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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 올린 LX] ㊦ '사명 논란' 부담 던 구본준號…향후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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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정보공사와 막판 극적 합의…신사업 발굴·임직원 달래기·승계 작업 숙제 多

구본준 LX홀딩스 회장 [사진=LG그룹]
구본준 LX홀딩스 회장 [사진=LG그룹]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LG그룹에 입사한 지 36년 만에 총수 자리에 오른 구본준 LX홀딩스 신임 회장이 그룹 출범을 앞두고 막판에 한국국토정보공사와의 사명 논란을 해소하며 무거운 짐을 덜었다. 사명 논란에서 벗어난 구 회장은 앞으로 LX홀딩스에 편입된 5개사의 임직원들을 달래는 한편, 미래 먹거리 발굴에 적극 나서야 하는 또 다른 과제를 떠 안았다.

2일 재계에 따르면 구 회장은 그룹 체질 개선과 함께 친환경과 온라인 쇼핑·의료·관광 등 신사업에 적극 진출해 LX홀딩스의 성장 동력을 마련할 예정이다. LX홀딩스의 계열 분리는 경영권 분쟁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LG그룹에서 지켜온 '장자 승계 및 형제 분리경영' 전통에 따른 것으로, 구광모 LG그룹 회장 부친 고(故) 구본무 전 회장 형제들의 3세대 계열 분리도 이번 일로 모두 마무리됐다.

지난 1일 출범한 LX홀딩스는 LG상사, LG하우시스, 실리콘웍스, LG MMA, 판토스 등 5개 자회사로 구성됐으며, 자산규모는 7조6천826억원이다. 자산 규모가 5조원이 넘어 대기업으로 분류되며 재계 순위는 50위권 중반인 것으로 평가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달 말 발표한 2021년 대기업집단 지정 결과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이 자산 8조90억원으로 52위에 올랐다.

이번 일로 LX에 편입된 각 기업들의 사명도 바뀐다. ▲LG상사는 LX글로벌 ▲판토스는 LX판토스 ▲LG하우시스는 LX하우시스 ▲실리콘웍스는 LX세미콘 ▲LG MMA는 LX MMA로 변경된다. CI 이미지는 옛 '럭키' 로고를 연상시킨다.

재계 관계자는 "LX의 분할은 LG그룹과 LX그룹 모두에게 윈윈이 될 것"이라며 "LG그룹은 전자와 화학·통신 서비스에 역량과 자원을 집중하고, LX는 성장 잠재력을 갖춘 사업회사들을 육성하는 방향으로 각각 사업 포트폴리오를 전문화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구 회장은 일단 LX의 사명을 두고 갈등을 빚던 한국국토정보공사와 출범 직전 극적으로 합의해 한 시름 덜게 됐다. 앞서 한국국토정보공사는 LX홀딩스의 상표 사용을 놓고 지난 3월 내용증명서를 발송하며 특허청에도 이의를 제기한 바 있다. 또 지난달에는 CEO-특허청장 간 면담을 진행하고, 공정거래위원회에 불공정거래행위로 신고까지 하며 강경한 태도로 일관해 왔다. 여기에 LX가 이달에 출범하면 곧바로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에도 나설 것이라고 예고하며 긴장감을 높였다.

하지만 양측은 LX 출범을 하루 앞두고 지난달 30일 'LX' 사명을 함께 사용하기로 합의했다. LX가 사명을 함께 사용하는 대신 앞으로 한국국토정보공사와의 협력 사업 발굴·추진, 공간정보산업 발전을 위한 상호 협력 등에 적극 나선다는 조건이다. 또 양사의 사업 혼동을 방지하는 상표 사용 구분, 유사 사업 분야에 대한 상표 사용 금지에 대해서도 합의했다.

LG 관계자는 "대화와 협의를 통해 상호간 이해의 폭을 넓히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사명 논쟁을 일단락하고, 민관 협력의 좋은 결과로 마무리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사명 논란에서 벗어난 구 회장은 앞으로 LG상사, 실리콘웍스 등 핵심 계열사들의 사업 확대를 통해 기업가치 제고에 주력할 방침이다. 특히 LX홀딩스의 중추적 역할을 할 LG상사를 중심으로 신사업 강화에 주력할 예정이다. LG상사의 지난해 말 기준 자산은 총 5조6천600억원으로 LX그룹 자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앞서 LG상사는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친환경과 관련된 폐기물 수집·운송업과 폐기물 처리시설 설치·운영업 ▲관광·숙박업 ▲통신판매업·전자상거래 ▲디지털 콘텐츠 제작·유통·중개업 ▲소프트웨어·플랫폼·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의 개발·운영·판매업 ▲데이터베이스·온라인정보제공업 ▲의료 검사·분석·진단서비스업 등 7개 신사업을 사업목적에 새롭게 추가했다.

