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삼성전자 내 최대 규모 노조인 한국노총 소속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회사 측에 코로나19 백신 휴가 도입을 요구하고 나섰다. 정부가 코로나19 예방접종에 따른 부작용을 고려해 유급휴가를 부여하도록 기업에 권고한 가운데 이미 네이버, NHN 등 일부 기업에서 도입한 만큼 국내 기업 전반으로 '백신 휴가'가 확대될 지 주목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삼성전자노조는 지난 11일 회사 측에 백신접종에 대한 휴가 기준을 수립해줄 것을 공문을 통해 요구했다.
노조는 "정부는 코로나19 예방접종에 따른 부작용을 고려해 유급휴가를 부여하도록 기업에 권고했다"며 "우리 회사 직원들의 접종도 조만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백신 휴가 기준을 수립해달라"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지난 4월 1일부터 백신휴가를 도입했다. 접종자는 백신 접종 후 10~12시간 이내 이상 반응이 시작되는 점을 고려해 백신 접종 다음 날 휴가 1일을 부여받고, 이상 반응이 있는 경우에는 추가로 1일 더 휴가를 낼 수 있다.
정부는 기업 등 민간 부문 백신 휴가는 임금 손실이 없도록 별도의 유급휴가를 부여하거나, 병가 제도가 있는 경우에는 병가를 활용하도록 권고·지도하고 있다.
이에 노조는 백신을 접종받은 삼성전자 직원 모두에 접종 당일과 이후 이틀까지 총 3일의 유급휴가를 부여해달라고 요구했다. 또 접종 이후 이상 반응에 대한 의료진 소견서 등 증빙서류를 제출하지 않아도 백신 휴가를 부여해달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노조 관계자는 "내부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회복 기간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있었다"며 "정부 권고 내용을 토대로 휴가 기준을 수립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노조의 요구에 대해)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재계에선 삼성전자가 백신 휴가를 도입하면 국내 기업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네이버 등 일부 기업은 이미 전 직원을 대상으로 접종 다음날 하루 유급휴가를 주는 백신휴가를 도입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또 LG전자, LG화학 등 LG그룹 주요 계열사와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등 SK그룹 계열사, 현대자동차 등도 정부 권고에 따라 현재 백신 휴가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는 최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백신 휴가를 의무화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경찰이나 군인 등 백신 접종 우선 대상이 되는 특정 직군이 아닌 일반 회사원들은 올해 하반기부터 백신접종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가 백신 휴가를 도입하면 다른 기업들도 곧바로 따라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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