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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게임사 연봉 인상, 고객 위한 게임으로 보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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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열린 메이플스토리 고객 간담회의 모습. [사진=메이플스토리 공식 유튜브]
지난 4월 열린 메이플스토리 고객 간담회의 모습. [사진=메이플스토리 공식 유튜브]

[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연초 게임업계에 연봉 인상 바람이 불었다. 전 직원 수백만원의 연봉을 올린 곳이 수두룩했고 많게는 전 직원 연봉 2천만원을 더 준 곳도 있었다. 한 곳이 전격 연봉 일괄 인상을 결정하자 다른 곳들이 우르르 따라가는 모양새였다. IT업계 전체에 불어닥친 성과 보상 바람의 시발점이었다.

게임사들은 연봉 인상 이유로 나란히 '인재 경영'을 내세웠다. 지금 있는 우수한 인재를 붙잡고 미래 입사자들에게 보다 매력적인 회사를 만들겠다는 각오였다. 게임업계가 그간 업무 강도에 비해 제대로 된 대우를 해 주지 않는다는 인식이 컸다는 점을 감안하면 환영할 만한 변화라고 본다.

게임을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것은 사람이다. 사람에 대한 투자는 곧 게임사 스스로가 만드는 콘텐츠 품질에 대한 투자와도 직결된다. 그런 점에서 기자 역시 이 같은 연봉 인상 분위기를 환영했다. 연봉 인상으로 인건비 부담이 커져 실적이 악화됐다는 우려가 증권가 및 여러 언론사 등에서 팽배하기도 했지만 결국 장기적으로는 경쟁력 확보에 도움이 되는 투자로 여겨질 것이라 믿었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전혀 다른 이유로 게임사들의 연봉 인상 행렬을 탐탁찮게 봤다. 확률형 아이템으로 도마 위에 오른 와중 연봉 일괄 인상을 한다는 것 자체가 불편했던 것이다.

연초 불거진 확률형 아이템 논란은 단순히 좋은 아이템이 너무 안 나와서 나온 이야기가 아니었다. 주요 게임사들이 장기간 동안 이용자들을 속이며 '배짱장사'를 했다는 정황이 나타났고, 유료 아이템의 확률을 공개하는 자율규제를 우회하기 위해 유·무료 아이템을 결합한 이중·삼중 뽑기 상품이 개발되면서 게이머들은 게임사들이 돈을 벌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며 비난했다. 여기에 일부 게임사들이 운영 과정에서 게이머들과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는 모습까지 보이며 게임사들을 향한 비판은 더욱 커졌다.

물론 회사의 매출이 오르면 연봉을 올리고 성과를 배분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게이머들은 그 매출이 사실상 자신들의 지갑에서 나온 것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게이머들을 기만해 번 돈을 연봉 인상에 활용했다고 여겼기에 이들에게 게임사들의 '인재 경영'은 공감받지 못했다. "연봉도 확률로 지급해야 하는 것 아니냐" 같은 조롱도 비일비재했다.

게이머들은 기왕이면 게임 속에서 보다 강해지고 싶다. 이를 위해서라면 다소 부담스런 가격이라도 기꺼이 지갑을 연다. 이런 게이머들이 게임사들에겐 두말할 것 없는 '충성 고객'이다. 그러나 게임사들이 고객 대응에 최선을 다했느냐고 묻는다면 절로 물음표가 그려진다. 게임사들이 소비자를 대상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전형적인 'B2C'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는 그간 전례없던 '트럭 시위'가 '3N'의 본사 앞을 비롯해 곳곳에서 진행된 이유다. 게이머들이 트럭까지 동원한 후에야 게임사들은 보상안 및 향후 계획 등을 구체적으로 내놓기 시작했다. 실효성 논란이 일었던 확률형 아이템 확률 공개 자율규제도 더욱 촘촘하게 시행하기로 했다. 늦게라도 변화의 움직임을 보인 것은 다행이지만 그 시점이 너무 늦었다는 생각이 지워지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재차 강조하듯 게임사들이 연봉을 올린 이유는 좋은 인재를 최대한 많이 모으기 위함이다. 이는 더 좋은 게임을 만들고 게이머들에게 더욱 최선을 다하겠다는 목표와 직결될 테다. 게임사들이 메타버스, 콘솔, 크로스플랫폼 등을 내세우며 보다 다양한 게임을 제작하려는 이유는 결국 더 많은 이용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함이다. 이와 같은 혁신을 위한 나름의 몸부림은 결국 게이머들을 향한 구애의 몸짓이기도 하다.

좋은 게임을 만들기 위해 인재 투자가 필요하다는 사실에 공감한다. 이 같은 '인재 경영'이 빛을 발하려면 결국 게이머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게임이 나와야 하고, 더 이상 게이머들을 기만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잘 만든 게임은 게이머들을 저절로 끌어들인다. 제대로 된 운영을 하는 게임 역시 게이머들에 의해 소문이 나게 마련이다. 그리고 이는 자연스럽게 게임사들의 추가적인 수익으로 이어진다. 게임사들은 자신들이 연봉을 대대적으로 올린 본질적인 이유에 대해 잊지 않았으면 한다.

/윤선훈 기자(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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