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가 세간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다. 다름 아닌 '역사 왜곡' 문제 때문이다. '판타지 사극'을 표방했다고 하지만, 실존 인물과 역사를 바탕으로 제작했음에도 왜곡된 문화를 전달해서다.
그 중심에는 '동북공정' 이슈가 있다. 충녕대군이 기생집에서 외국인 사제들에게 월병과 중국식 만두, 피단(삭힌 오리알) 등 중국 음식을 대접하는 장면이 나와 논란이 됐다. 기생집이 중국식으로 인테리어 됐고, 조선 시대 배경임에도 갓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 등도 지적되고 있다.
샤오미 역시 지난달 '동북공정'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샤오미의 배경화면 스토어에 한복 이미지가 '중국 문화(China Culture)'라는 제목으로 업로드됐기 때문이다. 배경화면 스토어는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배경화면 이미지를 제작해 업로드하고, 유료나 무료로 다운받아 사용할 수 있도록 한 플랫폼이다. 스토어에 콘텐츠가 업로드되기 위해서는 샤오미의 승인을 거쳐야 한다.
이로 인해 국내에선 샤오미에 대한 비판 여론과 나아가 '불매 운동' 조짐이 일었다. 그러자 샤오미는 즉각 입장문을 내고 "테마 스토어에 잘못 라벨링된 설명이 수정됐다. 혼란을 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문제는 실질적인 대처에 있었다. 샤오미는 잘못된 내용을 곧바로 수정했지만, '한국 문화(Korea Culture)'가 아닌 '문화(Culture)'로만 바꿨다. '중국'을 제외하긴 했지만, '한국'을 추가하지 않음으로써 한국 문화임을 인정하지 않은 셈이다.
샤오미가 최근 온라인으로 진행한 레드미노트10 시리즈 출시 기자간담회에서도 해당 논란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한국 시장의 중요성, 한국 시장 확대를 위한 전략 등을 공유하며 시장 확대에 대한 의지를 밝히면서도 정작 판매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슈는 회피한 것이다.
샤오미는 한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외산폰의 무덤'이라 불리는 한국에서 애플 외에 다른 제조사들이 소극적인 모습을 보일 때 샤오미는 줄곧 스마트폰을 출시하며 꾸준히 한국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일련의 상황을 보면 한국 소비자에 대한 '진정성'을 찾기는 힘들어 보인다.
'조선구마사'에 앞서 '철인왕후' 등도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였지만, 최근 몇 개월 사이 분위기가 크게 바뀐 모습이다. '철인왕후'는 논란 속에도 '불매' 움직임이 거세지 않아 흥행에 성공했지만, '조선구마사'는 첫 회부터 갖은 비판과 질타를 받았고, 방영 중단 청원까지 올라왔다.
이 때문에 2회 만에 대부분 기업들이 제작 지원과 광고를 잇따라 철회하는 등 '손절'에 나선 상황이다.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소비자들이 들고일어난 덕분에 역사 왜곡 드라마가 폐기 직전까지 몰리게 된 것이다. 실제 '철인왕후' 출연 배우에 대한 '불매' 움직임도 뒤늦게 시작되는 분위기다.
'조선구마사' 측은 두 차례 사과를 통해 "설정일 뿐 특별한 의도가 전혀 없었다",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제작진의 명백한 실수이며, 문제 되는 장면은 모두 삭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복 이미지에 대해 "잘못 라벨링이 된 설명이 수정됐다"면서도 '한국'은 추가하지 않은 샤오미와 어쩐지 많이 닮아 보인다.
제대로 된 정정 없이 '유야무야' 식으로 넘어갈 경우 도리어 더 큰 후폭풍을 맞이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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