LG상사 관계자는 "경쟁적 지위를 확보한 기존 자산의 가치와 수익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이차전지 원료인 니켈 등 미래 광물 분야와 신재생, 자원순환 등 친환경 산업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혁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신규 진입한 헬스케어 사업 영역을 꾸준히 확대하고 4차산업 성장에 따른 수혜 분야 등 미래 고성장 영역의 신사업 진출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설계(팹리스)회사 실리콘웍스와 화학소재를 주력으로 하는 비상장회사 MMA에 거는 구 회장의 기대도 크다.

실리콘웍스는 지난해 처음으로 연 매출 1조원을 돌파한 곳으로, 국내 반도체 설계업체 1위로 유명하다. 이곳에선 기존 TV와 모바일 사업에서 벗어나 최근 차량용 반도체 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MMA는 화학소재를 주력으로 하는 곳으로, 도료나 투명플라스틱 등 산업용 소재에 쓰이는 메틸메타크릴레이트(MMA)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어 알짜 회사로 꼽힌다.

재계 관계자는 "구 회장이 LG상사의 물류 자회사인 판토스를 상장 시켜 LX의 성장 축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께 상장 절차를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어 "구 회장이 LG상사를 LX그룹의 주축으로 삼은 것도 판토스 상장을 염두했기 때문"이라며 "판토스 상장으로 실탄을 채워 다른 신사업 투자에 본격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LX홀딩스 사옥 전경 [사진=LG상사]
LX홀딩스 사옥 전경 [사진=LG상사]

다만 LX홀딩스로 편입된 회사들의 소속 임직원들에 대한 동요는 구 회장이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로 꼽힌다. 임직원들은 아직까지 LG 소속으로, 향후 LX홀딩스로 편입된 회사들의 사명 변경 작업이 완료되면 LX로 소속이 변경될 예정이다.

일각에선 구 회장이 임직원의 복리후생에 각별히 신경 쓰는 스타일인 만큼 위로금 지급이나 임금 인상을 통해 임직원들을 달랠 것이란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으나, 재계에선 LX 계열 분리를 앞두고 이직한 각 사별 임직원들이 이미 상당한 것으로 파악했다.

재계 관계자는 "LX홀딩스에 편입되는 회사들의 실적과 전망이 나쁘진 않지만 재계 4위인 LG그룹에 있었을 때와 비교하면 임직원들이 체감하는 분위기는 상당히 클 것"이라며 "이 때문에 LX홀딩스로 편입되는 회사들의 임직원들이 LG그룹에 분리되기 직전에 많이 그만뒀다는 얘기도 들리는 만큼 구 회장이 혼란을 겪고 있는 임직원들을 달래기 위한 당근책을 하루 빨리 제시해야 할 듯 하다"고 밝혔다.

LG 관계자는 "LX홀딩스가 출범한 것일 뿐 아직까지 계열분리가 된 것은 아니어서 해당 회사들의 모든 임직원들은 아직까지 LG 소속인 상태"라며 "임직원들의 소속 변경도 각 사 마다 상황에 맞춰 이사회, 주총 등을 거쳐 결정될 사안으로, 이에 따른 위로금이나 임금 인상에 대한 계획도 현재로선 정해진 것이 없어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승계 작업 역시 구 회장이 풀어야 할 과제다. 구 회장은 슬하에 1987년생 아들 구형모 씨와 1990년생 딸 구연제 씨를 두고 있다. LG의 가풍에 따르면 후계자는 구형모 씨가 될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구형모 씨는 현재 LG전자에서 근무 중으로, 미국 코넬대 경제학과를 나와 지난 2014년 LG전자 대리로 입사했다. 현재는 일본 법인에서 신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2008년 4월에는 디스플레이용 광학필름 업체인 지흥을 설립해 눈길을 끌었다. 구 씨가 지분 100%를 소유했던 지흥은 한 때 주요 거래처로 LG화학, LG전자 등을 두면서 수십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그러나 공정거래위원회의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 강화 등을 감안해 지난 2018년 IBK투자증권 등이 운용하는 사모펀드 '아이비케이에스세미콘기업재무안정사모투자합자회사'에 153원을 받고 지흥 지분 100%를 넘겼다.

재계 관계자는 "조만간 구 씨가 LG전자를 퇴사하고 LX로 이동해 본격적으로 경영 수업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LG상사나 LX홀딩스 지주사에서 구 씨가 근무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이어 "구 회장의 딸인 구연제 씨 역시 현재 마젤란기술투자 팀장으로 근무하며 인수합병(M&A) 시장에서 활약하고 있다"며 "LG그룹 가풍을 감안하면 그룹 경영에 직접 찹여할 가능성이 크진 않지만, 후계 구도에서 완전히 배제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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