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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증권, 옵티머스 원금 전액 반환…구상권 청구 방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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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조위 '계약 취소' 권고안은 불수용

[아이뉴스24 오경선 기자] NH투자증권이 25일 오전 임시이사회를 개최하고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일반 투자자들에게 투자원금 2천780억원 전액을 반환하기로 결정했다.

고객보호를 목적으로 투자원금을 선지급하되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의 ‘계약 취소’ 권고안은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이번 펀드 판매의 책임이 수탁은행인 하나은행과 사무관리회사인 예탁결제원에게도 있다고 보고 일반 투자자들에게 지급하기로 한 투자원금 전액 이상의 규모를 손해배상과 구상권 청구 소송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NH투자증권은 25일 서울 여의도 파크원 NH금융타워 본사에서 옵티머스펀드 관련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NH투자증권 정영채 대표이사 사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답변하고 있다. [NH투자증권]
NH투자증권은 25일 서울 여의도 파크원 NH금융타워 본사에서 옵티머스펀드 관련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NH투자증권 정영채 대표이사 사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답변하고 있다. [NH투자증권]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파크원 NH금융타워 본사에서 열린 ‘옵티머스 펀드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결정 내용과 함께 하나은행과 예탁원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하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정 사장은 “금융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신용을 바탕으로 신뢰가 쌓여야 한다. (옵티머스 사태로) 그 구조가 무너지는 게 아쉽다”며 “위험이 (판매사에게만) 편중된다면 펀드 산업이 발전할 수 없다. 그런 측면에서 책임소재를 명백히 밝히는 것이 자본시장 발전에 도움될 것이라 생각해 이런 조치(수탁은행과 사무관리회사를 상대로 소송 제기)를 취했다고 알아 달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실질적으로 펀드 운용에 대한 감시의 책임이 있는 수탁은행이지만, 부실한 운용감시로 공공매출채권에 투자하는 제안서와 달리 펀드 자금이 사채에 운용되는 것에 대해 묵인 내지 방조했다는 게 NH투자증권 측 주장이다.

NH투자증권 박상호 준법감시본부장은 “하나은행은 펀드에 공공기관 매출채권을 95% 이상 담는다는 투자제안서에도 불구하고 펀드가 출시된 시점부터 사모사채만으로 운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던 유일한 회사였다”며 “옵티머스 펀드는 누적 판매금액 1조6천억원의 80%에 해당하는 1조3천억원을 아트리파라다이스 등 6개 회사의 사모사채 투자에 집중하는 기형적 운용을 보였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하나은행이 자금세탁방지 의무도 위반했다고 봤다. 사모사채 결제 과정에서 사채발행회사가 아닌 제3자(트러스트올)가 거액의 상환금을 대신 입금(대위변제)했음에도 문제 삼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한 펀드 환매 불능사태에서 고유자금으로 상환 불능상태를 막은 정황도 있다고 주장했다.

박 본부장은 “하나은행은 2018년 3차례에 걸쳐 펀드의 환매자금 부족분을 고유자금인 지급준비금으로 무상 대여해 펀드의 환매중단을 막는 불법적 개입을 했다”며 “이에 금감원이 사기방조 혐의로 하나은행을 검찰에 통보했다”고 말했다.

예탁원에 대해서는 운용사 요청에 따라 자산명세서 상 사모사채를 공공기관 매출채권으로 변경해 판매사와 투자자들이 정상적인 펀드운용이 이뤄지고 있다고 오인토록 만든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판매사가 안정적인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정상적으로 투자되고 있다고 믿고 사기범행을 당하도록 한 결정적인 요인이 됐다는 게 NH투자증권 측 입장이다.

하나은행과 예탁원을 상대로 한 민사 소송 규모는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지만 최소 일반 투자자에게 반환하기로 한 투자원금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전문투자자의 펀드 판매분의 경우 다툼의 여지가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소송규모가 펀드 전체 판매 금액이 될 지, 손실분에 대해 이뤄질지는 확실히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이 판매한 옵티머스 펀드 규모는 총 4천327억원이다. 그 중 전문투자자 판매액은 1천249억원가량이다.

NH투자증권 정영채 사장이 2019년 4월 상품기획부장에게 보낸 문자 메세지 내용. [NH투자증권]
NH투자증권 정영채 사장이 2019년 4월 상품기획부장에게 보낸 문자 메세지 내용. [NH투자증권]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 펀드를 정영채 사장이 소개했고, 판매 압박이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NH투자증권 측은 2019년 4월 정 사장이 상품기획부장에게 보낸 문자 메세지를 제시하며 “정 사장은 수익에 눈이 어두워 불확실성이 높은 상품을 판매하는 것은 자제해달라고 당부하는 내용을 보냈다. 이것이 우리회사가 상품에 가진 기본적인 철학”이라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은 고객과의 개별 합의서가 체결되는 대로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투자원금을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NH투자증권이 이번 결정으로 지급해야 할 투자 원금 총액은 2천780억원이다. 전체 고객의 96%인 831명의 일반 투자자가 원금을 반환받게 된다.

회사는 작년 연말에 설정한 충당금(2천164억원)과 지난 1분기 추가로 설정한 충당금(403억원), 옵티머스자산운용을 상대로 회수 중인 판매자금 등을 지급 재원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자산운용에 대한 자산 가압류 등을 통해 약 1천200억원가량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 사장은 “당사는 분조위 조정결정의 기본 취지를 존중하고 고객 보호를 충실히 이행하기 위해 일반투자자 고객에 대해 100% 원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며 “이사회 결정을 계기로 회사가 고객 중심의 경영철학을 지키고 고객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달 5일 분조위를 열어 NH투자증권이 판매한 옵티머스 펀드 관련 분쟁조정 신청 건에 대해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를 결정하고 NH투자증권에게 펀드 투자자의 원금 전액을 반환하라고 권고했다.

분조위는 존재하지 않은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를 판매한 NH투자증권이 투자자의 착오를 유발했다고 봤다.

계약체결 시점에 옵티머스 펀드가 공공기관 발주 공사 관련 확정매출채권을 펀드자산으로 투자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었는데 NH투자증권이 자산운용사의 설명에만 의존해 투자자에게 상품을 설명한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오경선 기자(seon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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