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승권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매출 대비 연구 비용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매출 대비 비중으로는 한미약품이 가장 높았고, 전체 연구개발 비용으로는 셀트리온이 가장 많은 금액을 지출하고 있었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서 '1조 매출' 제약·바이오 기업을 중심으로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한미약품, 셀트리온, 유한양행, 대웅제약 등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R&D) 비용 비율이 지속 증가하는 추세다.
한미약품은 1조클럽 입성 제약·바이오기업 중 가장 높은 매출 대비 R&D 투자비율을 기록했다.
한미약품은 기존의 제네릭·개량신약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연구개발 중심 제약회사로서 글로벌 신약 연구로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일환으로 지난해 한미약품은 연구개발비로 매출액 대비 21%인 2천261억원의 비용을 투자했다. 이는 전년 약 19% 보다 늘어난 비율이다. R&D 인력은 538명에 달하며, 이중 박사급은 64명, 석사급은 285명으로 석박사가 절반 이상이었다.
현재 한미약품은 롤론티스(Rolontis), 에페글레나타이드, HM15211(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치료제), HM15912(단장증후군 치료제), HM14320(비만, 당뇨,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치료제) 등 바이오신약은 물론, 항암신약과 개량신약, 복합신약 등의 연구개발을 추진 중에 있다.
지난해 최대 매출을 올린 셀트리온은 항체의약품 시장에서 선도적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가장 높은 수준의 바이오신약 R&D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R&D 투자 금액은 3천892억원으로 한미약품보다 금액적으로는 높은 수준이다. 매출 대비 비율은 20%에 달한다.
유한양행도 점차 R&D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연구개발비는 지난해 510억원으로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용은 지난해 13.7%로 나타났다. 2018년 7.4%, 2019년 9.3% 등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유한양행은 제약계 최상위급 규모의 연구시설인 경기도 용인의 중앙연구소를 중심으로 혁신신약과 개량신약, 원료의약품연구 등을 진행하고 있다. 자체 연구역량 강화와 함께 활발한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R&D 협력을 확대하고, 해외거래선과의 파트너십을 제고해 글로벌 혁신신약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
대웅제약도 점차 매출 대비 연구개발 비용이 증가하는 추세다. 2020년 연구개발비는 1천434억원으로 매출 대비 15.30%를 기록했다. 지난 2019년 연구개발비인 1천374억원(매출 대비 13.96%)보다 비중으로는 약 2% 가량 늘어났다.
대웅제약의 연구인력은 박사급 35명, 석사급 137명 등 총 231명이며, 연구조직은 케미컬 기반 신약센터, 제제연구의 신제품센터, C&D센터로 구성돼 있다.
제약·바이오 '1조클럽' 대부분이 약 10% 이상 R&D 지출을 하고 있는 것에 반해 광동제약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매출 대비 가장 적은 비중을 R&D에 투자했다. 특히 광동제약은 1조클럽 중 연구비 투자 비중이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광동제약의 지난해 연구개발비는 99억원으로 매출 대비 1.3%에 그쳤다.
또한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도 여타 바이오기업에 비해 연구개발비용이 매우 적은 편이다. 지난해 삼바의 연구개발비용은 785억원으로 매출액 대비 6.7%였다. 삼바는 의약품 위탁생산서비스(CMO)·위탁개발서비스(CDO)를 제공하는 회사로, 자체적으로 연구개발 진행 중인 파이프라인은 없다.
코로나19라는 악재속에서도 상장제약사들이 R&D 투자금을 늘리는 건, 장기적으로 제약 사업의 특성상 적당한 제품으로는 매출 확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제약사업의 경우 시장을 압도할만한 '블록버스터' 제품이 나오면 회사 몇년 먹거리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구조다. 이 때문에 최근 바이오 벤처 설립 열풍과 신약 개발에 대한 투자가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상장제약사들이 코로나19라는 악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해 연구개발 투자는 늘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아직 국내에서 '블록버스터 급' 신약은 나오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제약사들의 신약 개발 투자 비용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승권 기자(peac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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