘 입어 자산 규모도 3천억원 가량 확대됐다. OK저축은행의 총자산은 9조3천567억원으로 3위사와는 두 배 수준의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
페퍼저축은행도 1분기 활짝 웃었다. 전년 동기 17억원 손실을 냈던 페퍼저축은행은 1분기 152억원의 순익을 거둬들였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98억원, 매출은 1천43억원을 기록했다.
대출금이 늘면서 이자수익이 대폭 증가했다. 1분기 대출금은 4조476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1천475억원)보다 28.6% 늘었다. 이에 따라 대출금이자는 728억원에서 932억원으로 200억원 넘게 확대됐다.
실적 개선에 성공하면서 페퍼저축은행은 자산규모 3위 저축은행으로 한 단계 올라섰다. 1분기 페퍼저축은행의 자산은 4조8천680억원으로 웰컴저축은행(4조8천320억원), 한국투자저축은행(4조8천307억원)을 넘어섰다.
웰컴저축은행도 1분기에 29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271억원)보다 실적이 개선됐다. 웰컴저축은행은 지난해 말 나홀로 다소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올 1분기에는 자산규모가 전년 대비 1조5천억원 넘게 늘어나면서 지난해 말 5위사에서 1분기 4위사로 도약했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은 자산규모는 두 계단 밀려났지만 순익은 197억원으로 전년 동기(186억원) 대비 6.1% 증가했다.
같은기간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41%에서 2.10%로 0.31%포인트 개선됐다. BIS기준 자기자본 비율은 15.74%에서 13.01%로 2.71% 하락했지만 규제비율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중금리대출 확대로 이자수익이 늘어난 점이 대형 저축은행들의 호실적을 견인했다"며 "중금리 시장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만큼 당분간 이와 같은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허재영 기자(huropa@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